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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모바일게임 시장, 지난 10년간의 발자취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모바일게임이 생활에 들어온 지도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2010년 전후, 누구나 즐기는 게임을 목표로 캐주얼 게임이 쏟아졌다. 이후 메신저 서비스와 결합한 사회성(소셜) 기능이 강화되면서 대중성을 확보했다. 지금은 하드코어 장르인 MMORPG가 시장을 장악했다.

간편한 게임성과 접근성을 무기로 성장한 모바일게임은 이제 PC의 영역을 대체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은 이런 추세에 발맞춰 모바일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도록 전용 프로그램을 내놨다. 특히 꽉 막혔던 모바일과 PC의 멀티(크로스) 플랫폼 기능 구현이 가능해져 이런 흐름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 모바일게임 시장. 한국 모바일게임사(史) 에 큰 발자국을 남긴 사건과 게임 등을 정리해봤다.

 

■ 모바일게임, 스마트폰을 만나다

모바일게임은 핸드폰(휴대용 통신 단말기)으로 즐기는 게임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2G 기반 핸드폰이 보급되던 1990년대에는 캐주얼 게임 형태의 게임이 보급됐다. 게임에 익숙한 1020세대가 주요 소비층이었고, 구매력이 높은 3040세대 일부가 고포류(고스톱-포커류) 게임을 즐기는데 그쳤다.

이런 분위기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간편한 게임성, 게임인구의 증가 등 여러 이유로 생활 속에 파고들었다. 현재 모바일게임이 스마트폰에서 동작하는 게임을 지칭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지 모른다.

피쳐폰을 거쳐 스마트폰으로도 발매된 컴투스 홈런배틀 3D. 사진은 홈런배틀3D 2(출처=구글플레이)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한국은 스마트폰을 빠르게 받아들인 나라에 속한다. 초기 보급에는 진통이 있었다. 국내 통신규격이 맞지 않아 스마트폰 도입이 늦어진 것. 또, 오픈 마켓(앱스토어, 구글플레이 등)이 국내에서 자리 잡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얽힌 실타래가 풀린 뒤 2011년 폭발적인 속도로 스마트폰이 보급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국민 95%(2019년 상반기 기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나라다. 이는 조사대상인 27개국 중 가장 높은 보급률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터전으로 삼은 모바일게임의 급성장은 필연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 카카오게임, 모바일게임의 가능성을 늘리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이한 앵그리버드(출처=앵그리버드닷컴 캡쳐)

모바일게임의 가능성은 해외에서 먼저 떠올랐다. 시대의 아이콘이된 앵그리버드, 스마트폰에 고품질 3D 캐릭터를 도입한 인피니티 블레이드(언리얼엔진3) 등이 출시됐다. 2G 핸드폰 시절부터 모바일게임 개발에 주력해온 컴투스는 홈런배틀 3D, 미니게임천국5 등을 내놓으며 글로벌 게임업체로서의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한국 모바일게임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2012년 7월 론칭한 카카오게임을 빼놓을 수 없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을 게임에 접목할 수 있었고, 덕분에 많은 사람이 게임을 여가활동으로 즐기는데 기여했다.

카카오게임은 유저와 게임을 연결하는 소통창구로 초기 모바일게임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출처=카카오게임 홈페이지)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강점은 사회성이다. 메신저에 등록된 사람을 게임에 초대해 함께 즐기고, 점수를 경쟁하며, 필요한 재화를 요청할 수 있었다.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신작을 접할 창구 구실을 한 것. 덕분에 게임에 대한 인식개선과 여가활동으로서의 가치를 조명받게 됐다.

이런 강력한 사회성과 연결성은 캐주얼 게임을 바탕으로 진가가 드러났다. 카카오게임(for KAKAO)를 적용한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넥스트플로어의 드래곤플라이트 등 여러 캐주얼게임이 국민게임이란 명성을 얻었다. 실제로 애니팡은 3매칭 퍼즐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UI)와 규칙(룰)로 출시 40일 만에 다운로드 1200만건, 동시접속자 수 200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 넷마블, 체질전환으로 날아오르다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시대에 빠르게 대응해 성장한 회사로 꼽힌다. 사진은 4회 NTP에서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설명하는 모습

시장이 모바일게임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할 무렵, 중견회사 넷마블의 반전이 시작됐다. 일찌감치 모바일로 체질전환을 선언하고 준비한 덕에 굵직한 히트작을 연달아 쏟아냈다. 2013년 5월 모두의 마블의 기록적인 흥행이 시작이었다.

모두의 마블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게임이다. 2012년 출시된 PC 온라인 버전은 빛을 보지 못했다. 장수 보드게임의 규칙에 컬러 독점과 랜드마크 건설이라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남겼을 뿐이다.

넷마블의 성장을 이끈 세븐나이츠. 사진은 신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하지만 접근성이 뛰어난 스마트폰과 결합하자 잠재력이 폭발했다. 2013년 중반 카카오게임 버전으로 출시된 모두의 마블은 단숨에 국민게임의 타이틀을 얻었다. 이어 중화권-터키-태국-일본-인도네시아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넷마블은 흐름을 주도하는 선도적인 게임을 쏟아냈다. 모바일게임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수집형RPG를 유행 시킨 것. 2013년 8월 몬스터 길들이기를 선보여 붐을 일으켰다. 다음해에는 넷마블이 자랑하는 IP로 성장한 세븐나이츠를 선보였다.

이런 기록적인 흥행은 빅딜로 이어졌다. CJ E&M의 사업부문이었던 넷마블은 중국 텐센트로부터 5,3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중국 거대 자본의 한국 유입이 빨라지면서, IP 확보와 개발력 보강을 위한 투자로 이어졌다.

 

■ 미드코어부터 하드코어까지 장르 세대교체 가속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출처=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

2014년부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1년 모바일게임 매출액은 4236억원, 점유율 4.8%에 불과했다. 하지만 굵직한 게임이 연달아 흥행한 2014년에는 2조 9,136억원으로 매출액이 증가했고, 2018년 6조 6,558억원으로 파이가 커졌다. 시장 점유율은 PC 온라인을 앞질러 53.7%까지 늘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서머너즈 워 월드아레나 챔피언십 2019 현장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미드코어와 하드코어 장르가 있었다.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을 넘어, 액션과 스포츠, RPG 등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게임까지 시장과 흥행한 덕이다. 3D 엔진의 진화, 모바일 처리장치(AP) 속도 향상, 기술개발 노하우 축적 등이 상승효과(시너지)를 낸 것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2013년 중반, 수집형RPG 열풍이 분 시장에는 다양한 히트작이 쏟아졌다. 특히,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는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도 크게 흥행해 주목받았다. 이 게임은 지금도 큰 사랑을 얻고 있으며, 매년 세계 대회가 주최될 정도로 강력한 IP로 성장했다.

 

■ 미드-하드코어 게임과 플랫폼 경쟁

액션RPG는 모바일게임 성장을 견인했다. 사진은 4:33의 블레이드(출처=4:33 홈페이지 캡쳐)

카카오게임은 많은 유저를 모바일게임과 연결해 시장을 키우는 데 공헌했다. 기여도와는 별개로, 수수료 문제에서는 잡음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구글 마켓과 카카오게임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로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2015년 경 컴투스, 게임빌,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 등이 자체 플랫폼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플랫폼 경쟁과 별개로 장르적 세대교체도 주목할 부분이었다. 2014년 네시삼십삼분(4:33)이 액션PRG 블레이드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에서는 불가능해 보였던 빠른 액션이 2030 세대의 마음을 훔쳤다. 이후 시장에는 넷마블 레이븐, 넥슨 히트로 이어지는 액션RPG의 시대가 개막했다. 모바일게임이 PC 온라인과 콘솔의 전유물이었던 하드코어 장르까지 품게 된 것이다.

여기에 현재 시장을 장악한 MMORPG의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도 등장했다. 웹젠이 서비스 한 뮤 오리진이다. 뮤 오리진은 존(ZONE) 방식의 오픈필드를 성공적으로 구현해 하드코어 게이머의 지지를 얻었다. 또, 사업적으로는 한국 IP 제공, 중국 개발이라는 협업체계를 대중화시키기도 했다. 이를 기점으로 중국은 한국 게임의 주요 수출지에서 동반자로 떠올랐다.

 

■ IP 없으면 흥행도 없다?

2020년 1월 7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2 레볼루션, 검은사막 모바일, 에오스 레드 등 대부분이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2015년을 기점으로 국내 게임업계는 모바일 MMORPG에 몰두했다. 대부분의 게임사가 굵직한 MMORPG를 보유하고 있었고, 노하우도 충분했다. 따라서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2016년 말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와 손잡고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 IP를 확보했다. 이를 활용해 레볼루션 시리즈를 선보여 주류 장르를 MMORPG로 바꿔놨다. 이후 엔씨소프트가 핵심 IP를 투자한 리니지M(2017년 6월)와 리니지2M(2019년 11월)을 선보여 IP 파워를 과시했다. 검은사막의 글로벌 흥행으로 중견업체가 된 펄어비스는 2018년 2월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을 선보여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넥슨 V4는 자체 IP로 흥행한 사례다

주목할 점은 중소개발사의 활약이다. 플레이위드 로한M, 블루포션게임즈 에오스 레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바탕에는 IP의 힘이 있었다. 친숙한 이름, 게임을 바탕으로 접근성을 높이자 성과가 나왔다. 익숙한 이름을 통해 경쟁작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이 가능했다.

반대로 IP가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도 더욱 커졌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게임 대부분이 온라인과 소설 IP를 쓴 게임이다. 예외적으로 넥슨 V4가 흥행작 반열에 합류한 사례로 꼽힌다.

온라인게임에 버금가는 대작 중심의 라인업 비중도 늘었다. 모바일게임은 짧게 개발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에는 2~3년의 제작기간을 투자하는 작품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모바일게임에 요구되는 콘텐츠, 완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소개하는데 긴 시간을 투자했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왕좌를 차지하는 등의 성과를 누렸다.

한국 모바일게임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미드-하드코어 집중 현상이 날로 커지고 있고, IP에 대한 의존도는 매년 오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여전히 기회는 남아있다. 지난 10년간 빠르게 발전한 한국 모바일게임의 도전과 노하우로 새로운 시장을 여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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