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가 국내에 정식으로 도입될 경우 10년간 31조원이 넘는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며, 다양한 부정적 파급효가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에 반해 병원의 수입은 10년간 9조원 이상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한국정책학회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제출한 게임과몰입 국제 공동연구 결과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 내용 중 오는 2026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가 국내에 적용된다는 가정 하에 2019년부터 향후 10년간의 비용편익분석 결과가 기재됐다. 

이 연구에서는 영향 집단을 게임 이용자 및 보호자, 게임 사업자, 게임 관련 정부조직, 교육기관, 의료 관련 정부조직, 병원 및 의료단체 등으로 나누어 향후 10년간의 비용과 편익에 대해 분석했다.

먼저 게임 이용자의 경우 게임이용장애를 겪는 자 및 보호자의 본인부담 병원비는 약 4,500억원으로 예상됐으며, 그 외에 간병인 및 보호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 낙인 효과로 인한 활동 제한과 심리적 부담에 대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된다. 또한 청소년 게임 이용자의 사회적 비용이 최소 5,660억원, 최대 1조 1,960억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게임 사업자의 경우 게임 산업의 경제적 손실은 33조원 이상으로 예상됐고, 여기에 더해 질병 간주로 업계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또한 게임산업 종사자 수는 무려 28,789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게임 관련 정부조직에서는 게임업계 부양을 위한 지원비용 및 행정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체부는 이미 이 부분을 위해 3년간 8억5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한 만큼 수십억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현재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게임전문 교육기관은 게임산업 위축 및 종사자 증가분 감소로 학과의 인기와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의욕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건복지부나 보험심사평가원 등 의료 관련 정부조직에서는 10년간 의료보험 분담비가 8조 5,62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15세 이하 청소년의 요양 관련 의료보험 적용시 정부가 95%를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련 기관에서 질병심사 및 지원 여부와 금액 산정 등 행정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더해 기존의 중독 콘텐츠가 이미 관련 사업자들에게 연간 순매출액의 0.5% 이하 범위에서 부담금을 징수하고 있는 만큼, 질병코드가 적용되면 게임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만약 0.3% 규모로 책정된다면 10년간 약 4천억원이 세금으로 납부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게임세는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게임 사용료 증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됐다.

마지막으로 의료계에서는 병원 진료비 및 치료비를 통해 10년간 9조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됐다. 환자가 부담하는 병원비와 정부가 부담하는 건강보험료 등 모든 비용이 병원의 수익으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든 수치를 종합한 결과, 질병코드 도입 시 경제적 측면에서 10년간 31조 8,06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며, 동시에 다양한 부정적 파급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긍정적 측면으로는 10년간 게임중독자가 22,530명 감소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1조 1,960억 원 줄일 수 있다고 봤다. 편익보다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은 이해관계자들 간의 충돌이 뚜렷해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지만 과학적 근거도 미흡한 만큼 게임업계의 사회공헌, 선용을 위한 교육용 게임개발 등이 더욱 요구되며, 의료계의 과학적인 연구와 게임이용장애 대응방안 모색, 부모들의 교육과 관심 등 다양한 측면에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해외 타 국가들이 이에 대해 유보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이 더 많지만, 한국은 정부 내에서도 합의를 찾지 못하고 부처간 입장도 달라 과학적 근거를 논하는 데에서부터 논란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주도적으로 규제화시키고 개입을 하다보니 정부가 주도적으로 갈등을 야기시키는 주체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부분도 지적했다.

이처럼 다양한 부정적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성급하게 질병코드를 도입하기 보다는 개인적 측면, 사회적 측면, 산업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여 손실과 피해, 갈등을 최소화하고 산업위축 최소화, 개인 사생활보호, 실효성 있는 치료방안 및 사회적 지지의 제도적 확보 등을 고려하면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해 결론을 내리는 것이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이 연구 자료는 내렸다. 

한편, 이번 공동 연구는 한국정책학회의 주도로 성균관대 박형준 교수의 책임 하에 건국대 정의준 교수, 한국방송통신대 조경훈 교수, 경희대 박재홍 교수, 동양미래대 최성락 교수, 국민대 하현상 교수, 중앙대 한덕현 교수, 스텟슨대 크리스토퍼 퍼거슨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다수의 교수진이 참여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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