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 소비자, 즉 유저에게 게임의 이름은 강렬하게 기억돼야 한다. 보통은 게임에 어울리는 일반적인 명사를 쓰지만 단어 조합을 하거나 합성어를 쓰는 등 유저의 머리 속에 각인되기 위한 이름을 짓기 위해 게임사들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해 확정한다.

그래서 최근 모바일 게임계에서는 기존의 명사 뒤에 'M'을 붙여 모바일 게임임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사례가 늘었다. 특히 원작의 IP(지적재산권)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최근들어 읽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쉬우면서 유저의 뇌리에 남을 게임명을 정하는 사례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바로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출시됐고, 향후 출시를 앞둔 게임들이 있는데, 바로 'V4', 'A3', 'R5'다.

먼저 최근 출시되어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V4'가 있다.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MMMORPG 'V4'의 원래 프로젝트명은 '멀티히트'였다. '히트'와 '오버히트'에 이은 히트 시리즈로 인식됐지만 출시 1년을 앞두고 '프로젝트 V4'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당시 V4는 언리얼엔진 4로 개발 중으로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PC MMORPG 수준의 전투 및 오픈필드에 기반한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게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새로 바뀐 명칭에 대해 당시 넥슨 박재민 모바일사업본부장은 "그동안 보지 못했고 새로운 느낌을 주는 타이틀로 '프로젝트V4'를 정하게 됐다. 그 의미는 차차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넥슨 이정헌 대표는 "'히트'와는 상당부분 다른 노선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후 1년이 지난 작년 8월, 넷게임즈의 손면석 PD는 "V4는 빅토리 포(Victory for)라는 뜻이다. 유저가 바라는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MMORPG라는 의미도 담았다."며 게임명의 뜻을 공개했다.

V4는 고품질 그래픽과 스킬 이펙트, 각자 다른 스킬 시스템으로 개성을 살린 6개의 캐릭터 클래스, 다른 서버의 필드에서 사냥과 경쟁을 즐기는 인터서버 시스템 등을 앞세워 작년 11월 출시했고, 2개월이 지난 지금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자리잡아 넥슨의 흥행 모바일 게임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다음으로는 넷마블이 서비스할 예정인 모바일 MMORPG 'A3:스틸얼라이브'다. 이 게임은 2002년 출시됐던 PC 온라인 RPG 'A3'를 모바일 MMORPG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배틀로얄 콘텐츠와 모바일 MMORPG 장르를 접목한 융합장르 게임으로 첫 선을 보였었다.

A3의 명칭은 2000년 당시 원작을 개발한 애니파크(현 넷마블앤파크)가 지었는데, 지금까지의 게임 이름들에서 벗어나 조금은 독특하고 쉬운 이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게임의 초기 개발 콘셉트를 바탕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당시 게임의 콘셉트는 Art, Alive, Attract였다고 한다. 먼저 2D와 3D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 최적의 그래픽 효과와 영화적 연출 기법을 부여했기에 Art라는 표현을 썼다고. 

또 역동적이고 다양한 모션을 보여주도록 디자인된 것은 물론, 서울액션스쿨의 무술 유단자들이 모션캡쳐에 참여해 살아있는 액션을 보여주기에 Alive라는 표현을 썼고, 마지막으로 장대한 스토리와 가사가 있는 테마송 삽입, 역동적 카메라워크, 스토리를 위한 동영상 삽입 등 수준 높은 스토리 전달력을 보여주기에 Attact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  

이 3가지의 앞글자를 따서 A3라고 지은 것이라는게 당시 애니파크의 답변이었다. 하지만 유저들은 이 게임이 성인을 타겟으로 만든 게임인 만큼 그중 하나가 Adult가 아니냐는 재미섞인 의혹도 보낸 바 있다.

원작의 게임성을 이어받은 A3:스틸얼라이브는 모바일 MMORPG와 배틀로얄 콘텐츠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각각의 재미를 따로 또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오는 3월 출시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유주게임즈코리아가 국내에 선보일 모바일 MMORPG 'R5'가 있다. 이 게임은 100억원의 개발비와 3년 이상의 개발 기간이 투입된 게임으로  퍼펙트월드가 개발한 PC MMORPG '신마대륙'을 모바일 게임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신마대륙'은 지난 2011년 넥슨이 완미세계(현 퍼펙트월드)와 손잡고 국내 법인인 엔지엘을 설립해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게임이었는데, 결국 서비스는 이뤄지지 못했었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이제 신마대륙의 게임성을 담은 게임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R5는 'Raid 5'라는 뜻으로 5개의 레이드가 게임의 핵심 콘텐츠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단순히 보스를 대상으로 하는 레이드가 아닌 급습과 습격의 표현을 부여해 레이드라는 개념을 더 큰 범위로 확장시켜, 레이드급의 5개 콘텐츠를 즐긴다는 뜻으로 R5라는 이름을 정했다는 것.

R5에는 PvP로 즐기는 피플 레이드, PvE로 즐기는 보스 레이드, 길드끼리 레이드를 하는 길드 레이드, 진영끼리 RvR을 하는 진영 레이드, 서버끼리 전투를 벌이는 서버 레이드 등 5개의 콘텐츠를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네이밍에서 레이드를 강조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콘텐츠와 광활한 전쟁을 즐길 수 있다는 느낌을 강조하며 유저들에게 게임 이름을 쉽게 각인시키고 있다.

그 외에도 R5에는 뱀파이어, 거너, 위자드, 나이트, 로그, 미니스터 등 총 6개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2차 전직 후 총 12개의 클래스를 즐길 수 있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 전직시 고유의 직업 개념이 타파되어 있어서 거너가 소환사로, 힐러가 딜러로 전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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