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지난 15일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로써 중국에서 제조된 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 등의 콘솔 게임기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미국 정부의 안은 당분간 실현되지 않게 됐다. 차세대 콘솔 게임기 출시를 준비 중인 소니와 MS도 일단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국은 2019년 9월, 각종 중국산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었다. 다만, 콘솔 게임기, 노트북, 휴대전화(스마트폰 포함) 등 몇몇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2019년 12월 15일까지 유예됐다. 미국 정부의 초기 계획에는 콘솔 게임기, 노트북, 휴대전화도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상품 목록에 포함됐었지만, 막판에 목록에서 제외됐다. 당시에 콘솔 게임기를 제조하는 소니, MS, 닌텐도는 미국 정부의 안에 반대하는 공동서면을 미국 무역대표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리고 관세 부과 유예조치가 종료되기 직전인 2019년 12월 1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를 승인했다. 이어서 2020년 1월 15일에 양국의 무역협상 대표는 미국 백악관에서 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로 인해 미국이 일부 중국산 상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안은 자연스럽게 철회됐다. 미국의 게임 관련 매체들도 일제히 ‘중국산 콘솔 게임기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미국 정부의 계획이 더 이상 고려되지 않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콘솔 게임 산업을 운영하는 소니와 MS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만약 기존의 계획대로 중국에서 제조되어 미국으로 반입되는 콘솔 게임기에 추가 관세가 부과됐다면, 콘솔 게임기를 제조하는 소니, MS, 닌텐도와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미국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소니, MS, 닌텐도가 미국 무역대표부에 보낸 공동서면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미국으로 반입되는 약 96%의 콘솔 게임기가 중국에서 제조됐다고 한다.

또한, 콘솔 게임기에 대한 추가 관세는 앞으로 출시될 PS5 등 차세대 콘솔 게임기에 매우 큰 악재로 작용했을 것이다. 소니와 MS 입장에서는 신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미국에서의 추가 관세를 고려해서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되는 것. 그리고 콘솔 게임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서의 가격 인상은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가격에도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진 않았다.  

콘솔 게임 업계 입장에서는 ‘최악의 사태’를 면하긴 했지만, 현재 상태가 앞으로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과 중국의 이번 합의가 ‘종전’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수의 언론도 ‘이번 합의는 휴전이고 아직 종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양국의 무역전쟁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또 무슨 변수가 나타날지 예측하기 힘들다. 닌텐도의 경우에는 지난 2019년 7월 ‘닌텐도 스위치’의 제조공장 일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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