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저 2명이 축구 게임 FIFA 20을 소재로 EA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프랑스 스포츠 신문 ‘레퀴프’ (L'Équipe)가 보도했다. FIFA 20의 콘텐츠 중 하나인 ‘피파 얼티밋 팀’(FIFA Ultimate Team, FUT) 모드에 등장하는 확률형 아이템(선수팩)은 ‘도박’으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FIFA 20은 EA가 매년 PC와 콘솔로 출시하는 축구 게임 시리즈 FIFA의 최신작이다. 그리고 ‘피파 얼티밋 팀’ 모드는 FIFA 20의 다양한 콘텐츠 중 하나다. 유저가 선수팩을 구매해서 선수를 모으고 자신만의 팀을 만들어서 다른 유저들과 경기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반적으로 ‘피파온라인4’와 비슷하다.) 

‘피파 얼티밋 팀’ 모드에서 선수팩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가상화폐가 필요하며, 가상화폐는 유료 아이템이다. 그리고 선수팩에서는 무작위로 선수가 나온다. 흔히 말하는 '확률형 아이템'에 해당한다. 즉, 유저가 원하는 선수를 모두 갖추기 위해서는 사실상 과금이 필수다. 유저들 중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얻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금액을 소모하는 유저도 있다. 

소송을 제기한 2명의 프랑스 유저와 이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피파 얼티밋 팀’ 모드가 사실상 ‘도박’이라고 주장했다. 빅터 자구리 변호사는 “‘피파 얼티밋 팀’ 모드에서 모든 유저는 강력한 팀을 갖추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들여서 도박(선수팩 구매와 개봉)을 해야 한다. 내 의뢰인은 이 모드에 5달간 600유로(약 78만 원)를 소모했지만, 유명 선수를 단 한 명도 얻지 못했다”라며 “선수팩을 구매하는 행위는 도박과 다를 것이 없다. 비디오 게임을 통해 가정에서도 도박을 할 수 있게 됐고, 청소년들도 노출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두 변호사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사례도 언급했다. 지난 2018년 네덜란드 도박위원회는 몇몇 게임에 적용된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에 해당된다며 개발사에 시정을 요구했고, 벨기에 도박위원회는 모든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규정했다. 이런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 밸브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의 유명 게임 업체들은 벨기에에서 확률형 아이템 유료 판매를 중단했고, 스퀘어 에닉스와 닌텐도는 벨기에에서 자사의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소송을 제기한 프랑스 유저는 ‘레퀴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팩을 구매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선수팩을 계속 구매했다. 그렇게 계속 선수팩을 구매했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선수를 얻지 못하면 굉장히 실망하게 된다”라며 “내 지인 중에는 3천 유로(약 400만 원)를 소모한 사람도 있다. 이건 너무하다”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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