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 워존(이하 워존)’이 깜짝 출시됐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최신작 모던워페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배틀로얄 신작이다.

액티비전은 기존 게임에 배틀로얄 모드를 추가하는 대신, 별도 게임으로 떼어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유저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배틀넷을 통해 즐길 수 있으며, 클라이언트 설치 파일을 웹페이지에서 별도로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된다.

‘워존’은 모던워페어를 기반으로 하기에 그래픽과 조작법이 비슷하다. 시리즈 최신작인 만큼 그래픽 수준은 매우 뛰어나며, 화기와 풍경, 전장 디자인 등 디테일한 묘사도 뛰어나다. 시리즈의 강점인 현장감도 잘 만든 영화처럼 빼어나다.

학습 난이도는 같은 장르의 경쟁작에 비해 높은 편이다. 아이템 획득(파밍)과 보급, 3인 1조의 소대 플레이, 부활 등 여러 게임에 차용됐던 시스템들을 엮었기 때문이다. 튜토리얼로는 알수 없는 기능들이 많아, 게임을 직접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하나씩 배워가야 한다.

'워존'은 소대(스쿼드)의 팀플레이의 중요도가 높다. 아군을 치유하거나, 획득한 돈으로 전장에 복귀시키는 등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대 규모의 활동과 시스템 이해도, 의사소통의 난이도가 다른 배틀로얄 장르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라이트 유저, 혹은 1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밖에 병과 시스템과 보급 등 난이도를 높이는 장치가 꽤 많이 등장한다. 병과 시스템은 획득한 경험치를 바탕으로 책정되며, 폭격 요청과 지원사격 등으로 나뉜다. 이른바 필살기의 개념을 도입한 것. 이는 ‘배틀필드’, ‘워록’ 등 많은 FPS 게임에 채용된 시스템이기도 하다.

아이템 획득(파밍) 시스템도 차별화를 꾀했다. 기본적으로는 정장에 흩어진 무기를 얻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상점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고, 무장 투하 시스템을 활용해 커스텀 장비 풀세트를 장착하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기존 배틀로얄의 규칙을 활용한 FPS게임의 대규모 멀티플레이 전장에 가까운 느낌이다.

가장 차별화된 부분은 부활(리스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유저는 굴라그라고 불리는 수용소로 강제 이동된다. 여기서는 순번에 따라 1대1 전투가 진행되며, 승리한 유저에게 전장 복귀 기회가 제공된다. 기존 게임의 칼전, 권총전, 샷건전, 저격전 등 비정규 모드의 재미가 녹아있다. 또, 한번 실수하면 끝인 배틀로얄의 특징을 희석시키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호불호는 유저마다 갈릴 수 있다.

게임 한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끝난 뒤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반복되는 건 꽤 불편했다. 배틀로얄 모드를 기준으로 매칭대기, 투입대기, 부활대기, 굴라그 전투대기 등 한 번의 전투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 꽤 자주 발생한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배틀로얄 장르의 장점이 빠졌다. 반복되는 기다림 탓인지 경쟁작보다 피로도가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픽 옵션과 최적화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배틀로얄을 즐기는 유저는 고주사율(144Hz 이상) 세팅을 선호한다. 그런데 '워존'은 낮은 수준으로 옵션을 조정하면 움직이는 물체를 알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픽 수준을 낮추면, 화면이 뭉개지는 효과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고주사율과 그래픽 수준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두 조건 모두 패널티가 상당하다. 이를 위해 세세하게 나뉜 그래픽 옵션도 정리하고, 최적의 세팅을 제공하는 프리셋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줬으면 한다.

직접 체험해본 ‘워존’은 배틀로얄의 규칙을 적용한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에 가까웠다. 배틀로얄은 순간적인 판단과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장르다. 반면 ‘워존’은 소대의 의사소통과 전술 등 전략적인 전투의 중요성이 높았다. 소대의 의사소통이 강제되는 것도 1인 플레이를 즐기는 유저에게는 부담이다. 반면 한 게임을 깊이 파고들기를 즐기거나, 색다른 배틀로얄을 즐기고픈 유저라면 ‘워존’의 전장에서 충분한 매력을 느낄 것이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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