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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 권장한 WHO의 모순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트위터로 건강한 식생활과 절주, 금연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집에서 독서와 음악감상 게임을 플레이하길 권장했다(출처=트위터 캡처)

“우리 모두는 함께 집에 있으면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게임을 즐기자”

세계보건기구(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안으로 게임을 언급했다. 게임을 질병의 원인으로 치부하면서도, 급한 상황이 되자 “게임 하자”라고 권장하는 행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게임이용장애에 질병 코드를 부여하는 국제질병분류(ICD) 개정안을 강행통과 시킨 것과 모순되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발언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집에서 타인과 접촉하고 즐길 수 있는 독서와 음악감상과 게임을 하자는 뜻이다. 그런데 건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권유하며, 게임을 일반적으로 건전한 취미생활과 같은 선상에 뒀다. 뇌 구조를 바꾸는 질환을 야기하는 게임을 말이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발언은 외출 및 외부활동을 자제하라는 권고로 받아들일 수는 있다. 갑갑한 자택생활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악과 독서, 게임을 권장한 것도 일상적인 대화라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게임에 질병코드를 부여한 단체의 수장이 한 말이라 무게감이 다르다.

WHO는 게임이용장애가 뇌 구조도 바꿀 수 있는 질환이며,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개정안을 채택했다. 세계 게임단체와 의학 전문가들의 반대의견은 반영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크고, 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매년 나오는 데도 말이다.

이런 지적에도 강행돌파를 선택했던 WHO의 선택과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발언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과학적 근거하에 판단한 것이라면, 원인 물질을 권장하는 발언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실제로 같은 날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건강한 식생활과 절주, 금연으로 면역력을 높이자고 한 바 있다. 비슷한 중독 물질은 자제를 권했으면서, 유독 게임을 권장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이런 행보는 산업계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셧다운제를 포함한 각종 규제를 만들었지만, 게임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일부 의원들의 모습과 겹친다. 게임은 나쁜 것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단체 수장이 “게임하자”라고 언급한 건 무책임해 보이기까지 하다. 게임이 정말 뇌 구조까지 바꾸는 심각한 중독물질이라고 생각했다면, 독서와 음악감상, 게임을 하자라고 언급할 수 있을까? 

1% 강제징수와 각종 규제, 질병세와 누명에 시달리는 게임업계인으로서는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어렵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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