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면서 주요 국가들이 서로를 상대로 입국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73개 국가를 입국 거부 대상으로 지정했고, 중국과 대만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유럽의 상당수 국가들은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 국민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한국 게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지 살펴봤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과 물자가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상당히 힘들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181개국이 한국인 입국을 금지했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 한국은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진 않았지만, 입국한 외국인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조는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전 세계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사진=외교부)

이런 상황은 한국 게임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다행히 게임 산업은 사람이나 물자가 지속해서, 대량으로 오가야 하는 산업은 아니다. 인터넷만 원활하게 된다면, 이메일이나 화상회의로 충분히 업무를 볼 수 있다. 아주 중요한 회의를 하거나, 계약을 체결하고 서명을 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정도가 되어야 국경을 넘어간다. 외국에 지사나 사무소가 있는 업체라면 굳이 본사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아도 지사를 통해 일을 처리할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경우는, 자사 게임의 외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던 한국 업체다. 외국에 지사가 아예 없거나, 현지의 협력업체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면 당분간은 외국 출시를 준비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물론, 모바일 게임이라면 현지 협력업체 없이 한국 업체가 직접 외국에 출시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혹은 유럽에 신작을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던 경우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유럽은 당분간 한국인의 입국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모든 업무를 인터넷이나 화상회의로 처리해야 한다. 필리핀이나 태국 등에서 시범 출시나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 입장에서는 현지에서 일 처리가 다소 늦어지거나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에서 사전예약이 진행중이고 상반기에 중국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은 현재 외국인의 입국을 아예 막고 있다. 게임 개발은 한국에서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중국 출시 직전에는 네오플의 주요 관계자들이 중국에 직접 가서 일을 봐야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업무를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하기에 출시 일정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외국에 신작을 출시하는 것은 다소 불편해졌다. 반면, 이미 외국에서 인기 있는 게임을 확보한 게임 업체입장에서는 큰 악영향이 없다. 사회 분위기상 적극적인 마케팅을 못하는 정도다. 인기 게임은 오히려 지표가 상승하기도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몇몇 국가의 이동 금지 조치로 인해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 수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같은 전 세계적인 입국 제한 조치가 장기화되면 어떻게 될까? 일단 한국 업체가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 같은 외국 게임 박람회에 참가하는 것은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연말에 열리는 지스타도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지스타에는 매년 상당수의 외국업체들이 일반관(B2C)과 기업관(B2B)에 참가했었는데, 입국 제한 조치가 장기화되면 참가하는 외국 업체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이외에도 개발자 컨퍼런스 참여나 국제적으로 열리는 e스포츠 대회 같은 인적 교류가 상당 부분 줄어들게 될 것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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