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에 신규 레이드 시로코 레이드가 6일 퍼스트(테스트) 서버에서 테스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첫 발표에서 여름 시즌 출시를 예고했고, 예상보다 빠른 14일 본 서버 업데이트를 앞뒀다.

시로코는 ‘던전앤파이터’의 세계를 위협하는 사도다. 과거 비명굴 던전에 영향을 준 캐릭터이며, 4인의 웨펀마스터와 깊게 연관된 사도이기도 하다. 서비스 초기부터 꾸준히 존재감을 알려왔던 보스라 기대감도 대단히 높다. 실제로 퍼스트 서버에서 플레이해본 레이드는 기대감에 걸맞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네오플 강정호 디렉터는 개발자 노트를 통해 “레이드 컨텐츠가 가지는 던전 간의 유기적인 관계 및 기믹을 잘 활용하면 보다 수월하게 클리어가 가능하게 설계를 했으며, 설정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연출에 보다 많은 노력을 하였으니 관심있게 봐달라”라며 “레이드의 게임 내 위치는 최상위 컨텐츠가 맞다. 내부적으로 밸런스 테스트를 진행할 때는 기존 레이드보다 좀 더 많은 모험가분들께서 클리어에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밸런스를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먼저 시각적인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캐릭터 디자인이 대단히 아름답고, 배경음악도 훌륭하다. 필자는 ‘던전앤파이터’를 플레이할 때 소리를 줄이는 것을 선호하지만, 이 던전만큼은 당분간 제대로 몰입하며 플레이하고 싶을 정도다.

패턴과 대응은 대단히 유기적으로 디자인됐다. 16인의 공격대 구성인원이 4개의 파티로 공략을 진행하는 방식이며, 여러 명이 뭉쳐서 보스를 공략하는 레이드의 재미가 제대로 구현됐다. 예를 들어 던전을 클리어하는 순서가 던전 내에서 결정되며, 이를 다른 공대원과 공유하며 공략을 진행하는 식이다. 담당 구역을 클리어하고 대기하는 기존 레이드 진행과 느낌이 꽤 달랐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자의 첫 시로코 레이드는 실패했다. 추적(1페이즈)은 원활하게 진행됐지만, 토벌 마지막 단계에서 공략을 찾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불릿타임과 패턴의 상관관계, 던전 클리어 순서를 파악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쓴 영향이 컸다. 이는 난이도와는 별개의 문제로, 공략순서와 방식이 확실하게 밝혀진 이후에는 아이템 수준과 스펙이 졸업급의 캐릭터가 아니라도 클리어가 가능할 듯 보인다.

진행은 예상보다 순조로웠다. 장비 세트를 충분히 갖춘 파티로 공략한 덕이다. 딜찍누(딜로 찍어 누른다) 공략이 어느정도 가능하다. 단, 몬스터의 패턴이 다양하고, 일반적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즉사 수준의 공격도 강행해 대처가 필요하다.

피하지 못할 공격처럼 보인다면, 대부분 새로운 시스템인 불릿타임을 쓸 타이밍이다. 일시적으로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효과로, 적의 빠른 공격을 천천히 관찰하며 패턴을 우회하는데 쓰인다. 실제로 시로코 보스 전에서 광역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를 활용해야 코인을 아낄 수 있다.

파티 플레이 중 불릿타임 발동은 파티장의 권한이다. 따라서 파티장의 판단이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공대장 역시 마찬가지다. 유기적인 공략이 원활하게 맞물리도록 조율하는 역할이 강요된다. 공대장과 파티장을 위한 업적이 추가된 점도 파티장과 공대장의 역할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단서다. 물론, 캐릭터 스펙이 충분함 이상이 되는 하반기쯤에는 알아서 척척 던전을 공략하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떠오른다.

16인 레이드가 된 점은 다소 아쉽다. 4개의 파티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4명의 버퍼(크루세이더, 혹은 인챈트리스), 4~8인의 시너지 딜러가 필요한데, 현재는 순수 딜러의 비중이 대단히 높기 때문에 구인난이 예상된다. 실제로 퍼스트 서버에서는 버퍼는 충분하지만 시너지 딜러를 구하지 못해 출발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진각성 캐릭터 중 시너지 딜러 비중이 낮은 게 원인으로 보인다.

진각성 캐릭터와 일반 캐릭터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강수도 뒀다. 진각성이 적용되지 않은 캐릭터와 클래스는 15% 증가된 공격력이 적용된다. 던전 입장 전에 교단의 보물인 ‘빛의 거울’로 유저를 비추고, 잠재력(진각성 전)이 남아있다면 버프가 적용된다.

복잡해진 에픽 아이템과 세트 구성 체계도 발목을 잡는다. 공대를 신청한 캐릭터의 강함을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되기 때문이다. 아이템 수준과 비례해서 오르는 항마력은 입장 조건일 뿐, 절대적인 수치로 활용하기 어렵다. 결국 공대장의 경험이 클리어에 영향을 주며, 공대원 구인에도 시간을 빼앗기게 될 것이 분명하다. 모바일게임의 전투력과 같은 근삿값에 가까운 수치를 도입하는 방법도 고민해 줬으면 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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