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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Re)만들어(Make) 리부트(Reboot)하다!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

이번 리뷰는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게임 리뷰 코드를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아래 내용은 게임의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다.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이하 FF)' 시리즈 중 7편은 3D 게임이 태동하던 90년대 중반 JRPG의 기준을 세워버린 전설적인 작품이다. 그래픽, 시나리오, 레벨디자인, 사운드, 연출 등 모든 면에서 동시대 수 놓은 모든 JRPG를 비롯해 다른 장르의 게임 조차도 FF7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은 없다. 

그래서인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힘입어 한 시대를 수 놓았던 작품들이 하나하나 리메이크 되던 와중에도 FF7만은 루머 이상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최후의 보루는 건들지 마라~

실제로 2012년 스퀘어에닉스 주주총회에서는 FF7을 뛰어넘는 시리즈가 나오지 않는 한 리메이크를 하지 않겠다고 언급됐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대는 리메이크를 원한 모양이다. 

PS3 이후 출시된 후속 작품들은 FF7을 뛰어 넘기는 커녕 근접하지도 못했고, MMORPG 'FF14'의 경우 서비스를 접고 재오픈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결국 2015년 E3에서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이하 FF7R) 제작 발표로 20년을 묵힌 봉인이 해제됐다. 

리메이크의 끝판 왕 등판


■ 과거와 현재를 잇는 난해한 전투 시스템

전통적으로 FF는 새로운 시리즈가 출시될 때 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전투 시스템에 있어서는 꾸준히 호평을 받아왔다. 보통 인 게임 영상을 최초 공개할 때 전투 시스템을 최대한 감추려 드는데, FF7R는 반대로 먼저 드러냈고 직접 해보지 않았음에도 탁월한 선택이라 느껴졌다. 온고지신(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 FF7의 전투 시스템을 관통하는 사자성어로 안성맞춤이라 본다. 

액션과 턴제의 콜라보

FF7R는 특유의 ATB(Active Time Battle)를 계승하고 액션 RPG와 같은 전투가 가능한 실시간 반 턴제 시스템이다. 가시적으로 화려하고 직관적으로 보이나 사실은 굉장히 복잡하다. 

전투는 몬스터의 약점과 패턴을 숙지하여 최적의 세팅을 하고 다양한 공격을 통해 버스트 상태를 빠르고 많이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버스트 상태 : 게이지를 채워서 몬스터를 일정시간 전투불능으로 만듦). 일반공격과 회피, 가드는 실시간이나 캐릭터별 고유 어빌리티나 마법에 ATB 게이지가 사용되기 때문에 상당히 전략적이다. 

또한 직접 조종하는 캐릭터가 몬스터에겐 주요 공격대상이 되기 때문에, 분산을 위해 여러 캐릭터를 번갈아 조종해야 하는 등 복잡성이 올라간다. 

약점을 파악하고 전투에 임하는 건 기본이다

정리하자면 FF7R의 전투는 구시대의 산물을 현시대에 완벽히 녹여냈으나 동시에 기존 ATB 턴제처럼 해서도, 실시간 액션 게임처럼 해서도 안되는 복잡하고 난해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시스템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액션게임 이상의 화려한 전투를 즐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 전투마다 캐릭터들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답답하고 피곤한 전투가 되고 만다.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클래식, 이지, 노말 중 난이도를 고르도록 되어있는데 개발사도 전투 시스템의 복잡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 본다. 가볍게 보고 노멀 난이도로 진행했다가 첫 챕터의 보스전부터 체력 회복과 부활만 하다가 전멸되는 수모를 겪은 게이머들도 꽤 많다. 

무작정 버튼만 누르면 이런 상황이 부지기수


■ 플레이 타임 40시간의 도.시.탈.출

FF7R의 무대인 미드가르의 구현 방식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에어리스와 처음 만나는 꽃밭, 슬럼가, 마황로 등의 구현은 높은 퀄리티를 보여줘 리메이크로서의 임무는 충실히 이행했다. 그럼에도 거대도시 미드가르의 위용이 체감되는 편은 아니다. 

이는 JRPG 특유의 정해진 길로만 진행해야 하는 레벨 디자인으로 되어있고, 시나리오 구조상 초반에 활동했던 구역은 후반에는 갈 수 없는 제약이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고, 'FF15'에서 반쪽짜리 오픈월드로 혹평을 받았던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 더 크지 않았나 싶다. 

원작의 명장면은 현시대의 눈높이로 완벽히 구현했다

한편, 원작에서의 미드가르 분량은 10시간 내외의 플레이 타임이었기에 풀 프라이스가 책정된 FF7R의 플레이 타임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JRPG 특유의 강제 연출 보기와 잡다한 서브 퀘스트들로 채워졌을 것이라 예상하는 게이머들도 있었다. 

출시와 함께 드러난 플레이 타임은 메인 스토리만 진행해도 20시간 정도 소요되고, 서브 퀘스트, 미니게임들까지 진행하면 평균 30~40시간의 볼륨을 갖춰 분할 판매에 대한 납득은 될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미니게임 기획자가 헬린이인가?

플레이 시간이 늘어난 반면 원작에 비해 전개가 늘어지고 서브 퀘스트와 NPC가 메인 스토리에 녹아들지 못한다. 이는 FF15때도 지적되었던 부분인데, 그대로 답습하는 걸 봐선 일본감성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퀘스트를 포함한 서브 콘텐츠 분량도 DLC로 대체할 요량인지 모르겠지만 분량이 그리 많은 편도 아니다. 2회차인 하드 모드까지 모두 플레이한다고 가정했을 때 GOTY(올해의 게임상)를 받았던 RPG들과 비교하면 볼륨이 크다고 할 수도 없다. 

퀘스트 퀄리티가 나쁘지 않지만, 재미는 그닥!


■ 선택과 집중의 비주얼리티를 보여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메이크로 구현된 FF7의 모습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나왔다. 2005년 OVA로 출시된 3D 애니메이션 '파이널판타지7 어드벤트 칠드런'이 FF7R이크 교본으로 제대로 활용된 듯하다. 

현세대기의 성능을 십분 활용한 만큼 캐릭터들의 인물 그래픽, 광원, 컷신의 경우 영화의 그것을 넘어선 비주얼을 뽑아냈다. 특히 극의 클라이 막스인 마지막 챕터에선 '눈뜨고 코 베였다'고 할 정도로 전투화면, 일반 플레이, 컷신의 전환이 정신없이 이뤄지는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티가 나지 않을 정도다. 

배틀 UI가 있으니 CG 아닙니다

그런데 출시 마감 일자를 맞추려 하다 보니 포기한 부분인지, 아니면 버그인지 모르겠지만 게임 전반에 걸쳐 저해상도 텍스쳐로 처리된 부분이 존재한다. 특정 장면에서는 배경이 그냥 이미지인가 싶을 정도로 PS2급 퀄리티처럼 떨어져 보이는 부분도 있다. 

즉 FF7R는 SS급으로 뽑아낸 주요 컷신과 모델링에 B급의 텍스쳐, NPC 등이 공존한다고 보면 된다. 사실 게임 플레이에 집중하면 눈에 띄진 않는데, 한 번 거슬리기 시작하면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이 기억에 남는 현상 때문인지 만점을 받아도 될 만한 그래픽 점수를 갉아먹고 말았다.

대충 떡 칠된 배경은 상당히 거슬린다


■ 스토리를 다시(Re) 만들다(Make).

스토리 변경에 대한 조짐은 사실 분할판매 발표때부터 나타났다. 세계관이 큰 관계로 모두 다루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설명은 했지만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분할판매할 당위성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술에 더해 뭔가가 더 있어야 하는게 중론인데, 그것이 스토리 변경이라는 추측이었다. 

스토리를 알고 있거나 원작을 경험해본 게이머가 FF7R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이상함을 느끼게 되는데, 마블 시리즈의 타노스급 빌런인 세피로스가 초반부터 계속 등장한다는 점이다. 아니나 다를까, 극 후반부에는 원작의 내용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끝나버린다. 

필자의 경우 스토리 변경에 대해 모르고 처음 엔딩을 봤을 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분명 원작의 주요 사건들을 모두 다루면서 진행되기에 세피로스의 출현이 스토리를 늘이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복선이었던 것.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끝판 빌런

스토리 변경에 있어서는 확실히 환영할 만한 일이긴 하지만 몇 가지 불안요소가 따른다. 첫번째는 디렉터가 '킹덤하츠'를 진두지휘한 디렉터 노무라 테츠야라는 점이다. 
킹덤하츠가 스퀘어에닉스의 3대장 IP로 인정하지만 복잡하게 꼬아 놓은 스토리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았던 전례가 있기에, FF7R의 앞으로의 전개가 직관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작품만 보더라도 원작의 스토리 라인 및 세계관을 전혀 모르고는 직관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원작도 이랬던가? 사실 눈꼴 시려웠다!

두번째는 새로운 시도 이후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스토리 확장성까지 무궁무진하게 벌려놨지만 몇 편까지 나올 지도 알 수 없게 됐다. 올해 PS5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PS6가 나오기 전에 FF7R의 긴 여정이 끝날 수도, 아니면 PS7까지 갈 수도 있다. 

아마도 디렉터인 노무라 테츠야도 확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 아무튼 개발진들은 엄청난 모험을 시도했고 스토리에 대한 총평은 다음 후속 작품이 출시되면 윤곽이 잡힐 것이라 예상한다.

비중이 낮았던 캐릭터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 리부트(Reboot)로 마주하는 도전!

리메이크 게임의 강점이자 약점은 원작의 익숙함에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도 현 시대의 기술과 영상으로 새로운 감동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로 인한 식상함이 공존한다.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의 트렌드에 먹힐 거란 보장은 없지만, 리메이크에서 스토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은 적어도 스토리 때문에 욕먹을 일은 없다는 안전장치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원작 스토리의 재해석은 이렇게 하는 거다

즉 리메이크라는 단어로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것은 과거의 게임을 고사양의 그래픽과 트렌드에 맞는 인터페이스, 스토리의 보완, 연출의 극대화, 설정오류의 수정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FF7R는 영화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처럼 리부트라는 도전을 선택했다. 엔딩 크레딧의 문구인 "The Unknown Journey Will Continue"의 최종 목적지까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고 부디 현 시대의 RPG의 획을 그을 작품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구세주가 될 것인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가?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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