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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아마존의 ‘크루시블’, 총체적 난국에 혹평일색…대대적인 개선 필요

아마존이 PC 온라인 게임 ‘크루시블’을 한국 시각으로 지난 5월 21일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했다. 부분 유료 게임이며,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다.

총싸움 게임 ‘크루시블’은 지난 2016년에 열린 ‘트위치콘’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었다. 아마존은 지난 2017년에 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루이스 캐슬을 아마존 시애틀 스튜디오로 영입하기도 했다. 루이스 캐슬은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를 선보인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공동 창업자였다. 그리고 ‘크루시블’은 2020년 3월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출시가 5월 21일로 연기됐다.

‘크루시블’은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게임이기에, 많은 유저들의 주목을 받았다.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를 인수하고,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차리며 게임 산업에서 점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던 아마존이 드디어 중량감 있는 PC 게임을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이에 본 기자도 이 게임이 출시되자마자 즐겨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총체적 난국’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그래픽과 타격감으로 인해서 첫인상부터 매우 좋지 않았고, 계속 즐겨봐도 이 게임만의 매력을 도무지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개발진이 게임을 근본부터 갈아엎지 않는 한, 흥행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 2020년 신작 맞나? 시대를 역행하는 그래픽과 타격감

‘크루시블’을 시작하면 우선 기본적인 조작을 익히기 위한 튜토리얼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본 기자는 튜토리얼부터 전반적인 그래픽 품질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 전반적인 그래픽 품질은 한 세대 전, 혹은 두 세대 전쯤에 개발된 게임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좋지 않았다.

캐릭터, 배경, 몬스터 그래픽 역시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한 10년 전쯤에 나온 게임을 해상도만 높여서 즐기는 느낌마저 들었다. 총으로 적을 맞히거나, 적이 터질 때 나오는 특수 효과들도 모두 2020년에 출시된 게임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시대에 뒤떨어진 그래픽을 보여줬다.

총을 쏴서 적을 맞추는 타격감도 좋지 않았다. 총싸움 게임은 적을 쏘아서 맞히는 순간에 느껴지는 특유의 타격감이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콜 오브 듀티’나 ‘배틀필드’ 같이 오랫동안 시리즈로 출시되는 총싸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그 게임만의 타격감에 대해서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크루시블’의 타격감은 너무 밋밋하다. 내가 총을 쏴서 적을 맞춰도, 뭔가를 쏴서 맞춘다는 시원한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일부의 문제도 아니다. 총을 발사했을 때의 격발음부터, 적이 맞는 순간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이 전반적으로 밋밋하고 맥이 없다. 캐릭터를 조작하는 느낌도 전반적으로 어색하다.

이런 그래픽 품질과 타격감으로 인해 본 기자는 튜토리얼부터 아주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했다. 그리고 본 기자만 이렇게 느낀 것은 아니다. ‘크루시블’ 상점 페이지의 평가를 보면, 4일 오후 기준으로 그래픽 품질과 타격감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이 굉장히 많다.

 

■ 4 대 4로 붙는 모드, 한 번 밀리면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

현재 ‘크루시블’에는 두 가지 모드가 있다. 거대한 보스를 두고 4명으로 이루어진 2팀이 싸우는 ‘하츠 오브 더 하이브’와 2명으로 구성된 8팀이 참가하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팀이 승리하는 ‘알파 헌터스’다.

본 기자는 4 대 4로 즐기는 ‘하츠 오브 더 하이브’를 주로 즐겼다. 사망해도 부활하면서 싸우는 모드이기에 본 기자처럼 총싸움 게임을 잘 못하는 유저가 하기에는 적절한 콘텐츠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즐겨보니 이 모드에도 문제가 많았다. 일단 사망했을 때 다시 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 한창 집중하다가 사망하면, 다시 전장으로 돌아오면서 김이 다 빠질 정도다. 총싸움 게임의 경우 사망한 후에 전장으로 복귀하는 시간을 그렇게 길게 두지 않지만, 이 모드에서는 사망 후에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결과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게임 밸런스도 아쉽다. 거대 보스가 등장하고 나서 한 번만 밀리면, 상대 팀에 많은 점수를 내주게 된다. 한 명이라도 사망하면, 꽤 긴 시간 동안 3 대 4로 전투를 벌여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사실상 교전에서 승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리고 이렇게 한 번 밀려서 벌어진 차이를 복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팀 기반 게임에서 역전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아예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이 모드는 한 번 밀리면 그대로 게임이 기울어질 정도로 차이가 많이 벌어진다. 밀린 팀도 뭔가 역전을 노려볼 수 있는 변수를 만들어주거나, 전반적인 밸런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세부적인 요소들까지 ‘총체적 난국’…정식 출시라고 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이외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굉장히 단순한 행동만 취한다. 다른 게임처럼 나름의 패턴이 있거나, 특별한 기술이나 동작을 하는 것이 전혀 없다. 그렇다 보니 몬스터들과 기본적인 교전을 하는 것도 정말 재미가 없다.

미니맵이 없는 것도 문제다. 단축키를 눌러서 맵을 볼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화면을 다소 가리기에 위험한 상황에서 빠르게 전장을 파악해야 할 때는 사용하기 힘들다. 미니맵이라는 것은 요새 출시되는 총싸움 게임에서 아주 기초적인 요소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최적화 작업과 서버도 문제가 많다. 그래픽 품질이 좋지 않은데도, 고사양 PC에서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유저들이 굉장히 많다. 즉, 최적화 작업이 잘 안 된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접속하는 유저들은 반응속도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해서 캐릭터가 순간이동을 하거나 총기 반동이 마구 발생하는 문제를 겪는다고 호소한다.

이렇듯, 게임의 여러 요소가 총체적으로 좋지 않다. 기본적인 그래픽 품질도 좋지 않은데, 세부적인 요소들도 문제가 많으니 게임이 재미있을 리가 없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가 없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것은, 기본적인 게임의 큰 틀이다. 캐릭터마다 특수기술이 있고, 팀 기반으로 전투를 벌이는 총싸움 게임은 기본적인 재미를 어느 정도 보장한다. 이런 큰 틀은 유지하고 그래픽이나 타격감을 개선하면, 이런 유형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이 게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유저들도 바로 이런 유형의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는 유저들이다. 그런데 이런 유저들도 지금은 서버와 최적화 문제 때문에 불편하게 즐기고 있어서, 다른 유저들에게는 차마 이 게임을 추천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본 기자 역시 그렇다. 이런 유형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에게도 추천을 하지 못할 정도로 게임이 부실하다.

얼리 액세스나 베타 테스트라면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 이해라도 가겠지만, ‘크루시블’은 정식 출시된 게임이다. 이런 상태로 게임을 정식 출시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많다.

 

■ 아마존, 이 게임을 이대로 방치해서 자신의 이름에 흠집 내지 않기를

‘크루시블’이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아마존이라는 거대 기업이 야심차게 준비해서 선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크루시블’의 모습은 심각하다.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아니라 근본부터 다시 만드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정도다. 서비스를 아예 중단하고 대대적으로 손을 보던가, 아니면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버전을 개발하든, 뭔가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만약 ‘크루시블’이 앞으로 제대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마존 입장에서도 손실이 크다. 단순히 ‘이 게임에 개발비를 투자했지만, 수익을 내지 못했다’ 정도가 아니다. 앞으로 아마존이 선보이는 PC 게임은 ‘기대할 필요가 없다’라는 인식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아마존이라는 거대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 이미지라는 측면에서 매우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마존 입장에서도 이 게임을 ‘시대에 맞는 수준으로’ 개선을 꼭 해야 한다. 잠재력은 분명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발진이 그 잠재력을 잘 살릴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고, 유저들이 그때까지 이 게임을 기다려 줄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 게임을 살릴 자신이 없다면, 아예 서비스를 조기에 종료하는 것이 차라리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대한 평가를 요약하자면, 아마존으로서는 아주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장기간에 걸쳐서 대대적으로 근본적인 업그레이드를 하던지, 조기에 서비스를 종료하던지. 이대로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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