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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업계 대변한다던 류호정 의원, 결국 이용만 했다

지난 4월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약속을 했던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예상대로 비례석을 확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변을 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관련된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어차피 선거 당시 비례 1번으로 의원 뱃지를 다는 건 기정사실화되긴 했지만, 결국 게임업계를 이용했다는 이슈만 남겼다.

류호정 의원이 선거 당시 받았던 의혹과 논란은 크게 3가지로, 대리게임으로 올린 랭크의 취업 소재 활용, 해고자 코스프레, 비례 1번의 자격 등이었다. 

지난 2014년경 당시 류 의원은 이화여대 e스포츠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랭크를 골드 1에서 다이아 5까지 올리면서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서는 이 랭크를 자신이 올렸다고 했지만, 실은 본인의 계정을 남자친구에게 맡겨 레벨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동아리 회장직을 사퇴했다. 게다가 사퇴 후 몇 개월 뒤에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여전히 동아리 회장인 것처럼 얘기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이 랭크는 지난 2015년 한 게임사의 입사 및 정규직 전환 과정에 있어 중요한 경력으로 사용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류 의원은 당시 마케팅-게임 모델-기획-스트리밍 등 외부적 업무가 많은 만큼 여성으로 기록한 높은 랭크는 게임의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이에 류 의원은 티어를 이력서에 기재한 적이 없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어떤 영향도 없었고 경제적 이득도 없었다. 정규직 전환 당시 중요한 것은 팀 내 업무 평가”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사 당시 랭크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고, 업무 평가를 통해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이 아니라 정규직 공개채용 전형에 응시한 후 서류-면접 등 전형 절차를 통해 합격하여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해고자 코스프레다. 선거 당시 류 의원은 자신을 노조를 만들다가 해직당한 해고노동자라고 소개했는데, 실상은 해고가 아닌 권고사직이었고, 이에 합의해 3개월치의 1차 퇴직 위로금을 받고, 이후 6개월치의 2차 퇴직 위로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약 2천만원 가량의 큰 돈이었다.

만약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으면 이를 받지 말고 복직 소송을 제기해 투쟁을 이어가야 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고, 이를 보관하다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을 신고할 때 이를 포함시켜 신고했다. 권고 사직을 스스로 받아들였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논란이 일자 류 의원은 선거 공보에서 해고 노동자라는 단어를 빼버렸다.

정의당의 비례대표 1번을 받을 자격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다. 당내 비례대표 경선에서는 19위를 기록했지만 청년 및 여성 할당 정책에 의해 1번으로 추대,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이명을 받게 됐다. 최다 득표를 얻은 후보는 따로 있었지만 이 후보는 4번째로 밀렸다.

그리고 비례대표제는 무엇보다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제정된 것인데 류 의원의 전문성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고, 무엇보다 여러 가지 논란에 휘말리며 부실한 검증에 대해 지적받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정의당은 전국위원회를 열고 논의했지만 결국 재신임을 결정, 불공정은 용인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무엇보다 류 의원이 따가운 눈초리를 받은 것은 선거 기간 중 선별적 이슈 파이팅으로 게임 산업을 이용했다는 부분 때문이다. 

지난 3월 류 의원은 펄어비스의 고용불안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펄어비스는 매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 기여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점을 어필했지만, 실상은 당일 권고사직을 하는 블랙기업”이라며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짧은 평균 근속연수와 타사 대비 높은 기간제 노동자 비율, 그리고 전-현직 직원의 증언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마저도 예시가 적절치 않아 반론의 포화를 맞은 바 있다.

우선 평균 근속연수의 경우 펄어비스는 1.7년인데, 펄어비스의 첫 법인 설립이 2010년이고, 첫 게임인 ‘검은사막’이 2014년에 출시된 만큼 다른 게임사 대비 역사가 짧다. 게다가 2017년 검은사막의 글로벌 출시와 모바일 버전 개발로 인해 인원이 과거에 비해 3배가 늘어났다. 

‘킹스레이드’로 유명한 베스파도 2013년에 법인이 설립되어 역사가 짧은 만큼 평균 근속연수는 1.2년에 불과하고, ‘배틀그라운드’로 급성장한 크래프톤도 2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평균 근속연수보다는 기간 내 입/퇴사 비율을 보는 것이 더 객관적일 수 있다.

NICE 신용평가 정보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펄어비스의 입사자는 443명, 퇴사자는 282명으로 입/퇴사 비율은 63.66%다. 얼핏 보면 높아 보이는데, 카카오게임즈가 136%, 위메이드가 123%, 넥슨코리아가 104%, 넷마블이 97%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타사 대비 준수한 수준이고, 오히려 인원을 짧은 시간에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비정규직 비율의 경우 고객서비스와 로컬라이징 업무를 본사에서 계약직으로 채용해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큰 규모의 게임사의 경우에도 직접 채용 대신 서비스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 펄어비스는 그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

정의당이 발표한 펄어비스 우울증 보고서에도 통계의 오류를 지적받았다. 펄어비스에서 우울에피소드 진료를 받은 수진자는 2017년 5명에서 2019년 16명으로 3.2배 늘었다고 했는데, 이 기간동안 펄어비스의 직원 수는 3배가량 늘었다. 

또 우울증의 원인이 회사의 과도한 업무에 의한 것인지 규명되지 않았고, 기업의 우울증 증가세가 업계나 사회 전체와 비교해 높은 수준인지 대조할 비교군도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공개한 것이다.

그리고 정의당이 확보한 전/현직 직원의 증언도 누구에게나 공개된 구글 설문지를 통해 작성된 것이어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고, 퇴사자에 대한 주거복지비 지속 요청도 무리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선거를 앞두고 게임업계 종사자 및 일반 노동자로부터 표심을 얻는 것은 물론, 펄어비스에게 특정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진행한 기자회견이 결국은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 됐다. 한동안 들쑤셔진 펄어비스는 집중포화를 맞고 사기가 저하됐다. 하지만 이런 프레임이 먹혔는지, 결국 정의당은 예상보다 높은 9.67%의 득표율로 5석의 비례대표 자리를 확보, 류 의원은 무난히 국회에 입성했다. 

문제는, 그렇게 국회의 입성한 뒤 두 달이 넘었지만 게임업계나 노동자를 위한 행동이 사실상 전무하다는데 있다. 그나마 지난 5월 22일 “정부는 주 52시간의 탄력적 운영 등 게임업계의 보완책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최근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로 촉발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스팀 단속 해프닝에 대해서도 다수의 의원들이 해법 제시와 개선 촉구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게임 전문가를 자처한 류 의원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게임업계 전문가를 자처했음에도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최근 확정된 21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류 의원은 게임 관련 정책을 다루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아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배정됐다. 

1지망으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2지망에 환경노동위원회를 신청했지만 모두 탈락한 것. 이에 따라 게임업계를 대변하겠다던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게 됐다. 대변은 고사하고 전문 분야도 아닌 위원회에 배정되면서 결국 국회 입성을 위해 게임업계를 이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신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은 제대로 밝히지 않고 회피에 급급했고, 논란을 딛고 당선은 됐지만 게임업계를 대변할 상황도 아니게 됐다. 이전부터 업계인들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했지만 향후 이 지지율이 오를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이용만 당한 업계의 한숨이 더 커져간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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