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3rd’로 유명한 중국 개발사 미호요(miHoYo)의 신작 ‘원신’(Genshin Impact)이 7월 2일 파이널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원신’은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며, 2020년에 모바일, PC, PS4,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될 예정이다.

본 기자는 테스트 첫날인 7월 2일에 ‘원신’을 PC로 즐겨봤다. 애니메이션 같은 그래픽 스타일에 공격 속성(불, 얼음, 바람, 전기 등)을 조합해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짜임새 있는 액션이 있고, 여기에 넓은 필드를 모험하는 재미가 있었다. 배경음악도 게임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줬다. 덕분에 게임 내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고 ‘모험하는 느낌’이 잘 살아났다.

이번 테스트는 모바일, PC, PS4로 참가할 수 있다. PC 버전의 경우에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할 수도 있고, PC에 연결된 게임패드로 조작을 할 수도 있다. 본 기자는 Xbox 360 게임패드로 즐겨봤는데, 별다른 불편함이 없이 잘 구동됐다. 게임패드 조작이 더 익숙한 유저라면 게임패드로만 게임을 즐겨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정도였다.

■ 속성으로 다양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짜임새 있는 액션

모바일 RPG에서 공격 속성은 흔한 개념이다. 게임에 따라 4~6개 속성이 존재하고, 서로 가위-바위-보처럼 물고 물리는 상성이 있다. 그런데 ‘원신’에서의 속성 공격은 이런 구조가 아니다. 7개 속성 중 2개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상태 이상이 걸리는 식이다.

예를들면, 캐릭터나 적이 물 웅덩이에서 전투를 하면 해당 캐릭터에 물 속성이 묻는다. 물 속성이 묻은 적에게 번개 속성 공격을 가하면 감전 상태이상이 걸려서 공격할 때마다 추가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리고 물 속성이 묻은 적에게 얼음 속성 공격을 하면, 적은 빙결 상태이상이 걸려서 움직이지 못한다. 이런 상호작용은 필드의 각종 요소에도 활용할 수 있다. 물에다가 얼음 속성 공격을 가하면 물이 얼음으로 변해서 캐릭터가 얼음을 걸어서 건너갈 수 있는 식이다.

덕분에 전투는 항상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다. 기본적인 전투 애니메이션이나 타격감 같은 기본적인 요소가 잘 만들어졌고, 여기에 위와 같은 속성 조합으로 다양한 효과를 내는 요소가 추가된 덕이다. 불 속성 화살 공격으로 적의 방패를 불태우는 식의 소소한 요소들도 잘 만들었다.

■ 필드 곳곳을 탐험하며 재료와 보물상자를 찾는 재미도 인상적

‘원신’을 구성하는 두 개의 큰 축이 ‘전투’라면 나머지 한 축은 ‘모험’이다. 넓은 필드를 탐험하면서 재료를 모을 수 있고, 각종 정령의 힘을 얻을 수 있고, 적을 물리치고 보물상자를 얻을 수도 있다. 필드 곳곳에 있는 퍼즐을 풀면, 보물상자가 ‘짠’하고 나타나기도 한다.

모험과 전투의 콘텐츠 순환도 적절하다. 필드에서 얻은 재료는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음식으로 만들어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필드를 탐험해서 발견한 보물상자에서는 각종 장비와 경험치 물약 등이 나온다. 가끔 보이는 정령의 힘을 얻으면 스테미나(달리기, 수영 등에 소모되는)가 느리게 소모되는 등의 이득이 있다. 그래서 유저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필드 곳곳을 탐험해보자는 동기가 생긴다.

그리고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의 배경음악은 이런 모험을 더 즐겁게 만들어 준다.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래픽, 귀여운 캐릭터들, 아름답고 잔잔한 배경과 정말 잘 어울리는 배경음악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최근 몇 년 동안 배경음악이 이렇게 아름답고 게임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게임은 없었던 것 같다.

■ 최종 콘텐츠는? 향후 콘텐츠 확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

‘원신’의 초반 콘텐츠는 겉으로 보면 혼자서 하는 MMORPG와 비슷하다. 퀘스트를 수행하고, 간혹 던전도 돌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지역을 모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선형 구조는 콘텐츠가 금방 고갈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모바일 게임은 PVP, 길드전, 진영전 같은 최종 콘텐츠를 준비한다.

하지만 ‘원신’은 그런 구조의 게임이 아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된 콘텐츠는 분명 재미있고 잘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런 콘텐츠는 출시 직후에 금방 소모될 것이 분명하다. 개발진이 계속해서 새로운 지역과 퀘스트를 더할 수는 있겠지만,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나마 ‘비경’이라는 요소로 아이템 파밍을 할 수 있는데, 이것도 횟수 제한이 있다 보니 이것만 계속 즐길 수는 없는 구조다.

그래서 테스트 버전을 즐긴 후에는 자연스럽게 ‘그러면 이런 구조에서의 최종 콘텐츠는 무엇이 될 수 있나?’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액션 어드벤처 게임의 대표작인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유료 게임이고 끝이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원신’은 부분 유료 게임이라서 그런 구조를 채택하기 어렵다. 개발진도 이야기의 끝을 상정해 놓고 개발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원신’의 최종 콘텐츠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테스트 때만 혹은 출시 초반에만 재미있고, 나중에는 콘텐츠가 부족해서 유저들이 게임에서 급격하게 떠나는 경우를 종종 본 적이 있다.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으려면, 탄탄한 초중반 콘텐츠만큼이나 짜임새 있고 재미있는 최종 콘텐츠를 준비해야 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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