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파크(현 넷마블앤파크)가 지난 2006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는 한때 국내에서 제일 잘 나가는 야구게임이었다. 그 덕분에 2009년 프로야구 메인 스폰서의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때문에 넷마블은 마구마구의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꾸준하게 게임을 만들었다. 피쳐폰 시절인 2010년부터 거의 매년 모바일 버전이 출시된 것. 그중 2013년에 출시된 ‘마구마구 2013’부터 2017년까지 매년 어느 정도 흥행의 맛을 봤다. 하지만 그 이후 마구마구의 모바일 게임은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넷마블은 다른 회사의 모바일 야구 게임을 서비스하게 된다.

사실상 한 템포 쉬어가는 동안, 넷마블은 원작과 가장 유사하면서 발전된 시스템을 갖춘 모바일 야구게임을 준비해왔고, 드디어 2020년에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경쟁 게임들이 이미 출시되어 서비스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는 상황.

과연 개발진은 어떻게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을 개발해왔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넷마블앤파크의 이건희 대표와 이찬호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넷마블앤파크 이건희 대표(왼쪽), 이찬호 팀장(오른쪽)

 

※ 인터뷰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진행하였습니다.

 

Q : 게임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이찬호 :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은 15년간 서비스된 원작의 장점만 모으고 모바일 환경에 맞게 최적화시켜 모바일의 재미를 극대화 시킨 게임이다. 간단한 조작으로 야구의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Q : 타이틀에 년도를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마구마구 모바일’로 했어도 됐을 텐데?

이건희 : 그동안 마구마구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꽤 많이 나왔었다. 그래서 마구마구 모바일이라는 이름으로 냈으면 그 게임들과 구분이 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가장 최신 야구게임임을 어필하기 위한 것이고 실제로 KBO 프로야구 시즌과 함께 간다는 개념으로 정하게 됐다. 내년에는 2021로 타이틀명을 변경하며 계속 서비스해 나갈 것이다.

 

Q : 개발 기간과 인력은? 원작 인력은 어느 정도 참여했나?

이건희 : 개발 기간은 원작의 리소스를 활용한 만큼 개발 기간은 다른 게임보다 짧게 걸렸고 상당히 단축했다. 개발진은 35~4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파트별로 원작 인력의 비율이 다른데 팀장급은 모두 원작 개발을 경험했다. 전체적으로 절반 이상이 원작의 인력이라고 보면 된다. 마구마구의 감성이나 재미에 대해 이해가 뛰어난 분들이 참여했다.

 

Q : 다른 야구 게임들은 야구 시즌 시작 전에 출시됐다. 그런 면에서 출시가 늦은 감이 있는데?

이건희 : 3~4월에 오픈하고 싶었지만 완성도가 더 중요했다. 7월은 원래 시즌 중반인데 그나마 개막이 늦춰져서 지금은 시즌 초반이다. 막 인기가 올라오는 시점이고 이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 더 늦지 않은 타이밍에 야구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게임을 선보이고 싶었기에 8일 출시를 결정하게 됐다.

 

Q : 화면만 봐서는 원작 리마스터 버전보다 그래픽이 좋아보인다.

이찬호 : 작은 화면이어서 더 좋아 보일지도 모르겠다. PC에 비해 모바일의 성능이 다소 부족하지만 원작의 그래픽을 이식하려 노력했고 부분적으로 최적화를 진행했다. 실제로는 리마스터보다 그래픽 퀄리티가 낮지만 작은 화면이다 보니 티가 나지 않도록 여러 기술을 활용했다. 전체적으로 원작 그대로를 따라갔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일부 연출은 모바일만의 오리지널리티로 새로 만들었다.

이건희 : 색감이 좀 달라 보일 수 있다. 콘셉트 자체가 SD지만 고급스런 느낌을 내자는 것이었기에 전체적으로 원작보다는 더 고급스런 느낌이 날 수 있을 것이다.

 

 

Q : 조작 방식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이찬호 : 원작에서 문제라고 여긴 부분이 "조작 자체는 재밌는데 가짓수가 많아 난이도가 높은 만큼 신규 유저의 유입이 어렵다"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그 결과 ‘기본’과 ‘숙련’ 등 2가지 조작으로 나눴다. 기본 조작은 타격부터 투구까지 되도록 원버튼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투구의 경우 원래대로라면 던지는 위치나 게이지 등 일련의 필요 동작이 있는데, 볼과 스트라이트 중에서 고르면 알아서 던지도록 하고 수비수 변경이나 이동, 송구 등도 자동 혹은 원버튼으로 할 수 있다. 공격에서도 타격과 빨리달리기 등을 최대한 자동으로 하도록 하고 액션 버튼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숙련 조작은 원작에 익숙하고 기본에 익숙해진 유저가 하게끔 만들었다. 원작에서 즐긴 수싸움의 재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마련했다. 무사 1-2루에서 1-2루 병살을 할지 추가 진루를 막을지 유저가 좀 더 생각하는 방향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조작 방식이 나눠져 있다고 해서 매칭이 끼리끼리 되는 건 아니고 함께 플레이가 가능하며 유불리가 없다. 밸런스 측면에서 동일한 환경이다. 기본과 숙련 조작은 게임 중 언제든지 즉시 변경이 가능하다.

 

Q : 숙련 조작에서 수비 중 송구 중계가 없는 거 같은데?

이찬호 : 맞다. 숙련에서 중계 버튼을 없앴다. 처음에는 넣었는데 계속 그것만 누르게 되고 헷갈리더라. 어차피 2루에 던지고 3루에 던지거나, 중계 수비수에 던지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건희 : 모바일 게임이다 보니 세분화를 시키면 접근성을 해친다고 생각한다. 2루에 던지면 동일한 효과를 내기에 없앴다고 보면 된다.

 

 

Q : 게임 플레이의 시점은 몇 개 정도 있나?

이찬호 : 뷰는 타격에서 3개 투구에서 2개다. 별개로 시뮬레이션 리그에서 바라보는 모드에서 뷰가 2~3개 정도 있다. 향후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타격 뷰는 거리의 차이, 투구 뷰는 중계 시점과 좀 더 높이 보는 시점이다. 자동은 탑뷰와 실제 중계뷰 정도의 시점이 있다.

 

Q : 구단 운용을 위한 기본 시스템은 무엇인가? 카드 종류나 스태프, 세트덱 등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찬호 : 원작과 달리 선수카드에 집중돼있다. 그래서 스태프카드가 없다. 선수카드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선수들이 제공되며, 2019년도까지는 원작에서 익숙한 카드 종류가 있다. 현재 시즌만 라이브 카드가 추가로 존재한다. 실제 기록을 기반으로 2주마다 업데이트하며 능력치와 포지션, 팀까지 변경되는 것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면 정규카드로 전환되며, 새 시즌에 맞춰 라이브카드가 나오는 순환구조로 되어 있다. 

세트덱도 있지만 약화시켰다. 크게 년도와 팀으로 구분해놨고, 로스터가 30명인데 16명을 모을 때부터 단계적으로 효과가 나도록 구성했다. 좀 더 유저 입맛에 맞고 쉽게 다양한 덱을 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적용할 수 있는 세트덱은 기본적으로 하나이며, 유저 반응을 보고 원하는 대로 맞춰갈 예정이다.

 

Q : 주요 게임 콘텐츠는?

이찬호 : 3가지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싱글플레이와 시뮬레이션 리그, 실시간 경기다. 싱글플레이는 AI와 한 시즌을 돌릴 수 있는 모드인데 여기에 방치형 시스템을 넣었다. 보통 스포츠 장르에서는 잘 안 썼는데, 한 시즌이 너무 길다 보니 접속하지 않아도 15분에 한 번씩 경기가 진행되도록 했다. 이틀이면 시즌이 종료되며, 포스트시즌은 직접 플레이해서 긴장되는 부분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시뮬레이션 리그는 조작이 부담스러운 유저를 위해 덱 대 덱 싸움을 할 수 있는 모드로 만들었다. 매니지먼트 개념으로 1주일에 한 시즌이 진행되며 25개 팀으로 구성되어 총 48경기의 리그 매칭이 이뤄진다. 시간대마다 진행이 되는 게 아니라 원할 때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에 날씨 시스템이 있는데, 이것이 매칭되면 버프를 받는다. 하루 날씨가 2시간 단위로 바뀌며 사전에 예보를 하는 만큼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술 설정이 있어서 투구 방식이나 교체 타이밍, 좌-우타석 구성, 단-장타 등 세밀하게 조절이 가능한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하다. 리그는 하루에 끝날 수도 있고, 이전 경기에 만족하지 못하면 삭제하고 다시 해서 덮어씌울 수 있다. 진행된다.

리그에 팀을 25개로 구성한 이유는 하루에 30분 정도 투자한다고 생각했을 때 3~4경기를 하고, 이것을 1주일 동안 했을 때 만족하는 숫자가 24경기였다. 여러 수치를 테스트했지만 그 정도가 적절했다.

실시간 경기는 유저간 실시간 조작 플레이다. 원작의 메인 콘텐츠인데, 모바일 게임인 만큼 9이닝으로 하는 플레이 타임에 부담감이 있어서 3이닝으로 정했다. 연장으로 가면 승부치기가 적용돼 무사1-2루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7~8분 내에 경기가 끝날 수 있도록 했다.

 

Q : 실시간 매칭 기준은? 게임에는 ELO 점수라는 것이 표기되어 있던데?

이찬호 : 많은 유저들이 익숙한 시스템이다. 비슷한 수준끼리 매칭되는 것으로 구단 가치와 상관없이 실력적 측면에서 보는 수치다. 이기면 높아지고 지면 낮아진다. 실력이 있다면 낮은 덱으로도 강한 상대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Q : 선수 성장 시스템이 원작과 다르게 적용된 것 같은데?

이찬호 : 원작은 15년간 서비스되다 보니 많은 시스템이 복잡하게 들어갔다. 이걸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했고 최근 많은 유저들에게 친숙해진 강화 시스템으로 결정했다. 0강부터 10강까지 있고 강화 때마다 늘어나는 스탯을 분배해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강화는 같은 카드를 쓰는데 이적센터에서 모든 카드가 거래되기에 강화가 어렵진 않을 것이다.

 

Q : 이적센터 거래 수수료가 30%다. 비싼 듯 한데?

이찬호 : 타 게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30%이지만 게임 내 여러 시스템을 통해 최대 15%까지 줄어든다. 수수료를 다 떼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Q : 자동진행이 가능한 최대 경기 수는?

이찬호 : 처음에는 10경기가 최대인데 계정 레벨 상승에 따라 수치가 늘어난다. 최대 50경기까지 진행되며 12시간마다 풀 경기가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레벨이 쉽게 늘어나기에 금방 최대경기까지 찰 것이다.

 

Q : 선수 혹은 팀 응원가 수록 여부는?

이건희 : 여러가지 이슈가 많다. 저작권이 있는 만큼 문제없는 수준에서 최대한 넣으려고 노력했다. 현장감은 충분히 살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업데이트를 통해 원하는 것들을 추가할 예정이다. 팀별 응원 함성은 그대로 넣었다고 보면 된다. 중계진은 한명재 캐스터와 정민철 전 해설위원이다.

 

Q : 게임에 쓰인 공수교대 음원도 MBC스포츠플러스의 것이고, 중계진도 MBC스포츠플러스 출신인데, 향후 협업에 나서는 것인가?

이찬호 : 아니다. 원작에서 썼던 리소스를 활용하다 보니 넣은 것이다. 원작에서도 두 분이 녹음한 게 얼마 되지 않았기에 활용했다. 중계진이 말해주는 선수 이름도 일부 들어갔다. 원작을 가진 회사라서 다양한 것들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개발 기간 단축이나 리소스 활용도 가능했다.

 

Q : 투수 교체 시 추천 투수교체가 있더라. 추천 기준은 무엇인가?

이찬호 : 원작 리마스터 때 편의성을 위해 넣은 것인데 모바일에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결국 능력치나 날씨 등을 반영해 그 상황에서 좋은 투수를 추천해준다. 상황이 기울었다고 패전조를 추천하진 않는다.

 

Q : 그럼 리마스터때 선보였던 스펠 모드의 추가 가능성은?

이건희 : 향후 다양한 모드를 업데이트할 예정인데 원작에서 인기있었던 모드를 추가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모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Q : 선수 성명권은 어느 정도까지 확보했나?

이찬호 : 앞서 설명했듯 2011년부터 사용할 예정이며 여러 단체들에 소속된 대부분의 선수를 확보, 활용할 수 있다.

 

Q : 비즈니스 모델은?

이찬호 : 선수 카드팩 구매 등 선수에 집중돤 단순한 구조다. 이적센터는 무료재화로 이용할 수 있다. 그 외에 화면에 프리미엄으로 표기되는 정액제 상품도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효과를 획득할 수 있지만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품들이다.

 

Q : 카드팩을 뽑는 것 이외에 카드 확보는 어떻게 할 수 있나?

이찬호 : 보상과 미션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카드 확보에 부담은 없을 것이다.

 

 

Q : 그동안 보지 못했던 광고 보상 부분이 있던데?

이찬호 : 맞다. 광고 보상이 들어간다. 메이저 게임사에서는 잘 안 쓰던 방식인데 이번에 시도하게 됐다. 2~3시간에 한 번씩 광고를 시청하면 유-무료 재화 획득이 가능하다. 좋은 재화 받을 수도 있어 로또같은 느낌이 날 수 있도록 했다. 그 덕에 충분히 무-소과금 유저도 부담없이 플레이가 가능하다. 보상 방식은 몇 가지 선택지가 제시되고 본 뒤에 그중 하나가 선택되는 것인데, 다양한 방식도 향후 추가할 계획이다.

 

Q : 야구가 흥행하는 해외 국가 출시 계획은?

이건희 : 지금은 국내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런칭을 잘 하고 사랑받은 이후에 해외 진출을 고려할 것이다. 야구가 인기있는 국가가 적다 보니 명확하게 타겟으로 잡고 준비할 예정이다.

 

Q : 게임을 즐기기 위한 최소사양은?

이찬호 : 아이폰6S와 갤럭시S6 급의 스마트폰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준비됐다. 사양 문제는 없을 것이다.

 

Q : 타 게임을 보면 플레이 시 구장 선택을 할 수 없어 위화감이 있었다. 마구마구는 어떤가?

이찬호 : 싱글플레이에서는 유저의 홈구장을 사용하고 시뮬레이션 리그나 실시간 경기는 랜덤으로 선택된다. 향후 친선경기를 준비 중인데 여기서는 원하는 구장을 선택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Q : 출시 이후 업데이트 계획은?

이찬호 :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서비스를 하면서 유저가 원하는 방향에 따라 수정될 것이기에 당장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야구 시즌에서 나오는 이슈들 위주로 준비할 것이고 할 거리는 많다. 그때마다 플랜에 맞춰 진행할 계획이다.

 

Q :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찬호 : 야구 게임의 핵심 재미가 팀을 꾸리고 대결하고 기록을 보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고 나머지는 유저 친화적인 요소들로 꾸며놨으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우리의 목표는 원작처럼 최장수 야구 게임이 되는 것이다. 오래 서비스할 것이니 지켜봐달라.

이건희 :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을 마구마구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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