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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드래곤퀘스트 택틱스', 이름값을 뺀다면 무엇이 남을까
출처=구글플레이

‘드래곤퀘스트’는 기념비적인 게임 시리즈다. 일본식 RPG, JRPG의 뼈대를 만들었고, 최고의 화제작으로 여전히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일본의 각종 매체에서 게임의 특징을 오마주하거나 패러디하는 게 일상이다. 아예 게임을 패러디한 드라마 시리즈가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을 정도다.

인기 게임 시리즈 IP(지식재산권)의 모바일게임화는 이제 당연한 전략이다. ‘드래곤퀘스트’도 이런 흐름을 빗겨나갈 수 없는 듯하다. 지난해 선보인 증강현실(AR) 게임 ‘드래곤퀘스트 워크’에 이어, 약 1년 만에 신작 ‘드래곤퀘스트 택틱스’를 선보였다.

17일 일본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에 출시된 ‘드래곤퀘스트 택틱스’는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했다. 약 1주일이 지난 현재 양대 마켓 최고 매출 2위를 거머쥐었다. 매출이 천천히 오르는 일본 시장에서 보기 드믄 사례다.

‘드래곤퀘스트 택틱스’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략 시뮬레이션 RPG다. 몬스터와 공존하는 세상에 마왕이 부활했고, 주인공과 동료가 평화를 되찾기 위한 여행을 한다는 이야기가 골자다. 원작의 전통성을 의식한 듯 무난한 스토리를 썼다. 타깃 연령층이 넓은 시리즈의 특징이 반영된 듯하다.


■ 동료는 몬스터! 수집형과 SRPG 요소 강조

‘드래곤퀘스트 택틱스’의 용사는 유저다. 동료는 마왕의 군세였던 몬스터들이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대표 몬스터 슬라임, 골렘, 데빌을 아군으로 포섭해 육성하는 식이다. 당연히 많은 몬스터를 모으고, 육성할수록 전투가 쉬워진다.

3D 모델링으로 구현된 몬스터는 원작의 느낌이 살아있다. 특징적인 포즈와 특성도 외형과 능력치에 적당히 반영됐다. 예를 들어 낮을 확률로 만나게 되는 메탈 슬라임은 모든 공격 피해를 1만 받는다. 방어력이 높고, 회피력이 높아 처치가 어렵다. 또, 마법을 사용하는 몬스터는 손가락을 쫙 펴는 특징적인 동작이 강조된다.

전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특기(스킬)다

몬스터는 일반적인 공격력과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모바일게임과 다른 특징은 속성의 활용이다. 일반적으로 모바일게임은 학습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약점 캐릭터에 속성을 부여한다. 불 속성은 나무 속성에 강하고, 나무는 물 속성에 강하다는 식으로 순환고리를 만든다. 이를 활용하는 전략을 강조해 캐릭터의 개성을 부여한다.

반면 ‘드래곤퀘스트’는 캐릭터의 약점 속성(내성)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갔다. 각 몬스터는 특정 공격에 약하게 설정돼 있다. 이를 공략하려면 속성을 가진 특기(스킬)을 사용해야 한다. 몬스터를 처음 영입하면 쓸 수 있는 특기는 1개다. 이후 레벨에 따라 특기가 하나씩 개방된다. B등급은 2개, S등급은 3개로 차이가 있다.

또, 추가 스킬 획득을 위해서는 최고 레벨을 높이는 승급이 필수다. 추가로 특기 비전서 아이템을 쓰면 쓸 수 있는 특기가 1개 늘어난다. 한 캐릭터가 불과 물 속성 공격을 할 수 있다면, 전략의 폭과 활용도가 크게 오른다. 따라서 어떤 몬스터를 수집했느냐 만큼이나 얼마나 육성했는지도 전투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 스마트폰을 세로로 잡고 즐기는 평범한 전투

전투 시스템은 평범하다. 공격과 방어를 오가는 가장 단순한 구조로, 완성도는 높다

전투 시스템은 평범하다. 턴(Turn) 기반의 전략 게임의 전형적인 진행이다. 몬스터의 속도 능력치에 따라 공격 순서가 결정되고, 순서대로 이동과 공격 혹은 특기 사용을 반복하며 적을 무찌르면 된다. 각 스테이지는 승리 조건에 따라 클리어 등급이 결정된다. 3개의 조건을 모두 달성한 스테이지는 스킵 티켓을 써 보상만 얻을 수도 있다.

전투 지역은 좁은 편이다. 이동이 빠른 몬스터라면 첫 턴에 적을 공격할 수 있다. 반면, 이동속도가 느리면 공격도 못해보고 스테이지가 끝날 때도 많다. 맵 요소요소마다 장애물이 있고, 아군도 마치 장애물처럼 이동을 방해한다. 몬스터의 행동 범위가 평균 2~3칸이라 공격 위치를 잡기가 어렵다.

이런 특징 때문일까. 전투를 직접 할 때와 자동으로 진행할 때의 결과도 꽤 차이가 난다. 자동전투 전투를 쓰면 스테이지 클리어는 문제가 없지만, 클리어 등급 매우 낮아진다. 몬스터의 행동이 매우 단순한 규칙을 기반으로 결정돼 효율과는 거리가 있다. 플레이를 하며 눈에 띄는 조건은 적이 없을 때 최대한 멀리 이동하고, 적이 사정거리에 들어오면 체력이 높은 적부터 공격을 한다. 공격 순서도 무조건 특기부터 사용한다.

전투준비 옵션을 켜면 스테이지를 시작할 때 출격 위치를 결정할 수 있다

조건이 단순하다보니, 약간의 변화도 전투 결과에 민감하게 반영된다.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똑같은 파티를 쓸 때도, 시작 위치를 바꾸면 클리어 등급이 오르기도 한다. 비교적 조건이 쉬운 초반 스테이지에서도 차이가 크다 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캐릭터 육성과 자동전투 사용 유무가 결과에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몬스터의 특기가 늘어나면 선택지가 많아지고, MP 소모도 높아진다. 따라서 후반에는 자동전투의 비중보다 클리어 등급 3성 획득과 스킵 티켓의 중요도가 높아질 수 있다.


■ 육성을 위해서는 반복 전투가 필수

전투-아이템 및 몬스터 획득-육성 콘텐츠의 순환구조다

대부분의 모바일게임이 그렇듯 ‘드래곤퀘스트 택틱스’ 역시 반복 전투가 강제된다. 몬스터를 육성할 재화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몬스터는 특기 외에도 레벨과 등급을 가지고 있으며, 육성에 따라 전투력이 크게 달라진다.

몬스터 육성 재화는 메인 스토리 스테이지에서도 나오긴 한다. 다만, 메인 스토리는 입장에 스테미너(입장 재료)가 필요해 반복 사냥이 어렵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업적 보상과 기간한정 던전 시스템, 파밍 던전 등이 제공된다. 실제로 원작 ‘드래곤퀘스트1’의 몬스터만 쓸 수 있는 배틀로드 모드의 기간한정 던전을 23일 선보이기도 했다.

배틀로드는 소비 스테미너가 0인 대신 지정된 몬스터만 쓸 수 있다

배틀로드는 스테미너가 없어도 진행할 수 있는 던전으로 구성된 모드다. 시간과 환경만 갖춰진다면, 무제한으로 아이템 수집이 가능하다. 물론, 조건은 있다.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몬스터만 쓸 수 있게 제한이 걸렸다. 초반에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며 얻은 희귀도가 낮은 몬스터를 출전시킬 수 있다. 희귀도가 낮아 버려지는 몬스터를 활용해 보라고 권유하는 듯하다. 플레이 시간을 늘리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서의 역할로도 풀이된다.


■ 이름값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드래곤퀘스트 택틱스’는 분명 높은 화제성을 가진 게임이다. 반대로 이름값을 빼고 게임성만을 보면 그다지 끌리는 부분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전형적인 턴제 SRPG의 전투를 수준급으로 구현했지만, 기존 게임과 두드러진 차이점은 보이지 않는다.

몬스터 수집과 육성 등 파고들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게임으로 시리즈를 처음 접한 유저에게 어필하는 ‘드래곤퀘스트 택틱스’만의 차별화된 요소와 존재감이 없다. 몬스터를 육성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지만, 동기를 부여하는 데는 부족한 점이 많다.  뼈대는 탄탄한데 근육이 빈약한 꼴이다.  

UI 편의성, 콘텐츠 및 시스템 튜토리얼은 친절하게 잘 구성돼 있다

이미 각종 매체를 통해 생활에 침투한 일본 유저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실제로 출시 이후 고공행진 중인 인기와 매출순위가 이를 증명한다. 반면, 한국 유저로서 딱히 매력적인 부분을 꼽기가 애매하다. 시리즈의 팬이 아니라면 무난한 SRPG로서 즐겨볼 가치는 있다. 다시 언급하지만, 기본적인 시스템의 완성도는 높다.

또, 소소한 단점을 하나 추가하자면, 2~3스테이지마다 10MB 미만의 추가 데이터 다운로드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옵션에서 추가 데이터를 한 번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이때 용량은 약 2~300MB다. 모든 데이터를 다운로드했을 때 용량도 1GB 정도로 유저 부담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음성 데이터와 같이 선택적인 부분도 아닌데, 굳이 이를 나눠놓은 이유를 짐작하기가 어렵다.


■ 일본 국민게임의 파생작, 한국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드래곤퀘스트 택틱스’는 현재 일본 유저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각종 미디어에서 오마주와 패러디로 활용되는 IP의 힘이다.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시리즈가 받는 관심과도 비교된다. 그렇다면 이 게임의 한국 출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지금까지의 행보로 추정해보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스퀘어에닉스는 ‘드래곤퀘스트’의 다양한 파생작을 꾸준히 내놨지만, 한국에 출시된 작품은 찾기가 어렵다. 글로벌 동시 출시 작을 제외하고,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출시한 모바일게임은 아예 없다. 글로벌 출시에 대한 부담감과 현지화 이슈 등이 발목을 잡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드래곤퀘스트 택틱스'의 차별화 포인트이자 강점인 이름값이 한국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물론, 정식 넘버링 타이틀의 모바일버전이 한국어를 탑재해 유료로 판매되고 있어, 가능성이 완전히 없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게임은 불확실성이 특징인 사업이며,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거대한 매출이 발생하는 지역이니 언제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볼 수도 있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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