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 한 발 물러났던 카카오게임즈가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선다. 카카오 계열사 중 첫 번째의 IPO 사례인 만큼 증권가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1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 7월 23일에 승인됐다. 원래 상장 예비심사는 45영업일, 약 두 달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우량 기업에 주어지는 신속 처리 제도(패스트트랙) 대상에 해당돼 30영업일, 약 한 달 반 이내로 단축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7년부터 상장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2018년 2월에는 텐센트, 넷마블, 액토즈, 크래프톤 등의 업체가 참여하는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고민하던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3월에 코스닥 상장을 의결했고, 5월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 무사히 통과됐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4개월 후인 9월에 돌연 IPO를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목표로 했던 경영 전략상 핵심 사안과 게임 개발과 지식재산권(IP) 기업의 인수 합병(M&A) 등 여러 사안들을 확실하게 마무리한 다음에 다시 추진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기존의 프렌즈게임즈와 스크린골프 사업과 AI 기반 홈트레이닝 사업을 하고 있는 카카오VX에 더해 개발 자회사인 애드페이지와 위치기반 등 신사업 담당 자회사인 라이프엠엠오를 설립하고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세컨드다이브,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여러 개발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엑스엘게임즈까지 인수하며 서비스 라인업과 IP 확보에 성공, 상장 재추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주요 흥행 라인업은 PC 플랫폼에서 ‘배틀그라운드’와 ‘패스 오브 엑자일’, 모바일 플랫폼에서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와 ‘달빛조각사’, ‘가디언테일즈’, 그리고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여러 게임들이다.

하지만 IPO를 진행하게 되면 향후 라인업이 가치 평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라인업은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PC MMORPG ‘엘리온’과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 ‘오딘:발할라 라이징’(가칭)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을 총괄한 김희재 대표가 세운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모바일 전략 RPG와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총괄한 반승철 대표가 세운 세컨드다이브의 모바일 액션 RPG, 그리고 패스파인더에이트가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 ‘카이저2’ 등도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할 유력한 라인업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크래프톤의 지분도 일부 갖고 있는 만큼 ‘엘리온’ 이후 개발되는 크래프톤과 크래프톤 산하 펍지주식회사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들을 서비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964억원, 영업이익 127억원, 당기순이익 1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이 매출 3,910억원, 영업이익 350억원, 당기순이익 89억원이었는데, 한 분기만에 전년 영업이익의 1/3을 달성했고 순이익은 20억원을 초과했다. 이대로라면 지난 2017년 기록한 순이익 607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순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상장 전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는 셈.

예비심사가 승인됨에 따라 카카오게임즈는 승인일로부터 6개월 내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늦어도 내년 1~2월에는 상장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주당 액면가는 100원, 예정 공모 주식 수는 1,600만 주다. 

비상장 주식 거래 사이트에서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주당 65,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데, 상장 예비심사를 발표하기 이전인 한 달 전의 주당 가격이 35,000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이를 단순 환산해도 4조원에 가까운 시가총액이 나온다. 그러면 현재 상장되어있는 게임사 중에서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의 게임 상장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만큼 카카오게임즈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공모 구조 및 향후 일정을 협의한 후 신고서를 제출해 공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IPO 과정에서 성실한 자세로 시장 관계자와 소통함으로써 올바른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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