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게임 리뷰
[글로벌 e게임] 나의 용자, 수준급 액션과 부족한 초반 콘텐츠가 공존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옛것(레트로)에 새것(뉴)을 더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이자 신조어다. 게임 시장에서는 수십 년 동안 사랑받은 IP(지식재산권)의 재발견은 물론, 8비트 그래픽의 일명 복고풍 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흐름은 국내뿐만이 아닌 듯하다. 해외에서는 주기적으로 레트로 풍 게임이 출시돼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대만, 홍콩 등 중화권시장에도 8비트 그래픽의 액션게임이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R2게임즈의 ‘아적용자(현지명 我的勇者, 이하 나의 용자)’다.

이 게임은 레트로 액션게임의 왕도를 걷는다. 탑뷰 형식의 액션을 기반으로, RPG의 육성 시스템을 더했다. 독특한 조작 시스템으로 콘솔 못지않은 손맛을 구현한 것이 최대의 강점이다. 덕분에 대만 구글플레이 인기순위 2위, 홍콩 앱스토어 인기스토어 7위에 오르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그야말로 복고! 8비트 레트로 그래픽 강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8비트 레트로 그래픽이다. 일러스트와 캐릭터, 인터페이스까지 모두 도트스타일로 통일했다. 게임 화면 일부만을 레트로 풍으로 꾸미는 것과 꽤 다른 특징이다. 낡은 인터페이스도 과거 콘솔 게임기에서 본 적 있는 것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8비트 그래픽으로 구현된 2등신 캐릭터를 꾸밀 수도 있다. 모자, 얼굴, 복장 등 9개 부위에 코스튬을 장착하는 식이다. 캐릭터 자체가 작아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좋은 코스튬을 장착한 캐릭터는 꽤 멋스럽다.

무기는 캐릭터만큼이나 거대하게 묘사했다. 어떤 장비를 쓰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함으로 추정된다. 캐릭터의 강함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으로도 보인다. 변화를 주기 힘든 캐릭터 대신, 무기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무기는 전투와 액션을 책임지는 파츠라 표현에 더 신경 쓴 듯하다.

 

■ 액션에 맛을 더하는 이펙트와 효과음

과거의 액션게임은 액션을 과하게 표현했다. 시각적 이펙트에 리소스(자원)을 쓸 수 없으니, 과장된 연출로 액션을 연출했다. 효과음도 손맛과 보는 재미를 살리는 중요한 요소였다. 뉴트로를 추가한 ‘나의 용사’ 역시 그래픽과 효과음, 전투 연출에 세심하게 신경 쓴 티가 난다.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효과음과 조작 시스템이다. 먼저 타격음과 발사음 등 여러 가지 소리가 어긋남 없이 제때 재생돼 몰입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많은 중국 게임이 싱크로가 어긋난 이펙트를 보여주는 것과 비교된다.

세 개 속성 던전을 클리어하면 다음 스테이지(비경)로 갈 수 있다

이밖에 적의 공격과 스킬 사용도 직관적으로 구현됐다. 공격의 속성, 패턴,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탄환의 모습이 달라진다. 속성 저항과 상성이 중요해지는 후반 던전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특징이다.

■ 조이스틱을 모티브로 한 참신한 조작 시스템

전투 시스템, 특히 조작 시스템의 완성도도 높다. 탑뷰 슈팅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큰 변화를 주기 힘들다. 이런 기본을 제대로 지키는 것으로 액션의 뼈대를 잡았다. 여기에 단순한 조작 시스템으로 문턱을 낮추고, 독자적인 스킬 타겟팅 시스템으로 손맛을 채웠다. 덕분에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공격과 스킬 버튼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그럴싸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조작에 따른 반응도 빠릿빠릿해 액션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스킬 아이콘을 꾹 누르고 있으면 마치 게임패드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처럼 발사 방향과 위치를 바꿀 수 있다

공격은 크게 일반 공격과 스킬 공격으로 나뉜다. 무기에 따라 달라지는 일반 공격은 체력이 낮은 적을 우선으로 타겟팅한다. 반면 스킬은 체력이 가장 많은, 강한 적을 최우선으로 공격한다.

스킬 버튼을 터치한 채로 있으면 표적을 조정할 수 있다. 마치 게임패드의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이나, 마우스를 쓰는 것처럼 말이다. 덕분에 스킬의 특성을 모두 파악하고 조작에 익숙해질수록 스킬의 활용도가 크게 증가한다. 게이머의 실력이 배제되기 쉬운 모바일 액션게임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게임패드를 스마트폰과 연결해봤지만, 자동 키 매핑은 되지 않았다.
 

■ 장비 획득과 스킬 레벨업이 핵심

장비 아이템은 등급이 낮아도, 성급을 높이면 쓰임새가 생긴다

육성 요소는 크게 장비와 스킬로 나뉜다. 장비는 능력치와 효과가 완전 무작위로 결정된다. 공격-방어력 증가, 속성 저항, 속성 공격력 증가 등의 옵션이 장비 등급에 따라 2~3개가 따라붙는다.

장비를 강화하면 기본 능력치가 늘어난다. 성급(별 등급)을 올리면 1개에서 2개의 정해진 추가 옵션이 증가한다. 무조건 등급이 높은 장비보다는, 성급을 최대한 높게 올린 장비가 더 유용해질 때도 있다. 던전 속성에 맞춰 장비를 교체해야 하니, 최소 2세트의 장비를 강화하는 게 유리하다. 속성은 불-물-나무 세 가지이며, 불은 나무, 나무는 물, 물은 불 속성에 강하다.

스킬을 얻을 수 있는 기교시연 던전(가운데). 하루 한 번 입장할 수 있다

스킬 획득과 레벨업도 중요하다. 스킬 데미지가 사냥 속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스킬은 E등급 용자부터 입장 가능한 기교시연(技巧試煉) 던전에서 입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던전을 공략하고, 더 좋은 장비를 파밍해, 다음 던전에 도전하는 순환고리가 ‘나의 용자’의 즐길 거리다. 스킬은 최대 4개를 쓸 수 있으니, 싱글과 파티 플레이에서 역할에 따라 나누어 세팅할 필요가 있다.

왼쪽부터 전사, 유협(궁수), 목사(사제), 법사, 닌자. 초반에는 3개 직업만 고를 수 있다

무기는 모든 캐릭터와 클래스가 공유하는 방식이다. 방어구는 직업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종류가 다르다. 다른 클래스의 전설급 아이템을 얻었다면, 마을 7시 방향에 있는 타워나 왼쪽 위에 있는 계정 인터페이스에서 캐릭터를 바꿀 수 있다. 많은 게임이 채용하는 클래스 체인지 시스템이다. 획득한 아이템은 창고를 통해 공유되니, 육성부담도 덜하다.
 

■ 빈약한 스토리텔링은 의도한 것일까?

마을 위쪽으로 이동하면 음산한 배경음악과 함께 최종 보스의 거처로 추정되는 부유성이 보인다

이 게임은 제목 그대로 세상을 구하는 용기 있는 사람(용자)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모험은 세상을 구하기 위함이 분명하다. 게임을 시작할 때 나오는 인트로, 다소 어두운 마을 풍경 등에서 핵심 이야기를 유추할 수 있다.

단단한 철문으로 막힌 마을 입구

또, 마을 가장 위쪽에는 강함 바람 소리와 함께 최종 보스의 거처로 추정되는 거대한 성을 볼 수 있다. 아래쪽은 굳게 닫힌 문과 함께 음산한 소리가 출력된다. 직접적인 스토리텔링 대신, 간접적인 분위기로 게임의 진행상황을 알려준다.

스토리텔링을 담당하는 일지.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얻은 별 개수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일지를 통해서도 게임 속 이야기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일지는 던전을 진행하며 얻은 별 개수에 따래 개방되며, 용자가 작성한 일기 형식으로 작성된다. 또, 위인들의 명언이 추가된 것도 특이한 부분이다.

간접적인 스토리텔링은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게임 진행에 비교하면 분량이 적게 느껴진다. 유저 스스로 게임 속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도 좋지만, 메인 퀘스트 진행이나, 간단한 시놉시스를 추가해 대략적인 흐름 정도는 파악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필요하다.
 

■ 반복되는 스테이지와 부족한 초반 콘텐츠

‘나의 용자’는 던전을 탐험하는 재미에 집중한 액션게임이다. 하지만 콘텐츠 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눈에 밟힌다. 모바일게임의 필수가 된 자동전투가 없어, 무조건 직접 플레이를 해야 한다. 장비 파밍이 큰 축이 되는 게임인 만큼, 제한적인 자동사냥 모드를 지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7로 나뉜 용자 등급. 차라리 용병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 이유다

콘텐츠가 열리는 타이밍도 느리다. F에서 EX3급까지 27단계로 나뉜 용자 등급을 올려야 할 수 있는 일이 조금씩 늘어난다. 길드는 D급, 추가 육성 콘텐츠로 추정되는 NPC는 A급 용자 등급을 달성해야 열린다. 용자 등급은 특정 스테이지 돌파 등의 미션을 통해 올려야 하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A급 용자가 아니면 말도 섞지 못한다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지 미리 알아보기도 어렵다. NPC의 모습과 이모티콘 등으로 어떤 기능인지를 추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게이머라면 대충 눈치를 챌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은 있다. 하지만 NPC와 대화로 어떤 콘텐츠인지를 넌지시 알려주는 편이 개발 난이도는 물론, 유저 입장에서도 편리하다. 이를 굳이 숨겨놓은 이유를 추정하기가 어렵다. 

사실 등급을 올리는 것은 유저의 노력에 달렸다. 행동력이나 에너지 같은 던전 입장 제한도 없어,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꽤 게임을 진행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열리지 않는 콘텐츠들이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 캐주얼 게이머보다는 게임을 진지하게 즐기는 하드코어 게이머를 타깃으로 한 느낌이 들 정도다. 


■ 액션의 매력만은 확실한 게임

모험은 이 곳에서 시작된다

‘나의 용자’는 액션과 슈팅 게임의 매력을 파고든 매력적은 8비트 풍 레트로 게임이다. 과거 유행했던 PC-콘솔 게임 ‘엔터 더 건전’의 모습과 닮았다. 쏟아지는 적의 탄환 공격을 피하고, 열심히 육성한 캐릭터로 보스를 물리쳤을 때의 쾌감이 상당하다. 좋은 장비가 편한 클리어를 보장하지 않는 시스템이 게이머의 도전욕을 자극한다.

반면 액션과 던전을 빼면 즐길 거리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 초반에는 할 수 있는게 전투와 강화 밖에 없다. 결국 던전을 계속 도전하게 된다. 던전 구성은 무작위로 결정됨에도, 플레이를 하다보면 언젠가 해본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보스전투 역시 속성에 따라 비슷한 보스가 계속 반복 출현해 신선함이 갈수록 줄어든다. 약 5개 스테이지(비경) 마다 새로운 보스가 등장하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요약하면 잘 만든 액션으로 부족한 초반 콘텐츠를 메운 게임이라 평하고 싶다.

도전 콘텐츠 투기장 클리어 화면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삼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