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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독점과 수수료로 불거진 애플 대 IT공룡의 분쟁, 네가지 관전 포인트

애플과 에픽게임즈 갈등이 본격화됐다. 여기에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합세하며 애플과 IT공룡의 대립으로 규모가 커졌다.

분쟁은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에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을 더하면서 시작됐다. 애플과 구글은 이 결제 시스템이 약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여기에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권한을 차단하는 강수를 뒀다. 사실상의 퇴출이다. 이에 따라 에픽게임즈의 3D엔진 언리얼엔진을 사용한 게임 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픽게임즈는 바로 미국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애플도 정당한 행위였음을 어필하며 반격에 나섰다. 법적 공방에서 핵심 쟁점은 독점적 행태와 남용이다. 법원은 독점적 남용은 인정했지만, ‘포트나이트’ 서비스 중단은 정당했다고 봤다. 앞으로 본안 소송의 결과에 따라 모바일게임을 포함한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가 크게 변화할 것은 분명하다.

 

■ 경쟁 플랫폼과 온라인쇼핑몰은 10% 대 수수료

시장은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대립을 30%에 달하는 수수료에 따른 분쟁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외부 결제를 허용하지 않는 플랫폼 사업자 애플의 독점적 행태도 문제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웹페이지 기반의 결제방식을 도입한 MS와 구글, 페이스북게임 등록을 거부하고 있다. 각 게임은 PC와 기타 장치의 웹브라우저 혹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크로스 플랫폼(하나의 게임을 여러 기기의 클라이언트로 즐기는 방식)까지는 인정하지만, 결제창구를 우회하는 것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공식 홈페이지에는 애플 기기에 설치된 앱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명시했다.

현재 구글과 애플 스마트폰에서 앱을 구매할 때는 두 회사의 결제 시스템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판매 금액의 30%는 수수료 명목으로 구글과 애플이 챙긴다. 최근 국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모든 콘텐츠 판매 수수료 30% 적용은, 게임업계에서는 해묵은 이슈다.

원스토어는 수수료 인하 이후 8분기 연속 성장했다고 지난달 20일 발표했다

한국 게임업계는 오픈마켓 등장 초기부터 30%의 수수료가 높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마켓 수수료, 엔진 사용료, 퍼블리싱 비용, 서비스 비용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이유다. 단순한 유통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도 문제였다. 최근 주요 회사들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낮아졌는데, 이 역시 모바일게임이 핵심 사업이 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게임 유통 플랫폼의 평균 수수료는 30%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2018년부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PC 패키지 유통 플랫폼 스팀은 기본 수수료가 30%이지만, 매출에 따라 수수료가 20%까지 낮아지는 방안을 도입했다. 에픽게임즈스토어는 12%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8년 수수료를 20%까지 낮췄다. 외부 결제도 허용했다. 외부결제를 사용하면 수수료는 5%까지 낮아진다. 덕분에 2019년 2분기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68% 이상 증가했고, 유료 구매자도 늘었다고 발표했다. 수수료 인하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하나의 사례다. 수수료 부담이 낮아진 만큼, 고객 서비스의 질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도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국내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유통업태별 실질수수료율은 TV홈쇼핑 29.6%, 백화점 21.7%, 대형마트 19.6%, 복합쇼핑몰(아울렛) 14.7%다. 온라인 유통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온라인쇼핑몰은 10.8%로 게임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 글로벌 시장 진출 창구 역할 인정해야한다는 목소리도

포트나이트 결제방식 선택화면(출처=에픽게임즈)

수수료는 단순히 유통에 따른 절차 및 중개 비용만 포함하는 것이 아니다. IT산업에서는 유통과 홍보창구, 플랫폼 사용료 등 다양한 항목에 값을 매겨 책정된다. 이런 항목까지 살펴보면 구글과 애플이 억울할 수도 있다.

구글과 애플은 등록된 앱을 대상으로 피쳐드와 추천 등 개발과 홍보를 지원한다. 중소개발업체와 인디게임은 피쳐드 여부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곤 한다. 최근에는 글로벌 진출의 편리함도 비싼 수수료를 인내하는 이유로 떠올랐다. 실제로 국내 게임업계가 서구권과 중동 지역에 게임을 출시하는 비율도, 오픈마켓의 등장과 함께 크게 증가했다.

출처=애플 앱스토어 홈페이지 캡처

구글과 애플의 오픈마켓이 등장하기 전, 발로 뛰며 판로를 개척해야 했다. 여기에 드는 비용과 현지 수수료가 30%보다 높은 경우도 있었다. 이에 비해 마켓 등록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해 진점은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운영체제 유지보수를 위한 간접세의 성격도 포함될 수 있다. 구글과 애플은 마켓 사업자로 익숙하지만, iOS와 안드로이드OS를 개발-서비스-관리하는 운영체제 사업자이기도 하다. 운영체제를 유지하는 데는 개발과 보안 시스템 개발 등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 라이선스 비용을 받고 있다.

 

■ 정당한 권리인가 횡포인가, 독과점 여부가 핵심 쟁점

마켓별 게임과 비게임 앱 매출 비중(출처=앱애니)

IT공룡의 싸움으로 번진 분쟁의 핵심은 독과점 여부다. 독과점을 법원이 인정한다면, 결국 수수료 인하와 외부결제 도입이라는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애플이 승소하더라도 멍에만 남는다. 당분간 수수료율은 지키겠지만, 폐쇄적인 플랫폼 환경에 반감을 든 IT공룡 연대가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콘텐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매출 대부분이 게임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득보다 실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앱애니가 발표한 2020년 2분기 글로벌 앱 매출은 약 270억달러(약 32조)다. 이중 게임과 관련된 앱에서 약 194억달러다. 비중으로 따지면 매출 72%다. 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분쟁에서 승리한다고 처도 골인 지점은 멀다. 수수료 인하에 대한 압박은 독점적 지위 남용과는 무관하게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IT공룡들이 명분을 발판으로 연합을 꾸릴 가능성도 높다. 연합군을 형성한 MS와 에픽게임즈가 외부 결제 및 수수료율이 낮은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애플 입장에서는 불안요소다.

 

■ 피할 수 없는 수수료 논쟁, 구글에도 불똥 튈까?

이번 분쟁이 구글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애플 앱스토어와 iOS에서 에픽게임즈가 퇴출된 것이 문제로 다뤄지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독과점과 수수료, 외부결제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만일 애플의 독과점 행태가 인정된다면, 비슷한 운영정책과 행보를 걸어온 구글플레이도 큰 압박을 받게 된다. 코로나19로 광고 매출이 줄어든 구글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알파벳(구글)이 공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383억 달러(46조원)를 기록했다. 여행·숙박·항공 등 주요 광고주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반면 모바일게임과 유튜브 이용이 증가한 게 위안이다. 유튜브 광고 매출은 38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지다. 단 지난 분기보다는 5.6% 감소했다.

수수료로 시작된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다. IT공룡이 연합을 구성해 모바일 앱마켓 사업자와 대치하는 모양새다. 무기로 독과점을 든 이상 게임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거운 수수료를 개선해주길 끊임없이 주장해온 국내업계가 이번 사태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할 이유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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