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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놀랍게 성장한 중국의 모바일 게임 개발력, 앞으로가 두렵다

최근 중국 게임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산업 규모로 살펴보면, 2015년 상반기에 605억 위안(약 10조 4,937억 원)이었던 것이 2020년 상반기에 1,394억 위안(약 24조, 1,789억 원)으로 성장했다. 5년 만에 2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사진=중국 게임산업 보고서

중국 게임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바로 모바일 게임이다. 시장 조사 업체 아날리시스의집계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률은 2016년 상반기에 89.71%를 기록했고, 2017년 상반기에는 27.29%, 2018년 상반기에는 9.93%를 기록했다. 성장률이 비교적 낮았던 2018년 상반기에는 중국 정부가 게임 판호 발급을 중단했었다. 2018년 12월 말에 게임 판호가 다시 발급되면서 2019년 상반기의 성장률은 18.87%로 다시 올라갔다.

또한, ‘2019년 중국 게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은 중국 게임 산업의 68.5%를 차지한다. 중국 게임 산업의 선두주자인 텐센트나 넷이즈의 게임 매출을 살펴보면, 모바일 게임 매출의 비중이 가장 높다. 완미세계, 37게임즈, 셩취게임즈 등 다른 중국 게임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모바일 게임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들의 개발력도 놀랍게 성장했다. 본 기자는 지난 2년 동안 꾸준하게 중국 앱스토어를 살펴봤다. 눈에 띄는 신작이 출시되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즐겨봤다. 대형 업체들이 내놓는 신작을 살펴보면, 그래픽, 완성도, 게임성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결과, 중국 모바일 게임에 대한 본 기자의 인식은 빠르게 변화했다. 2018년에는 ‘이제 중국 게임이라고 무시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었다. 2019년에는 ‘한한령이 사라져도 한국 모바일 게임으로 중국에서 성공하기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0년에는 ‘이제 중국과 한국의 대형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경쟁을 한다면, 한국이 중국을 이기기는 상당히 힘들어졌다’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 모바일 게임 산업의 개발력이 향상됐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무엇일까? 일단 굴지의 게임 업체 혹은 콘텐츠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과 모바일 게임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펍지주식회사, 워너 브라더스, HBO, 마블 엔터테인먼트, 토에이 애니메이션 등이 중국 업체 텐센트 혹은 넷이즈와 모바일 게임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로 ‘콜 오브 듀티: 모바일’, ‘디아블로 이모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마블 듀얼’, ‘해리포터: 깨어난 마법’, ‘왕좌의 게임: 윈터이즈커밍’, ‘슬램덩크’ 등 유명 작품들을 소재로 하는 모바일 게임들이 중국 개발사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이런 게임들은 중국 외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에서 출시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만 살펴봐도 중국 상위 업체들의 개발력이 상승한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과거에는 그래픽 품질부터 한국 모바일 게임과 차이가 컸지만, 이제는 그렇지도 않다. 중국에서도 언리얼엔진으로 개발되는 모바일 게임이 많아지면서, 그래픽 품질은 사실상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왔다. 그러면서 게임성도 탄탄하다. 과거에 중국 웹게임(웹 브라우저 게임) 시장이 한국에 비해서 많이 활성화됐던 것이, 웹게임과 여러모로 비슷한 모바일 게임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행하는 장르가 다양하다는 점도 돋보인다. 사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모바일 MMORPG와 모바일 RPG가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쏠림 현상이 심하다 보니, 다른 장르 게임은 매출 상위권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중국도 인기 있는 장르가 있긴 하지만, 한국만큼 쏠림 현상이 심하진 않다. 전반적으로 보면, 적진 점령, 모바일 MMORPG, 모바일 RPG, 총싸움, 배틀로얄, 전략, 레이싱, 스포츠, 리듬, ‘로그’류(로그라이크) 게임, 방치형 게임, 하이퍼 캐주얼 게임(초간단 게임) 등 다양한 장르가 골고루 흥행하고 있다. 때로는 대전 격투 게임처럼 모바일 게임으로는 흥행시키기 힘든 장르의 게임이 중국에서 꽤 괜찮은 성과를 내기도 한다. 성장의 ‘양’도 대단하지만 성장의 ‘질’도 나쁘지 않은 것이다.

이렇듯, 중국 업체들의 모바일 게임 개발력은 중국 모바일 게임 산업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우려되는 것은 최신 게임들이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로 진출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예 중국보다 다른 국가에서 먼저 출시하는 경우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반면, 한국 모바일 게임 산업은 아직도 모바일 MMORPG와 모바일 RPG에 너무 쏠려있다. 그렇다보니, 중국에서 흥행한 특정 장르의 게임이 한국에 오면 거의 ‘무주공산’에 온 것처럼 그 시장을 휩쓸어버린다. 방치형 게임 ‘AFK 아레나’가 그랬고, 전략 게임 ‘라이즈 오브 킹덤즈’가 그랬다. SRPG ‘랑그릿사’는 한국 업체들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던 모바일 SRPG라는 장르를 거의 ‘평정’해버렸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2021년에는 한국 모바일 게임이 중국 모바일 게임과 경쟁을 하는 것이 점점 버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이들과 경쟁하는 것이 힘들어지면 대만, 동남아시아, 일본 같은 외국에서는 더 힘들어질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모바일 게임 개발력 향상을 재미있게 지켜봤지만, 어느새 이런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두려워지게 된 이유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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