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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좋은 5G 서비스는 일반인 위한 것 아니다? 이통사의 교묘한 발빼기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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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 이통사의 홍보는 그야말로 눈부실 정도였다. 평창올림픽과 맞물려 과기부가 새로운 5G 서비스를 한국에서 먼저 해야할 당위성을 설파하고 나면 이통사는 그 뒤에 이용자가 얼마나 빠르고 지연속도가 적은 좋은 서비스를 맛볼 수 있는지 설명했다.

당시에도 이미 4G 서비스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을 아는 기자들은 이런 사탕발림 같은 말에 회의적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적어도 과기부나 이통사는 이번에야 말로 다를 것이라고 다짐했기에 많은 진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이통사가 일반 사용자에 대한 기술적 서비스 약속에서 발을 뺄 거라고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 국내 이통사들이 5G에서 당초에 이야기했던 28GHz 서비스를 교묘하게 기업용으로만 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한국의 일반 사용자에게는 3.5GHz를 위주로 해서 일부지역 등에서만 28GHz를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초고주파 서비스가 가진 초고속과 매우 짧은 지연시간 서비스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돈 많은 기업이나 일부 소수 사용자만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지난 2016년 10월 30일, 과기부와의 간담회에서 SK텔레콤은 시범 서비스 대역인 28GHz 대역에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준비 중인 KT는 충분한 대역폭 활용이 가능하도록 3.5GHz 대역과 28GHz 대역을 동시에 공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LG유플러스도 현재 5G 주파수로 28GHz 대역을 시험중이며, 상용 서비스는 추후 국내에서 분배되는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 KT는 2020년부터 28GHz 5G 장비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한층 빨라진 데이터 전송속도와 응답속도로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씩 다른 언급이 나오기 시작한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나 초저지연 서비스 등이 요구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28GHz 장비를 구축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이란 일반인 행사에서 홍보하던 서비스가 갑자기 특정 분야에서나 쓰는 서비스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이제 5G서비스가 한참 시행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일반인들이 느린 5G서비스 속도와 접속에 불만족을 느끼는 이유가 주로 3.5GHz 주파수의 한계와 충분하지 못한 기지국 때문이라는 점을 볼 때 매우 교묘한 발빼기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일반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광고와 각종 홍보에는 28GHz 서비스에서 나온 좋은 결과물을 쓰다가 막상 그 서비스는 일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돈을 더 많이 내는 기업용이나 특수용도라고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28GHz는 전파도달거리가 짧은 대신 그 거리 안에서는 매우 우수한 전송속도와 지연시간을 가진다. 이걸 쓰겠다는 건 원래 그만큼의 중계기 설치등 인프라 비용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이나 다름없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에서 내놓은 한국 5G 사용자 경험 보고서에 따르면 6월 기준으로 국내 5G 이용자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85% 이상을 LTE로 접속하고 있다. 5G에 연결됐을 때의 속도는 세계 최상위권으로 무척 빠른 편이지만 연결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다. 현재 상용화된 5G NSA(비단독모드) 방식은 LTE망과 장비를 공유하는데 만족스러운 5G 경험을 하려면 이른바 진짜 5G로 평가 받는 고주파수 대역(28GHz)의 5G가 본격화되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렇지만 이통사는 별로 그럴 생각이 없어보인다. SK텔레콤은 최근 5G 통신 28GHz 주파수를 기업고객(B2B) 특화 서비스에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결국 좋은 5G 서비스는 일반인을 위한 것 아니었다. 화려한 이통사 5G광고 뒤에 숨은 매우 불편한 진실이다.

 

출처=KT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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