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쉽게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빨라야 앞으로 2~3년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그리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도 백신과 마찬가지로 오래 걸린다.  

이에 모든 사회 영역에서 ‘뉴노멀’ 시대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 기존의 일상이 아닌 새로운 일상,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가장 큰 관건은 오프라인(현장) 방식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 대면과 접촉을 가급적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느냐다.

이런 흐름에서 게임 산업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사실 게임 산업은 PC방 관련활동을 제외하면, 애초에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거의 없어진 상태였다. 예전에는 콘솔 게임이나 PC 게임을 소매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된 시대다. 모바일 게임은 출발부터 아예 오프라인에서 무언가를 구매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게임 산업은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비대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산업 중 하나다. WHO(세계보건기구)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도 코로나19가 심해졌을 때 “집에서 음악, 책, 게임을 즐겨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게임을 소재로 하는 e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조금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게임 산업은 비대면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인프라가 잘 구성되어있다는 점을 활용해서, 다른 산업과 협업해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다.

이미 ‘포트나이트’가 BTS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거나,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게임 내에서 개최한 적이 있었다. 이런 아이디어를 조금 더 확장하면, 게임과 가상 콘서트를 접목한 콘텐츠가 나올 수도 있다. 특정 가수 팬들이 가상 콘서트 프로그램에 접속해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가수는 실제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송출해주는 식이다.

경험 많은 게임 개발사라면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다양한 요소를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콘서트 중간에 가수와 팬들이 간단한 미니게임을 함께 즐기거나 관중들끼리 단체 게임을 즐기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팬들의 함성으로 몬스터를 물리치는 미니 게임부터, 가수와 팬들이 함께 리듬 게임 같은 것을 플레이해보는 콘텐츠도 상상해볼 수 있다. 여기에 VR 기기까지 지원한다면 유저들도 조금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중계관련 콘텐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야구나 축구 같은 스포츠들이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앞으로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야구나 축구를 중계방송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서, 기존의 관중석에 앉아있는 것 같은 경험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유저가 일종의 ‘중계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가상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로 다양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주변 캐릭터들의 음성이나 상호작용도 듣고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홈런이나 골 같은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함성이 들리고 유저들의 반응도에 따라서 함성 소리도 다르게 나오게 하는 것이다. 치어리더도 가상 캐릭터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게임 업계들도 당장 눈앞에 닥친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이런 것들을 미처 깊게 생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권력자중 한 명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11월 미국 대선에 맞춰서 백신을 들고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겠지만, 그게 재촉한다고 해서 빨리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게임 산업의 장점과 인프라 구축 능력을 다른 산업과 연계해서 활용해보자는 것이다. 게임 업체 종사자들이 본인이 관심이 있는 다양한 산업에서 이런 것을 고민하다보면, 의외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고 본다. 지금은 ‘포트나이트’가 BTS의 새로운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정도지만, 1~2년 후에는 더 재미있고 참신한 협업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