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비싼 요금에 28GHz 배제…정부-이통사, 5G 대국민 사기극 벌였다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시작된지 1년 반이 지났다. 이 서비스가 시작될 때만 해도 정부는 LTE 기반 4G 서비스 대비 최대 20배의 빠른 속도와 1/10 낮은 지연 속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각 이동통신사들도 월등하게 빠른 속도로 기존에 불가능했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광고도 그렇게 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어떤가? 사용자들은 5G망에 접속한 순간보다 4G망에 접속한 순간을 더 많이 목격하고 있다. 대부분 아주 비싼 기본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사실상 과거 LTE 시절과 다를바 없는 통신 사용 환경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각 통신사의 5G 서비스는 3.5GHz 주파수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기지국이 커버할 수 있는 거리가 4G에 비해 짧고, 벽을 통과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때문에 4G 시절보다 훨씬 더 많이, 촘촘하게 설치해야 했는데, 이마저도 설치 속도는 느리고, 그나마 대도시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가입자들은 5G망을 제대로 이용하기 힘들고, 5G 단말기가 4G LTE망을 주로 사용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새롭게 출시되는 스마트폰들도 대부분 5G망을 타겟으로 하고 있고, 여기에 보조금을 많이 태우는 대신, 보통 8만원 이상의 고가의 5G 요금제를 사용하도록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 그 비싼 요금제를 바꾸지 못하고 꼼짝없이 2년간 묶여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시 4G로 돌아가려면 위약금도 내도록 했다.

그나마 KT가 최근 대용량 데이터를 지급하면서도 기본 요금을 6만원대로 끌어내린 상품을 내놓으면서 가격 인하 경쟁이 시작되긴 했다. 과거 LTE 요금제에서 무제한급 요금제가 6만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셈이다.

그에 따라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은 이 경쟁에 참여해야 될지 말지 고민에 빠져있다. 여기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경쟁사에게 가입자를 뺏길 여지가 점점 커진다.

하지만, 진정한 핵심은 따로 있다. 바로 적절한 가격과 더불어 진정한 5G 서비스를 소비자가 제공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비싼 요금을 내면서 기지국이 제대로 설치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면, 통신사는 소비자들에게 진정한 5G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진정한 5G 서비스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28GHz 주파수를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4G의 20배의 속도와 1/10의 지연속도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숫자는 가장 처음에 언급한 바 있다. 정부와 이동통신사도 이것을 약속했다.

그런데 이동통신사부터 이 약속을 어길 조짐을 보였다. 이동통신사에서는 28GHz 대역을 초고속 및 초저지연을 필요로 하는 특정 분야에 먼저 사용한다는 방침을 여러 창구를 통해 흘리고 있다.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 산업에 먼저 사용한다는 거다.

실제로 이동통신사들은 주파수 할당의 조건으로 오는 2021년까지 각 사업자가 최소 15,000개 이상, 2023년까지 10만개의 28GHz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받았지만,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28GHz 기지국은 단 한 대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무마저 저버린 것이다.

이렇게 통신사의 비싼 요금과 소비자 외면, 의무 불이행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특히 국가 통신의 수장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마저 이동통신사 편을 들고 국민을 외면하는 발언을 해 지탄을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기영 장관은 지난 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28GHz 주파수를 기반으로 한 초고속 5G 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한다는 생각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변하면서 이 서비스는 기업간 통신망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기업들과 이 내용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통신사에서 처음 흘러나온 이야기를 정부가 확인사살을 해준 셈이다.

이 이야기가 나오고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별도의 설명자료를 배포하면서 “28GHz 기반 초고속 5G 서비스는 해당 주파수를 사들인 이동통신사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며 공을 이동통신사로 다시 넘겼다.

이처럼, 이동통신사들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요금을 받아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그들은 더 적은 기지국으로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자신들의 이익 추구 및 편의 때문에 28GHz의 대국민 서비스를 외면하고 있다. 결국 정부와 기업이 한통속이 되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셈이다.

소비자들은 합당하게 책정된 요금을 내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가 받는 1인당 평균 매출이 공급 원가는 140%가 높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그만큼 국민들을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동통신사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이윤만 추구하면서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지 않을 거라면, 지금이라도 요금을 합리적으로 개편해 낮추거나, 지속적으로 폐지 및 축소하고 있는 할인 정책을 원상복구해야 할 것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상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