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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몬스터헌터 라이더즈, 액션을 뺀 이유를 보여주지 못한 외전

일본 시장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은 게임을 꼽을 때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올해로 16주년을 이어온 인기 시리즈이며, 각종 미디어에서 게임을 패러디 혹은 오마주할 때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글로벌 게이머에게는 ‘몬스터헌터 월드’ 시리즈가 가장 친숙할 것이다. 지난 2018년 콘솔과 PC버전이 출시돼 약 2년간 1,500만장(캡콤 1월 발표 기준) 이상을 팔았다. 경쟁작이 적은 시기를 잘 탔고, 오픈월드를 사용한 새로운 맵 구조와 탄탄한 콘텐츠가 시너지를 내 게이머의 선택을 이끌어냈다.

최근 게임 시장에서 유명 IP(지식재산권)의 모바일게임화 일상화됨에 따라, 일본 개발사 캡콤도 다양한 방식을 사용한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외전 게임을 선보였다. 올해 2월 19일에는 방어구와 몬스터, 오리지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수집형 RPG ‘몬스터헌터 라이더즈’를 출시했다.
 

■ 몬스터는 수렵의 대상이 아니다! 친구다!

원작의 몬스터가 라이더의 친구이자 조력자로 등장한다. 왼쪽부터 조룡종 도스재기, 비룡종 리오레우스, 해룡종 라기아크루스

‘몬스터헌터 라이더즈’는 원작의 요소를 새롭게 재해석한 외전이다. 적이었던 몬스터가 친구로 등장하며, 거대한 이야기를 함께하는 동반자로 활약한다. 그래서 게임 속에서 부르는 공식 명칭도 오토몬이다. 일본어로 친구와 몬스터를 합성한 것. 포켓몬과 피슷한 느낌을 주도록 의도적으로 설정한 느낌이 강하다.

도감을 보면 몬스터보다 라이더의 숫자가 배 이상 많다

수집형 RPG라는 장르를 생각했을 때 ‘몬스터헌터 라이더즈’의 수집 대상은 몬스터일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몬스터, 오토몬은 14일 기준 32개로 적은 편이다. 반면 오리지널 캐릭터의 수는 84명으로 많다. 스토리를 진행해야 하는 RPG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여러 지역을 돌며, 다양한 캐릭터와 만나게 되며, 이들과 대화를 진행하는 스테이지도 많다.

캐릭터를 부르는 명칭은 라이더다. 몬스터에 탑승(라이드)한다는 뜻이다. 전투에서 라이더는 태그에 따라 기본 공격, 스킬 공격, 몬스터 스킬 공격, 협동 공격(태그 스킬) 등 5개의 방법을 골라야 한다. 적의 상성과 속성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 ‘몬스터헌터 라이더즈’의 전투에 기본이자 토대다.
 

■ 라이더와 오토몬을 잘 짝지어야 전투가 쉬워진다

수집 요소는 앞서 이야기했듯 라이더와 오토몬이다. 라이더는 뽑기를 통해 얻을 수도 있고, 스토리 진행에 따라 합류하기도 한다. 오토몬은 스토리와 전용 던전에서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다. 초반 단계에서는 거의 100% 얻을 수 있어 기본 파티를 꾸리는데 어려움은 없다.

라이더와 오토몬은 한 팀을 이뤄 전투에 출전한다. 한 라이더에 여러 개의 오토몬을 배정할 수 있으며, 전투 준비 단계에서 어떤 오토몬에 탑승할지를 결정한다. 오토몬의 특성과 속성, 태그 팀을 이룬 라이더와 관계에 따라 스킬이 바뀐다.

파티 및 육성(강화) 인터페이스

기본적으로 모든 라이더와 오토몬이 태그를 이룰 수 있지만, 태그 특성이 같은 종류를 짝지어야 특성이 발동된다. 오토몬을 선택할 때 발동가능 표시가 표시되니 태그를 꾸리기는 어렵지 않다.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오래 즐긴 유저라면 라이더와 오토몬의 관계를 예상할 수 있다. 라이더는 기존 시리즈에 등장하는 방어구와 무기를 사용한다. 방어구에 사용된 재료를 주는 오토몬과 당연히 태그 효과가 발동된다. 원작 시리즈의 요소를 살린 부분이자, 관계성을 강조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액션을 빼고 평범한 턴제 전투로 채웠다

태그를 제외한 전투의 흐름은 평범한 턴제 방식이다. 캐릭터의 능력치에 따라 공격 순서가 결정되고, 공격과 방어가 순서대로 진행된다. 전투 시간이 길어지면 기억석을 사용해 1.5배의 데미지를 주는 공격도 가능하다. 일종의 필살기인 셈이데, 활용도는 크지 않다.

반면 던전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적의 약점 속성을 공격하는 전략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라이더와 오토몬을 어떻게 태그 시킬지를 고민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라이더에게 준 오토몬은 해제가 불가능하다. 오토몬을 얻은 시점부터, 주력으로 육성할 라이더와 오토몬을 잘 짝지어야 공략이 편해진다.

야생의 오토몬을 공격해 동료로 삼자?

시나리오 3장까지의 전투는 막힘없이 스무드하게 지나간다. 적의 약점이 대부분 화속성이라 기본으로 주어지는 몬스터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이후 4장 보스 라이더 다라이어스와 오토몬 테오 테스카토르는 기본 파티로 상대하기가 까다롭다. 화속성 저항 50%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만 진행한 유저가 막히는 부분인데, 이때부터 오토몬 획득과 일일 던전을 돌면서 천천히 육성과 핵심 파티를 꾸리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 부위파괴, 아이루 등 시리즈를 상징하는 요소는 어디에?

채집 파견과 요리 등 시리즈의 마스코트인 아이루의 역할이 오토몬과 라이더로 대체됐다

‘몬스터헌터’는 올해로 16주년을 맞이한 인기 시리즈인 만큼, 게임을 상징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많다. 고기를 굽는 미니게임, 몬스터의 특정 부위를 집중 공격해 파괴하는 부위파괴 시스템, 헌터의 동반자 아이루가 대표적이다.

이런 상직적인 요소들이 ‘몬스터헌터 라이더즈’에서는 찾기가 어렵다. 아이루는 마을 배경에 가끔 등장하는 엑스트라 수준이고, 부위파괴 시스템은 반영되지 않았다.

사실 아이루의 역할은 오토몬에 반영됐기에 존재감을 키우기가 애매했을 수 있다. 하지만 ‘몬스터헌터’의 핵심 콘텐츠이자 강점인 부위파괴가 빠진 것은 시리즈를 오래 즐겨온 기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도전모드 용천재에 부위파괴 시스템을 도입했다면, 전투의 재미가 한결 나아졌을텐데 말이다.

고룡종을 상대하는 도전모드 용천재

시리즈에서 강적으로 분류되는 고룡종은 용천재 모드에서 만날 수 있다. 강적을 상대하는 만큼, 긴장하며 입장을 했는데 전투 방식은 똑같다. 체력과 방어력, 공격력이 높을 뿐 일반 몬스터와 다를 바 없다. 원작 시리즈에서 장비를 갖추고,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상대하기 어려운 몬스터 였던 만큼 일반 전투와는 다른 시스템을 도입했어야 했다. 예를 들어 몬스터의 특정 부위를 여러 라이더로 순서대로 공략하는 차륜전투를 더했다면, ‘몬스터헌터’ 시리즈라는 느낌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유저 간 대결(PvP) 콘텐츠의 부재도 한국 게이머 입장에서는 의아한 부분이다.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이 잘 갖췄으니 PvP 모드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굳이 분석을 해보자면 전투의 승패가 속성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경기 시작과 동시에 사실상 승부가 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전투 시스템이 발목을 잡는 격이다.


■ 외전이라도 ‘몬스터헌터’스러운 느낌은 살려야했다

 

직접 즐겨본 ‘몬스터헌터 라이더즈’는 10대 유저층을 노린 전략 신작이란 느낌이 강했다. 흉악한 몬스터를 귀엽게 데포르메하고, 연대감과 신뢰라는 키워드를 시스템화한 것도 이런 특징이 엿보인다. 되도록 단순화한 전투 시스템도 같은 맥락에서는 이해가 된다. 마치 소년만화같은 구성이라고 할까?

하지만 게임성만 본다면 합격점을 주기가 어렵다. 친구나 길드와 같은 기본적인 소통 및 커뮤니케이션 콘텐츠조차 없기 때문이다. 속성과 특성으로 결정되는 전투 시스템 탓에 전투의 재미도 느끼기 어렵다. 일일 던전과 시나리오, 도전 모드, 기간한정 모드 등 할 게 많지만, 결국 상대하는 몬스터만 바뀔 뿐 같은 전투를 반복해야 한다. 플레이를 할수록 재미보다는 피곤하다는 느낌만 받게 되는 이유다.

수렵과 컨트롤이라는 시리즈의 핵심 경험(UX)을 구현하지 못한 점도 아픈 손가락이다. 수집형 RPG라도 ‘몬스터헌터’의 이름을 단 이상, 그에 합당한 시스템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캡콤은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콘텐츠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데, 과연 그 방향성이 라이더가 아닌 헌터가 바라는 곳과 같을 지는 미지수다.

결국 이 게임은 스토리를 보며 라이더 캐릭터와 오토몬을 수집하는 것을 핵심 재미 요소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액션 대신 수집을 선택한 셈이다. 결과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캐릭터의 대한 애정을 부을 이유가 부족하다. 캐릭터의 대한 애정은 재미를 바탕으로 빠져들면서 발생한다. 아니면 첫 눈에 보는 순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 물론, 평범한 수집형 RPG로서의 가능성은 남아있고, 현지에서 6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긴 했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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