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구단과 PC방의 만남? 신촌 젠지 PC방 가보니

PC방 위기의 시대다. 오랜 경쟁과 게임 트렌드의 변화로 PC방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어 10년 전 대비 약 절반 가량만이 남았다. 생존이 중요한 만큼 고사양이나 퀄리티 높은 음식 등 자신들만의 다양한 특화점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e스포츠 구단의 브랜드로 문을 연 PC방이 있다. 바로 GEN.G(이하 젠지) PC방이다. 이곳은 다양한 게임 종목의 구단을 운영 중인 젠지의 모든 것으로 채워졌다. 입구부터 벽, 자리에 이르기까지 온통 젠지로 가득하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에 자리한 젠지 PC방 1호점을 가봤다.

원래 이곳은 8월에 오픈했다. 하지만 오픈을 하자마자 큰 시련을 겪었다. 오픈한지 1주일만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로 격상되며 PC방 문을 닫아야 했다. 이제 제대로 오픈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고.

그나마 지난 12일까지 미성년자 출입금지 및 음식 판매 금지 등의 제재가 있어 제대로 된 영업을 한 것은 불과 2주가 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곳은 e스포츠 구단의 브랜드로 문을 연 최초의 PC방이다. 젠지 구단과 게이밍 기어 브랜드 ‘긱스타’로 유명한 세컨드찬스가 손을 잡고 선을 보였다. 그래서 PC방에 들어서기 전부터 PC 내부까지 젠지 구단의 로고를 비롯해 게임별 팀의 로고들과 선수들의 유니폼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PC 사양도 최고급으로 구축되어 있다. 인텔 i7 10700k CPU에 지포스 RTX 2070과 2080, 27인치와 32인치급 모니터로 구성됐고 QHD 좌석은 165Hz, FHD 좌석은 240Hz의 수직주파수를 출력해 제대로 된 게이밍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총 좌석은 146석이다.

그리고 단체로 즐길 수 있는 5개의 룸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데, 각 방마다 젠지 구단 선수의 닉네임으로 구분하고 있어서 방 앞에 선수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흡연실도 2개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이 다른 PC방과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주는 것이 크게 2가지가 있는데, 먼저 대규모로 구축된 e스포츠 경기 시설이다. PC방의 정문으로 입장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바로 이 시설인데, 양쪽으로 6석 등 총 12석의 밀폐된 시설로 마련되어 있다. 실제 e스포츠 경기장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또한 방송 중계도 가능하도록 조정실도 별도로 구축해놨다.

그리고 만약 젠지 구단의 경기가 있을 때는 시설 앞에 부착된 여러 개의 모니터를 통해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관심이 높거나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는 시설 앞에 앉을 수 있도록 조치도 한다고.

이곳을 총괄하는 세컨드찬스의 박경도 팀장은 “e스포츠 시설은 기존의 긱스타 계열 브랜드의 PC방에서도 없었던 최초의 공간이다. 경기 시설은 최근 모바일 게임 이벤트 방송에 사용된 적은 있었는데, 일반 고객에게는 아직 개방하지 않고 있다. 관련해서 대여 문의가 많이 오고 있는데 협의 중이고, 추후 일정이 되면 대여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시설에서 젠지 구단 선수들과 팬들과의 만남의 기회도 갖고 싶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아직은 미루고 있다는 것이 박 팀장의 설명이다.

또 다른 차별점은 바로 젠지 구단의 다양한 굿즈를 판매한다는 점이다. PC방 한켠에는 굿즈를 파는 ‘젠지샵’이 있는데, 여기에는 유니폼과 응원 머플러를 비롯해 다양한 굿즈들이 전시되어 있고, 실제로 판매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젠지 구단이나 선수의 팬들이 굿즈 구매를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그리고 PC방을 찾는 고객들도 이 굿즈를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PC에 구매 시스템을 구축해놨다.

젠지의 굿즈는 물론 각종 피규어도 판매하고, 긱스타의 여러 제품들도 현장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장패드, 게이밍 의자 등 PC방에 구축된 모든 PC 관련 제품들이 긱스타 브랜드인 만큼 PC방에서 사용을 하다 마음에 들면 바로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온라인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박 팀장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