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은 최근 몇 년간 굉장히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바쁘게 달려온 게임 업체다. 2017년, PC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된 배틀로얄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크래프톤은 전 세계 유저들과 업체들로부터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는 스팀의 동시접속자 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게임 업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국 게임 업계 입장에서도 ‘역대급’ 흥행작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PC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배틀그라운드’는 모바일로도 확장했다. 크래프톤은 중국 게임 업체 텐센트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공동 개발 및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3월을 시작으로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순차적으로 출시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초기에는 라이벌 격인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에 뒤쳐졌지만, ‘배틀 패스’라는 유료 서비스를 도입한 후부터는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가파른 상승게 덕분에 크래프톤의 실적도 좋아졌다. 크래프톤은 2020년 3분기에 매출 3,499억 원, 영업이익 1,67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 매출은 47.4%, 영업이익은 464% 증가한 것이다. 3분기까지의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은 79.5%를 기록했다. 아직 4분기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연매출은 2조 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별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크래프톤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의 집계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중국에 출시된 ‘화평정영’ 매출을 포함한 것)을 거둔 모바일 게임이다.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연타석 홈런을 친 크래프톤은 PC MMORPG ‘A:IR’도 개발했다. 하지만 테스트에서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이에 크래프톤은 게임을 대대적으로 개편했고, 제목도 ‘엘리온’으로 바꿨다. 개편된 버전은 2020년 4월에 유저들에게 처음 공개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크래프톤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와중에 ‘엘리온’ 개발을 마무리했다. 이 게임은 지난 10일 카카오게임즈에 의해 한국에 출시됐고, 출시 초반에 좋은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크래프톤은 2020년에 재정비의 시간도 가졌다. 연초에는 펍지 대표였던 김창한 대표가 크래프톤의 대표로 취임하는 것이 결정됐다. 김창한 대표는 6월에 크래프톤의 대표로 취임했다. 12월에 크래프톤은 펍지 등의 계열사를 흡수 합병했고, ‘엘리온’을 개발한 블루홀스튜디오는 별도의 법인으로 분할됐다. 이 과정에서 캐주얼 게임과 미드 코어 게임을 담당하는 ‘라이징윙스’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크래프톤은 지난 11일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에서 2개의 신작을 발표했다. 전략 슈팅 게임 ‘썬더 티어원’과 공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다. ‘썬더 티어원’은 11일부터 14일까지 스팀을 통해 사전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2022년 콘솔과 PC로 출시될 예정이다.

2020년에 재정비를 마친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다시 바쁘게 달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10일 출시된 ‘엘리온’의 업데이트가 지속해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새로운 직업이 추가될 것이라는 사실이 공개됐고, 대규모 PVP와 관련된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다양한 캐주얼 및 미드코어 모바일 게임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외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신작 프로젝트도 다시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랜든 그린이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지사의 경우에는 2020년에 코로나19로 인해 게임 개발이 순조롭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에 백신이 등장하면서 2021년 중에는 게임 개발 작업이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2021년 크래프톤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상장이다. 크래프톤은 2021년에 상장을 하는 것을 목표로 각종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이후 크래프톤의 기업 가치가 20조 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계속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한국에 출시된 신작 ‘엘리온’이 얼마나 좋은 성과를 거두느냐가 향후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 재정비를 마치고 연말부터 신작을 출시하며 다시 도약할 채비를 마친 크래프톤. 상장이라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이 앞으로 얼마나 좋은 지표를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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