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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터넷 게임 방송과 e스포츠의 결합,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최근 2년간 인터넷 게임 방송 플랫폼에서는 굉장히 재미있고 인상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인터넷 게임 방송인들이 모여서 e스포츠의 형태로 게임 대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소규모 친선전으로 시작된 이 판에, 이제는 굵직한 후원 업체와 게임 업체까지 참여하면서 점점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e스포츠와는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이 문화를 아예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비유하자면, 연예인 야구팀이나 연예인 축구팀을 응원하는 느낌이랄까? '와일드 리프트'와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은 이런 친선 대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게임을 알리기도 한다. 이에 이 시장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전에도 인터넷 게임 방송인들의 친선전은 가끔 있었다. 아프리카 게임 방송인들과 트위치 게임 방송인이 맞붙은 ‘리그 오브 레전드’ 온라인 친선전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확실한 고정 팬을 확보한 유명 인터넷 방송인들의 특성상, 온라인 친선전에 대한 반응은 굉장히 뜨거웠다. 당시 친선전에 참여한 인터넷 방송인들의 동시 시청자 수를 다 합치면 20만 명에 가까울 정도였다.

각 게임 방송인들은 치열한 연습을 통해 팀워크를 다지는 모습을 보여줬고,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에 몰입했다. 응원하는 팀에 따라 소년 만화에 나오는 성장 드라마를 보는 경우도 있었고, ‘패배했지만 잘 싸웠다’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경우든, 그들의 팬들이 ‘몰입해서 본다’라는 것은 공통점이었다.

이런 친선전에 대한 인기가 확인되자, 여기에 e스포츠의 요소를 더해서 본격적인 온라인 대회로 만들어보는 시도가 나왔다. 바로 게임 매체 ‘인벤’이 2019년 초부터 주최한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 ‘자낳대’(자본주의가 낳은 대회)다. 대회 주최 측과 중계진도 구현됐고, AMD와 인텔이라는 굵직한 후원사가 붙어서 상금도 지급됐다. 

트위치로 중계된 이 대회는 첫 회부터 반향을 일으켰다. 공식 방송 시청자 수와 참가한 모든 방송인의 시청자 수를 모두 합치면 동시 시청자 수가 약 10만 명에 이를 정도였다. 이는 트위치로 중계되는 LCK 공식 방송 시청자 수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치다. 그리고 이 대회는 점점 성장해서 2019년 연말에는 서울에서 열린 오프라인 게임 행사 ‘게임콘’에서 결승전을 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약 3~4개월 단위로 대회가 열리고 있다.

또한, 신작 게임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이런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라이엇 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와일드 리프트'와 님블뉴런의 PC 게임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이 그런 경우였다. 

2020년 12월에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자사의 게임 3종(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하스스톤)을 가지고 ‘블리자드 철인 3종 경기’라는 온라인 대회를 열었다. 대회에는 유명 인터넷 게임 방송인과 이윤열과 강민 등 예전에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사람들이 참가했다. 반응도 좋았다.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한 주최 측은 다시 한번 대회를 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터넷 게임 방송인들이 참여하는 대회라서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기에, 코로나19의 영향도 받지 않았다.

게임 방송인들의 소규모 친선전으로 시작된 이 판은,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일단 대회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반응이 있었다. 게임 방송을 즐겨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거나 평소에 즐겨보는 인터넷 게임 방송인들이 대회에 참가하기에, ‘응원하는 재미’ 하나는 확실하게 얻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런 형태의 대회가 열릴 때마다 시청자 수는 항상 예상외로 높았다.

그리고 이 판이 커질 수 있었던 또 다른 결정적인 이유는, 기존의 e스포츠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즐거움과 재미를 주기 때문이라고 본다. 대회 참가자들은 모두 인터넷 방송인들이기에, 이런 대회를 준비하는 세세한 과정이 모두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같은 팀 게임의 경우에는, 방송인 5~6명이 함께 대회를 준비하면서 소통하는 과정을 아주 세세하고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이렇게 끼가 있는 5~6명의 방송인이 한자리에 모여서 치열하게 연습하고 대회를 준비 하다 보면, 시트콤처럼 재미있는 상황, 이야깃 거리, 때로는 대립 구도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런 소소한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꽤 크다. 예를들면, 팀이 만들어진 첫날에 게임 방송인들이 인사하면서 친해지는 모습, 감독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연습하면서 성장하거나 좌절하는 모습, 감독이 팀원 한 명을 찍어서 특별 훈련을 같이 진행하는 모습, 대회에서 치열하게 소통하면서 게임을 하는 모습 등이다.

때에 따라서는, 진한 감동을 주는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한다. ‘자낳대’에서는 연습 기간에 최약체로 평가받은 팀이 눈물 나는 연습과 노력 끝에 대회에서 결국 1승을 따내면서 기뻐하는 모습, 그 팀의 연습을 도와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보면서 감동하는 모습 등 다양한 드라마가 나왔다. 이런 장면이 해당 방송인이나 팀을 응원했던 시청자들에게 주는 감동은 굉장히 진했다. LCK에서 해설자로 활동 중인 강승현(강퀴) 씨가 특정 팀의 연습을 도와준 후에 개인 방송을 키고 그 팀이 힘겹게 승리하는 것을 보며 “이게 뭐라고, 눈물이 나오네…진짜 이게 뭐라고…”라고 말했던 장면이 이를 잘 말해준다. 큰 규모의 대회도 아니고, 한국 최고의 실력자를 가리는 대회도 아닌, 게임 방송인들끼리의 친선전이지만, 그 작은 판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드라마’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는 기존의 e스포츠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기존의 e스포츠에서는 이런 드라마나 스토리가 나와도, 시청자들은 사진이나 중계 영상으로 보는 정도였지, 그 순간 선수의 심정이나 팀원들 간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보거나 들을 수는 없었다. 공식 인터뷰에서 나오는, 어느 정도 ‘절제된’ 소감 정도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게임 방송인들의 대회에서는 이런 결정적이고 짜릿한 순간에 나오는 실시간 멘트와 팀원들 간의 대화를 시청자들이 바로 앞에서 지켜보고 들을 수 있다. 시청자들과의 ‘거리’가 굉장히 좁은 것이다. 게다가 이는 각본이 전혀 없는, ‘날 것’이다. 즉, 시청자 입장에서는 대회 하나를 볼 때마다, 각본 없는 드라마의 시즌 한 편을, ‘촬영하는 곳 바로 앞에서’ 직관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런 재미를 크게 맛본 일부 시청자들은 “기존의 e스포츠보다 이런 게임 방송인들의 대회가 더 재미있다”라는 이야기도 한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이기에 개선할 점이나 아쉬운 점도 많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인터넷 회선 문제, 일부 시청자들의 과격한 채팅, 패배한 팀을 응원했던 시청자들의 ‘범인 찾기’(누구 때문에 패배했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채팅으로 지적하는 모습)와 이에 상처받는 일부 방송인, 대회 진행 중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실수 등이다. 대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한 방송인이 무고하게 게임 업체로부터 제재를 당해서 경기가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이런 것은 앞으로 이 판이 계속 발전하면서 조금씩 개선되거나 대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장’이 가능성을 확실하게 입증해줬고,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기존의 e스포츠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는 것과 시청자들이 굉장히 몰입해서 본다는 점은 이미 증명됐다. 게임 방송인이 참여하기에, 진중하게 실력으로 겨뤄야 하는 e스포츠에서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도 가능하다. 블리자드가 선보인 ‘철인 3종 경기’ 컨셉이 대표적이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기에 코로나19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다.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 판은 앞으로도 더 다양한 업체가 참가하고, 다양한 시도가 곁들여지면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이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가 굉장히 기대된다. 나중에는 기존의 e스포츠와는 완전히 별개로, 게임 방송인들만의 비정기적인 리그가 따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해결된 후에는, 지스타 같은 큰 오프라인 행사에서 이런 대회의 결승전이 열리게 될 수도 있다. 인터넷 방송인들과 e스포츠의 요소가 만나서 탄생한 이 재미있는 ‘흐름’이 앞으로도 크게 자라나길 기원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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