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게임 리뷰
[글로벌 e게임] 또 하나의 다크 판타지 메트로베니아, '엔더 릴리스'

탐험과 액션은 게임과 궁합이 좋은 소재다. 이 둘을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는 하나의 장르로 발전했다. 대표적인 장르가 메트로베니아다. 고전 반열에 오른 ‘메트로이드’의 탐험과 ‘캐슬베니아’ 시리즈의 액션, RPG의 육성을 융합해 하나의 완성된 기준을 제시했다.

현재 메트로베니아 시리지는 인디게임을 통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로그라이크나, 소울본(다크소울과 블러드본)의 레벨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기법을 더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덕분에 최근 몇 년간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게임도 속속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또 하나의 메트로베니아 풍 신작이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다. 일본의 인디게임 퍼블리셔 바이너리헤이저인터렉티브가 스팀에 선보인 ‘엔더 릴리스: 콰이터스 오브 더 나이츠(ENDER LILIES : Quietus of the Knights)’다. 장르의 틀은 유지하되 새로운 전투법과 다양한 게임에서 사용된 시스템을 융합해 차별화를 꾀한 것이 특징이다.


■ 멸망을 향해가는 세계, 그리고 소녀의 이야기

게임은 한 소녀가 침상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연약한 소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흑기사라고 밝힌 의문의 존재와 합류하며 모험이 시작된다. 어둡고 축축한 분위기의 중세 고딕풍 판타지 세상을 탐험하며 하나씩 단서가 발견된다. 멸망으로 향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흔히 다크 판타지라고 분류하는 이야기다.

중후하고 무거운 세계관인 만큼 개발사는 아트 스타일에도 신경 쓴듯하다. 중후한 건물과 색이 바랜 스테인드 글라스, 세계관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끊임없이 이어지는 빗방울 표현 등이 암울한 세계관을 보여준다. 음악도 눅눅하고 우울한 게임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요소다.

이와 대비되는 주인공 소녀의 흰색 의상이 마치 희망처럼 빛난다. 물론, 명랑 동화가 될지, 잔혹동화가 될지 아직 알 수는 없다. 게이머의 시선으로 캐릭터의 위치와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지역이 회색조 혹은 어두운 툰으로 디자인돼, 하얀색 복장을 한 주인공이 두드러진다.


■ 탐험 욕구를 일으키는 입체적인 맵 구성

기본적인 플레이는 매트로베니아 장르의 기본을 충실히 따른다. 장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입체적인 맵 디자인은 완성도가 상당하다. 분기점이 있는 맵은 새로운 기술 혹은 장치를 발견할 때마다 탐험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 한번 지나왔던 길도,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 다시 와보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메트로베니아는 장르는 흔히 연결된 통로와 방의 크기 등 필요 최소한의 정보를 미니맵의 형태로 제공한다. 여기에 유저가 발품을 팔며 맵을 밝혀야 한다.

‘엘더 릴리스’는 조금 더 나아갔다. 한번 입장한 맵의 정보와 함께 숨겨진 요소를 얼마나 찾았는지를 보여준다. 여러 힌트를 통해 이야기를 채워나가는 간접적인 스토리텔링을 채용한 탓에, 중요한 단서를 놓치지 말라는 배려로 풀이된다.


■ 회피와 공격에 무게를 둔 액션 시스템

액션 시스템도 독특한 맛이 난다. 주인공 소녀는 기본적으로 공격능력이 없다. 대신 쓰러뜨린 적 혹은 동반자를 소환해 공격을 가하는 방식이다. 쓰러뜨린 보스는 소녀를 지키는 동반자로 합류하게 되고, 유저의 선택에 따라 스킬을 편집해 공격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

공격 동작에는 미묘한 딜레이가 있다. 강한 공격일수록 공격에 필요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액션 게임의 호쾌함보다는, 절망적인 세상을 탐험하는 가련한 소녀와 이를 지탱하는 동료라는 느낌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다크소울’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스토리텔링과 난이도가 어색하지 않게 융합됐다.

스킬은 중간-메인 보스를 쓰러뜨리면 자동으로 입수한다. 중간보스는 일반 몬스터와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체력이 조금 많고 패턴이 약간 다르다. 처치하면 스킬 하나를 획득할 수 있다. 메인 보스는 스킬과 함께 맵 탐험에 필요한 이단 점프, 잠수, 발판 파괴 스킬을 얻을 수 있다.
 

■ 맥 빠지는 보스전

보스전은 다소 싱겁다. 소울본 시리즈의 난이도를 기대했다면 맥이 빠질 수도 있다. 최소한 얼리 엑세스 버전에 포함된 메인 보스는 그랬다.

현재 공개된 메인 보스는 세 개의 페이즈로 공략이 진행된다. 페이즈마다 1~2개의 공격 패턴이 추가된다. 전 페이즈에서 사용한 공격에 추가타를 넣는 방식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1페이즈에서는 마탄을 한 번 날리는 공격이, 2페이즈에는 마탄을 두 번 날리는 식으로 바뀐다. 한번 회피하고 때리기가, 두 번 피하고 때리기로 바뀔 뿐이다. 패턴의 숫자도 적은 편이기에 2~3번의 도전으로 공격이 눈에 익는다. 오히려 4~5개의 몬스터가 동시에 공격하는 패턴이 더 어렵다.

무리하게 공격 타이밍을 잡지만 않으면, 대부분의 보스를 일반 몬스터보다도 쉽다고 느껴질 것이다. 도전적인 난이도를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아직 얼리 액세스 단계이니 정식 버전에서 등장할 보스에게 기대를 걸어보자.
 

■ 불편한 시스템은 의도한 걸까?

이 게임은 같은 장르와 비교하면 템포가 느리다. 이동경로에 배치된 적들의 체력과 공격력이 상당히 높아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귀찮다고 전투를 회피하다 보면, 일반 몬스터에게 둘러싸인다. 뒤따르는 것은 세이브 포인트로의 강제 이동이다. 2D 횡스크롤 맵이라 전투를 피할 방법도 적고 어렵다. 이런 구조가 자칫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착실히 하나씩 처치하다 보면 생각보다 쉽게 진행이 가능하다.

템포가 늦어지는 건 불편한 시스템의 탓도 어느 정도 있다. 탐험 과정에서 얻은 스킬과 장비를 장착하려면 무조건 세이브포인트로 돌아가야 한다. 여기에 스킬을 바꾼 뒤에는 휴식 판정을 받게 되고, 힘들게 처리한 몬스터가 모두 부활한다.

마법사가 등장하는 맵 5시 방향은 많은 함정 때문에 진행이 까다로운 편이며, 필요한 스킬을 장착하러 세이브포인트를 왕복하느라 시간을 까먹게 된다. 효율적인 공략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이해되지만, 불편한 건 불편한 거다.

맵에 정보를 표시하는 마커 기능이 없는 것도 불편했다. 스쳐 지나간 보물상자, 특정 스킬을 얻어야 열수 있는 문 등을 유저가 하나씩 이동하며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미완료 지역을 다시 방문해 수색하는 작업은 재미있기보다는 귀찮다. 정식 출시 버전에는 유저 편의를 위해 마커 기능 정도는 추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가로 주인공이 공격을 당할 때 아무런 음성 효과가 없다는 점도 개인적으로 고쳐줬으면 하는 부분이다.


■ 기본기는 보여준 얼리 액세스 버전, 한국 출시는 언제쯤?

‘엔더 릴리스’의 얼리 액세스 버전은 3장까지 진행이 가능하다.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정식 버전은 8장과 추가 스테이지로 마무리된다고 하니 약 40%의 콘텐츠가 개봉된 셈이다. 단, 뒤로 갈수록 할 수 있는 것과 조합이 풍부해지는 메트로베니아 시리즈이고, 기본기가 탄탄한 만큼 정식 발매를 기대하게 만든다. 스팀 판매 페이지에는 약 1주일 동안 1,100개가 넘는 리뷰가 작성됐고,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 한국 유저를 위해 얼리 액세스 버전부터 한국어 자막도 지원한다. 이는 국내 정식 출시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아직 심의를 획득하지는 않았지만, 콘솔과 PC 용 멀티플랫폼으로 출시되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정식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참고로 일본 현지 시장에는 2021년 2분기(봄 시즌) 출시가 예고됐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삼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