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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욕적으로 시작한 구글 ‘스태디아’, 결국 용두사미였나

2019년 6월, 세계 게이머들의 눈이 구글에 쏠렸다. 구글이 준비한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에 대한 세부 정보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와 게이머는 새로운 유통방식과 기술의 접목으로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를 기대했다. 하지만 약 20개월이 지난 현재 움직임은 말 그대로 멈췄다. 내부 개발조직을 포기하고 완전한 플랫폼 서비스로 돌아선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비스의 방향성을 바꾸고, 어느 순간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는 구글 식 용두사미 행보가 떠오른다.

‘스태디아’는 게임을 서버에 저장해서 즐기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월 사용자를 내고 서버에 접속하면, 등록된 게임을 바로 플레이할 수 있다. 동영상만 재생할 수 있다면, 하드웨어 기종과 스펙에 상관없이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시장의 규칙을 바꾸는 방식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플랫폼이자 서비스다. 

물론 클라우드 게임이 구글의 독자적인 플랫폼인 것은 아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새로운 기술도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국내 통신 3사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4세대 이동통신 LTE(롱 텀 에볼루션) 도입과 함께 의욕적으로 추진됐었다. 결과는 실패. 서비스 품질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게임 콘텐츠가 지금보다 대중화되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이 진출한다는 것은 분명 기대를 걸어 볼 만했다. 발전한 통신 기술도 기대치를 높였다. 구글은 4k 해상도에서 초당 60프레임을 제공하겠다며 변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서비스는 기대에 못 미쳤다. 반응속도와 영상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반응이 크다. 클라우드 게임의 문제점은 여전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빼도 문제가 많다. 충분한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해 할 게임이 없다는 것. 신작이 출시되기는 하지만, 굳이 ‘스태디아’를 써야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서비스의 품질도 열악하니 돈을 내고 테스트를 하는 꼴인 셈이다. 서비스의 질도, 양도 약속과는 달랐다.

내부 개발 스튜디오 폐쇄하겠다는 방침도 쐐기를 박는 듯하다. 독점작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며, 나아가 투자를 줄인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운영 책임자 필 해리슨은 외부 협력 강화를 언급했지만 믿을 수가 없다. 그의 손길이 닿은 서비스의 말로가 비참했기 때문이다.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가 마이너스의 손이 아니던가.

근거도 희박하다. 현재 구글은 퍼스트 파티에 준하는 개발사도 확보하지 못했다.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플랫폼 전쟁이라 불릴 만큼 다양해진 현재 기준에서 굳이 손을 잡을 이유도 없다. 내세울 무기는 구글이란 간판과 자금뿐이다. 매력적이지만 독을 품고 있다. 

이런 과정은 구글이 그동안 추진해왔던 여러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한다. 100여개가 넘는 서비스가 의욕적으로 출범했지만, 현재는 대부분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서비스를 끝내는 이유는 대부분 유저가 없어서다. 용두사미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행보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 돈이 되지 않는 서비스를 이어갈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란 생태계에 끼칠 나비효과를 걱정하진 않을 수 없다. 구글이 ‘스태디아’를 포기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클라우드 게임은 구글도 포기한 사업이란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클라우드 게임의 가능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될 것이다. 투자와 경쟁 구도가 막힐지도 모를 일이다. 사업자의 투자는 인색해지고, 기술의 발전은 더뎌질 것이다. 아예 존속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모든 시도가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패에서 배우는 점도 적지 않다. 구글 ‘스태디아’도 게임 서비스가 발전하는 과정 중 하나일 수 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탓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커진 공룡의 행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까지 무시하긴 어렵다. 서비스의 성패보다는 업계에 미칠 후폭풍이 더 무서운 이유다. 구글 식 용두사미 엔딩이 겨우 불붙은 가능성의 촛불마저 꺼버리진 않을까 우려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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