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게임법 전부개정안 내용과 문제점 2) 등급분류 및 광고 규제 조항의 불확실성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2020년 12월 15일 국회에 발의됐다. 아직까지 전부개정이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게임법 입장에서는 꽤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에 게임법 전부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기사의 주제는 등급분류(정확하게는 내용수정 신고)와 광고 규제 조항의 불확실성이다.

 

■ 등급분류 관련 조항의 ‘내용수정 신고’에 있는 불확실한 단서

게임법 전부개정안 제30조는 이미 등급분류를 받고 출시된 게임의 내용수정 신고를 하는 것에 대해서 규정한다. 내용수정이란 각종 업데이트, 버그 수정, DLC 등을 말한다. 이 조항은 수정된 내용이 기존의 등급분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게임 업체가 게임위나 자체등급분류사업자에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규정했다. 즉, 게임 업체 입장에서는 등급을 다시 받아야 할 정도의 업데이트가 아닌 한, 굳이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신고할 필요가 없다.

여기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런데 제30조 제1항은 약간의 ‘단서’를 달아놓았다. 게임의 내용을 살펴볼 때 ‘게임의 내용구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게임의 운영방식’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이는 굉장히 애매한 문장이다. ‘게임의 운영방식’이라는 것 자체도 다소 애매한 용어이고, 이것이 게임의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그렇다. 같은 사실을 놓고도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본 기자는 이런 단서 조항이 들어간 이유는,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하는 것이나 게임 내 이벤트를 통해 자동차나 순금 같은 고액의 경품을 지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추정한다. 예를들면, ‘디아블로3’의 현금 경매장이나 모바일 게임 '로한M'이 이벤트를 통해 포르쉐 자동차를 지급하려고 했던 것을 막고 싶은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이것이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저 단서를 달아 놓은 이유를 누가 봐도 알 수 있게, 게임법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같은 애매한 표현으로는 게임위가 거의 모든 것을 걸고 넘어질 수가 있는데, 이는 게임 업체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경이 쓰일 만하다. 그리고 이런 조항은 자칫하면 게임 업체들의 창의성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광고 규제 조항에 있는 불확실성, ‘사행성 조장으로 오인할 수 있는’

게임법 전부개정안 제67조는 광고와 선전에 대해 규정한다. 게임의 내용과 다른 광고를 하거나, 실제로 등급분류를 받은 것과 다른 등급을 표시하거나, 게임내용정보를 다르게 표시하는 것 등을 규제하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조항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 지금까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서 문제가 됐던 게임 광고를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왔었고, 그런 여론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제67조 제2항에는 상당히 애매한 표현이 있다. 바로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사행성을 조장하는 광고’라는 표현만 했어도 다소 애매한 구석이 있긴 했을 것이다. 그래도 ‘게임의 탈을 쓴 도박’에 대해서 엄격했던 게임법의 역사와 환경을 살펴보면, 이 정도는 납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오인할 수 있는’이라는 또 하나의 애매함이 더해진다. 이 정도 수준의 문장으로는, 규제 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상당히 광범위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된다.

본 기자도 게임 광고에서 ‘사행성’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한다. 그리고 입법자 입장에서 사행성에 대해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이 조항은 너무하다. 이런 수준으로 법률 조문이 만들어지는 것도 안타깝다. 그냥 ‘사행성을 조장하는 광고’를 금지한다는 정도로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창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