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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바이킹으로 살아남기, 스웨덴 인디게임 '발헤임'

스팀으로 출시된 인디게임 ‘발헤임(Valheim)’이 글로벌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약 2주 만에 2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것. 신작이 적은 시기적 상황을 감안해도 기록적인 성과다.

‘발헤임’은 스웨덴에 위치한 게임업체 아이언 게이트 AB(Iron Gatge Studio)에서 발매한 서바이벌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추방된 바이킹이 되어 대자연에서 살아남아, 신들의 명에 따라 괴물을 처치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게임의 진행은 전형적인 장르의 틀을 지킨다. 여기에 개발팀은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게임의 시스템을 간소화시켰다. 현실에 가깝고 복잡할수록 평가가 좋은 특징에 제대로 반기를 든 것이다. 덕분에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고통받던 게이머들로부터 호응을 얻어냈다.
 

■ 바이킹이 되어 대자연에서 살아남기

이 게임의 최우선 목표는 생존이다. 먹을거리를 찾고, 안전한 거주지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다. 이후 생존을 위협하는 몬스터를 상대하며 게임을 즐기는 법을 익히고, 탐험하며 주신 오딘이 부여한 목표를 완수해야 한다.

NPC를 통한 스토리텔링은 철저히 배제됐다. 튜토리얼 역시 유저가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을 때 알려주는 수준에 그친다. 그럼에도 북유럽 신화와 바이킹에 대한 흥미로운 부분들을 넌지시 보여준다.

탐험을 통해 밝혀지는 이야기는 북유럽 바이킹 신화가 짙게 배어있다. 이 신화에서 죽은 자는 모두 헬헤임으로 가며, 오직 전사만이 천국 발할라에 갈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게임명인 ‘발헤임’도 헬헤임과 발할라의 중간 지점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캐릭터가 사망해도 지정한 부활지(거주지의 침대)에서 신들에 의해 다시 살아나게 된다. 또, 북유럽 신화가 배어든 설정이 담긴 룬문자가 세계 여러 지역에 숨어있다. 대부분은 이 지역에 서식하는 몬스터의 특징을 알려주는 힌트이기도 하다.


■ 전투-제작-탐험의 유기적 연결과 순환

게임 속 콘텐츠는 크게 전투, 제작, 탐험으로 나뉜다. 세 콘텐츠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모든 활동을 일정 수준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작을 위해서는 작업대(Workspace)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이후 가죽 건조대와 같은 물품이 늘어날수록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물론, 탐험과 던전에서 특정 재료를 입수할 때도 제작품목이 크게 늘어난다.

설명은 정말 최소한도로 그친다. 꼭 필요한 정보는 신의 사자인 까마귀가 전달해 준다. 만일 게임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주변에 까마귀를 찾아보자. 진행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지 않았거나, 재료를 가공하는 시설을 짓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기본 지식을 익힌 뒤에는 유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다. 퀘스트를 주는 NPC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가 고프면 먹고, 눈앞에 적을 처치하며, 아직 가지 못한 곳을 탐험해야 한다는 목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캐릭터의 육성은 숙련도 방식을 사용했다. 회피를 많이 하면, 회피의 레벨이 오르고, 효율이 증가한다. 막기와 공격도 마찬가지. 캐릭터의 체력과 스태미너 등 능력치는 음식에 따라 결정된다. 맛있는 음식을 영양적으로 골고루 섭취해야 최대 스테미너와 체력이 오른다. 따라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많아지면 마치 레벨이 오른 것처럼 강해진다. 제대로 생활하면 반드시 강해지는 레벨 업의 법칙이 자연스럽게 적용된다.


■ 탐험 시간은 늘리고, 생존 시간은 줄였다

각각의 콘텐츠는 필요 최소한의 재료를 요구한다. 제작은 2개에서 최대 4개의 재료와 기술 레벨만 충족하면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생존 게임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집안일, 요리에 비중이 대단히 낮다. 자연스럽게 게임에 여유가 생기고, 제작과 탐험에 시간이 늘어난다. 거처를 만족스럽게 꾸민 뒤에는 자연스럽게 아직 가보지 못한 지역, 미지에 대한 탐험으로 눈길이 쏠린다.

유저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이 의미가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나무 베기는 재료를 수집하는 것이 목표지만, 숙련도가 올라 간접적으로 전투에 도움이 된다. 탐험을 통해 얻는 다양한 재료는 제작과 생존의 질을 높여준다. 이런 과정에서 얻는 만족감이 대단하다.

전투는 공격과 피하기, 막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가위바위보처럼 서로 맞물린다. 공격을 피하거나 정확한 순간에 막으면 적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다. 탐험을 방해하는 목마름이나 배고픔을 빼는 대신, 먹은 음식에 따라 스태미너가 결정되는 방식으로 복잡함을 줄였다. 음식은 한 번에 3가지 종류를 먹을 수 있으며, 초반에는 고기구이, 꼬리구이, 버섯 혹은 나무 열매를 먹으면 최대 체력과 스태미너를 확보할 수 있다.

불필요한 부분을 깔끔하게 떼어냈음에도 어색하거나 이상한 부분은 느낄 수 없다. 오히려 먹고사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리는 장르적 약점을 영리하게 해결한 개발팀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많은 유저가 그래픽이나 작은 오류에 불만을 표시해도, 전체적인 완성도를 고평가하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


■ 완성도 높은 게임성, 개선이 필요한 편의성

‘발헤임’의 세계는 간편한 생존과 탐험욕을 일으키는 비밀들로 가득하다. 간단하지만 합리적으로 구축된 시스템은 이해하기도 쉽다. 얼리 액세스 게임임에도 수십 시간이 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다.

다만, 편의성 부분에는 개선할 여지가 많다. 가장 먼저 회피 단축키를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는 점을 꼽고 싶다. 이 게임은 조작이 간편한 편에 속한다. 대부분의 행동을 하나의 조작키로 입력하는 식이다. 반면, 회피는 마우스 우클릭으로 막기 상태에서 방향키와 스페이스를 입력하는 조합식으로 되어있다. 하나의 키로 할 수 있는 동작을 굳이 조합해서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크다. 아마 게임 컨트롤러를 이용하는 유저를 위한 배치로 추정된다.

이밖에 방향을 바꿀 수 없는 자동 달리기(Q) 기능도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 또, 도구를 수리하는 과정 정도는 알려줬으면 좋겠다. 게임 초반에는 수리 방법을 찾지 못해 내구도가 다한 도구를 버려야 했다.

같은 맥락에서 탐험의 힌트를 조금 더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탐험에 걸리는 시간,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지표가 너무나도 적다. 특히, 던전을 찾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느낌을 계속 받게 된다. 오픈월드 게임의 특징이기도 한 부분이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물론, 몬스터의 배치나 지형에 따라 위치를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확실한 것은 아니다. 보스 몬스터를 처치한 다음 목표가 무엇인지 정도는 가이드를 해준다면 좋겠다. 그 정도의 배려가게임 속 탐험의 재미나 가치가 훼손하진 않을 것이다.


■ 한국어 지원이 기다려지는 '발헤임'

‘발헤임’은 그래픽 수준이 높은 게임은 결코 아니다. 십여 년 전 온라인게임으로 착각될 만큼 낮은 폴리곤과 텍스처를 썼다. 이와 대비되는 현대적인 광원효과와 수면 표현은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탐험의 시간이 늘어나고, 여러 가지 사건을 경험하고 난 뒤에는 아름다움을 느낄 정도로 매력적인 세계가 펼쳐졌다. 손쉬운 조작과 간소화된 시스템은 익히기도 쉽다. 게임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마다 나오는 쉽게 배우고, 어렵게 익히는 과정을 생존 게임에 적절하게 녹여냈다.

한국 유저의 발목을 잡는 것은 언어의 장벽이다. 얼리 액세스 버전은 영어와 유럽 국가 언어, 중국 간체와 일본어, 불완전한 한국어를 지원한다. 옵션에서 한국어를 선택하면 상호작용과 일부 대사를 한국어로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이 영어로 표기된다. 이는 일본어와 중국 간체도 마찬가지다. 물론, 텍스트를 포기하고 분위기만을 즐겨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한국어 지원을 발 빠르게 시작한 만큼 한국어 지원 및 정식 출시 이후에는 더욱 몰입감 높은 바이킹으로 살아남기를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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