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격투 유저 중 최고봉을 가리는 토너먼트 대회인 EVO(Evolution Championship Series)가 소니에게 전격 인수됐다. 코로나19로 인한 행사 취소와 창립자의 성추행 논란으로 위기를 맞게 되면서 주인이 바뀌게 된 것.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IE)와 e스포츠 벤처기업 RTS는 19일 두 회사가 공동으로 EVO의 자산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 및 소유권 분할을 포함한 거래 조건은 계약상 공개하지 않았다.

EVO는 조이 쿠엘라와 세스 킬리언, 그리고 톰-토니 캐넌 형제 등 4명이 1996년에 설립한 격투 e스포츠 토너먼트 대회다. ‘스트리트파이터 제로 2’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X’로 시작해 매년 최대 9개 게임에서 최고의 유저를 가렸다. 한국 선수들도 참여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에 EVO에 최대 위기가 닥쳤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오프라인을 통해 개최되던 행사를 부득이하게 온라인 개최로 방향을 바꿨다. 오프라인으로 수익을 창출하던 대회가 맞게 된 첫 위기였다.

거기에 더해 창립자 중 1명이자 CEO인 조이 쿠엘라가 다수의 미성년자에 대해 성추행을 저지른 것이 확인되면서 EVO에 참여하기로 했던 게임사들이 줄줄이 발을 뺀 것이 치명타로 다가왔다.

특히 주력 종목인 ‘스트리트 파이터 5’와 ‘철권 7’, ‘모탈 컴뱃 11’가 빠지면서 대회 운영 자체에 위기가 찾아온 것. 이런 상황에 놓이자 EVO는 조엘 쿠엘라의 지위를 박탈하고, 2020년 대회 자체를 취소했다. 

이런 상황이 되자 SIE가 RTS와 협력해 합작 투자 파트너십을 맺고 e스포츠로의 발을 넓히고자 EVO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RTS는 e스포츠 이벤트 관리와 브랜드, 개발자 컨설팅 및 게임 인재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그리고 창립자인 톰과 토니 캐넌 형제는 자문 역할로 계속 참여하게 된다.

인수 발표와 함께 EVO의 올해 일정도 공개됐다. 8월 6일부터 8일, 13일부터 15일 등 총 6일간 진행되며, 모든 절차 및 대결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행사 이름도 ‘EVO Online’으로 결정됐다.

참가비는 이전과 달리 무료이며, 일단 운영 종목은 ‘철권 7’과 ‘스트리트 파이터 5’, ‘모탈 컴뱃 11’, ‘길티 기어 스트라이브’로 정해졌다. 단, 모탈 컴뱃 11은 북미와 유럽, 남미 지역에서만 운영되며, 향후 다른 게임들도 추가된다고 밝혔다.

관건은 종목의 변화다. EVO에서 운영 중인 게임 종목 중에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에서 플레이할 수 없는 닌텐도 스위치용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이 있기 때문이다. 

‘대난투’로도 잘 알려진 이 시리즈는 지난 2013년에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 DX’가 처음 채택된 이후 거의 매년 정식 종목으로 운영되어 왔다. 특히 2019년에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종 종목에 ‘스트리트 파이터’를 제치고 처음 채택되기도 했다.

그래서 이 게임이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EVO의 글로벌 비즈니스 디렉터인 마크 훌리오는 자신의 SNS를 통해 “EVO는 여전히 모든 플랫폼에 열려있다. 두 회사는 우리의 행사 진행을 위해 계속 협력해줄 예정”이라며 일단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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