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천억원 이하의 상장 업체 대부분이 2020년도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매출이 2자리수 성장을 기록한 한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천억원 이하를 기록한 상장 게임사는 넷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베스파, 한빛소프트, 룽투코리아, 액토즈소프트, 미스터블루, 플레이위드, 엠게임, 조이맥스, 넥슨지티, 넵튠, 썸에이지, 액션스퀘어, 드래곤플라이, 에이프로젠 H&G 등이다.

이중 전년 대비 가장 높은 매출 성장을 보여준 곳은 넷게임즈로 무려 185.6%가 증가했다. 그 뒤를 이어 썸에이지로, 94.4%가 증가했고 데브시스터즈가 88.6%, 룽투코리아가 73.1%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 1천억원 이하 업체들이 대부분 2019년에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던 상황이어서 이익률 상승이 수치로 잘 표현되진 않았다. 하지만 많은 업체들 중 눈에 띄는 곳은 넷게임즈와 엠게임, 룽투코리아, 그리고 넵튠이었다.

넷게임즈는 작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매출은 814억원을 기록해 1천억원 이하 상장사 중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100억원대 이상을 기록했던 손실도 200억원 이상의 이익으로 바뀌었다. 

이런 성과의 주 원인은 MMORPG 'V4'의 성과 덕분이다. 2019년 말 출시해 작년 한 해동안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넥슨이 작년에 서비스한 모바일 MMORPG 중 최고의 성적을 낸 바 있다. 대만 지역과 일본, 그리고 글로벌 지역 등 해외 서비스도 무난히 잘 해내서 전체 매출 중 2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는 신작의 성과가 기다린다. 최근 서브컬쳐 RPG '블루 아카이브'를 일본에 선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조만간 다른 국가에도 서비스된다. 여기에 '히트' 기반 멀티플랫폼 MMORPG와 루트 슈터 게임 '프로젝트 매그넘', MMORTS 게임 '프로젝트 제우스' 등을 차례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는 매출이 709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그나마 전년대비 영업손실이 약 161억원, 순손실이 53억원이 줄어들었다.

항상 매출 1천억원대였던 베스파는 이번에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00억원 넘게 늘어났고 순손실도 350억원 넘게 늘었다. 이는 서비스 5년차를 맞은 주력작 ‘킹스레이드’의 매출 자연감소를 받쳐줄 흥행 신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신규 타이틀 확보와 신사업 확대 등 성장 발판을 위한 투자 비용 증가가 손실을 키웠다. 특히 초기 투자비를 일괄적으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손실폭이 커졌다. 결국 관리종목에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개발 중인 신작들이 올해부터 줄줄이 서비스될 예정인 부분이다. 올해 상반기에 디펜스 RPG ‘타임디펜더스’를 시작으로 ‘Project CA’가 출격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서비스 중인 ‘킹스레이드’를 재정비한 ‘킹스레이드: 시즌2 리마스터’를 출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유명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및 차세대 콘솔 게임 개발도 진행한다. 

무엇보다 적자가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미래 가치를 위한 투자로서 임직원 연봉을 일괄 1,200만원 인상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며 인재 유출 방지 및 개발력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한빛소프트는 매출 572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1.5%가 늘어났지만 영업손실은 늘어났고, 그나마 기록하던 순이익도 손실로 돌아서며 적자 전환했다.

룽투코리아는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매출은 521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73.1%가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됐으며 순이익도 81.3%가 늘어났다. 그 이유는 새롭게 출시된 게임들이 고른 성과를 보여준 덕분이다.

3월 출시된 ‘용의 기원’과 5월 출시된 ‘카이로스’, 그리고 9월 초에 출시된 ‘탄성’ 등 3개의 신작 게임이 연이어 평균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매출과 이익이 과거 흥행작 ‘검과 마법’을 서비스했던 수준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성과도 장밋빛이다. 룽투코리아는 올해 무협 장르의 '협객도', 4등신 캐릭터의 MMORPG '극광', 일본 애니메이션 ‘오르텐시아 사가’ 기반의 수집형 RPG '창기', 네오위즈 ‘블레스’ 기반 MMORPG '블레스 이터널', 카툰 느낌의 판타지 MMORPG 'L프로젝트', 일본 애니메이션 ‘방패용사’ 기반 수집형 RPG '방패' 등 최소 6종의 신작을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액토즈소프트는 매출 475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대비 24.1%가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0.5%, 순이익은 24.6%가 감소했다. 이는 직전 사업연도 소송판결 관련 일시매출 수익 인식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그리고 기존 라이브 게임의 성과를 뛰어넘을 신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상황을 역전할 신작 카드가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위메이드와 ‘미르의 전설 2’ 관련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부분의 성패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블루의 게임 부문 성과도 좋았다. 전년대비 38.7% 증가한 45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연이어 작성 중이다. 이는 미스터블루의 자회사인 블루포션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에오스 레드’의 성과 덕분이다.

특히 에오스 레드의 국내외 성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 이어 7월부터 중화권 지역에 서비스되기 시작했고, 매출 순위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매출이 급상승했다. 
특히 미스터블루의 전체 매출 중 게임이 56%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올해는 기존의 성과에 더해 해외 성과가 더 늘어난다. 작년 말 에오스 레드의 동남아 지역 진출을 위해 퍼블리셔인 게임스워드와 손을 잡았고, 1분기 내에 동남아 15개국에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후 진출 국가가 늘어나면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위드는 매출은 줄었지만 이익이 늘었다. 매출은 430억원으로 전년대비 23.2% 감소했지만 순이익이 51.1% 증가한 136억원을 기록한 것. 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고, 순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 성과다. 이는 주력 모바일 게임인 ‘로한M’과 더불어 온라인 게임 ‘로한 온라인’과 ‘씰온라인’의 고른 성과 덕분이다. 

플레이위드는 신작과 더불어 사업을 확장한다. 먼저 1분기 중 스팀 PC 카페의 시범 서비스를 완료한 뒤 정식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고, 하반기에는 자회사가 개발 중인 ‘씰 모바일’이 서비스될 예정이어서 그동안 보여준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엠게임은 기존작의 성과가 눈부셨다. 매출은 424억원으로 1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52.8%가 늘었다. 순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지난 2008년 이래 12년 만에 100억원대로 올라섰다.

실적 상승 요인은 중국에서 ‘열혈강호 온라인’, 북미와 터키 지역에서 ‘나이트 온라인’을 비롯한 게임들이 해외에서 매출 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국내 매출도 36%를 차지하며 선방했다.

올해에는 신작들이 다수 대기 중이다. 상반기에 모바일 MMORPG ‘진열혈강호’를 해외에 먼저 선보이고, 자체 개발 메카닉 TPS 게임 ‘배틀스티드’를 스팀 플랫폼을 통해 선보인다. 또 ‘귀혼’, ‘드로이얀 온라인’ 등 기존 IP 활용 신작도 차례대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조이맥스는 매출은 상승했지만 적자폭을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매출은 385억원으로 26.2% 증가했지만 손실은 줄었다. 올해 ‘삼국지 제후전’과 ‘스타워즈 스타파이터 미션’을 출시했지만 상황을 반전시킬 성과는 기록하지 못했다.

올해는 우주 배경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라이즈 오브 스타즈’, 캐주얼 게임 ‘윈드러너 퍼즐대전’을 비롯한 다수의 신작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넥슨지티는 온라인 게임의 성과 덕에 하락폭을 낮출 수 있었다. 매출은 278억원으로 전년대비 7.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고, 순이익은 34.5%가 증가했다.

매출 감소는 모바일 게임 ‘액스’의 매출이 급락 때문이다. 전년대비 1/4 수준으로 매출이 떨어졌는데, 온라인 게임 매출은 전년대비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주력 게임인 ‘서든어택’의 역주행 성과다. 

넵튠은 기존 라인업인 캐주얼 게임과 소셜 카지노 게임이 무난한 성과를 거두면서 매출이 8.9%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지분 매각 덕에 순이익이 급증했다. 작년 4월에 크래프톤 지분을 464억원에 매각한 것. 그 덕에 적자 행진은 잠시 멈췄다.

무엇보다 넵튠은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다. 자회사 님블뉴런이 개발한 신작 ‘영원회귀:블랙서바이벌’이 얼리액세스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접속자 5만명을 돌파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이런 상황이 되자 넵튠은 님블뉴런에 100억원을 더 투자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고, 카카오게임즈로부터 1,935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받으며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넵튠은 올해 1분기에 ‘블랙서바이벌 모바일’을 리뉴얼해 출시하고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과 주사위 배틀 게임, 보드게임, 퍼즐게임 등 7종 가량의 게임을 출시하는 등 실적 증대를 노린다.

썸에이지는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적자는 지속됐다. 매출은 70억원으로 전년대비 94.4% 증가했고 2015년 기록한 95억원 이후 5년만에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손실은 여전히 100억원대를 기록 중이지만 일부 감소했다.

올해는 이 부진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카론’ 기반 모바일 MMORPG ‘데카론M’이 2분기 내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이며, 자회사인 로얄크로우가 개발 중인 차세대 FPS 게임 ‘크로우즈’도 올해 출시가 목표다.

그리고 얼마 전 썸에이지가 보유하고 있던 로얄크로우의 주식을 텐센트에 177억원에 매각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섬에 따라 자금을 확보했고, 흥행에 따른 안정적 수익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신작 게임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액션스퀘어는 작년 성과는 적자 감소에 만족해야 했다. 매출은 전년과 동일한 58억원이었고, 적자를 수십억원 줄였다. 신작을 내는 대신 내부 개편과 인력 축소를 진행했기 때문이며, 그 덕에 관리종목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기존 게임의 업데이트와 신작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중 ‘앤빌’은 Xbox와 스팀을 통해 출시될 예정으로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드래곤플라이의 실적은 계속 안 좋아지는 중이다. 매출은 37억원으로 39.3%가 감소했고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특히 순손실이 82억원으로 적자폭이 늘었다. 흥행 신작 부재와 신규 사업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연구개발비와 인건비를 크게 줄였기에 이 정도의 실적이 나왔다.

게다가 작년 비비비의 자회사이자 산업 및 제어장비업체인 시스웍에 지분을 넘기며 최대주주가 바뀜에 따라 사업 부문에 의료와 바이오, 화장품을 추가하는 등 게임과 동떨어진 사업을 전개하며 과거의 명성이 퇴색해가는 중이다.

에이프로젠 H&G는 주력 게임인 ‘포트리스M’의 매출 감소로 게임 매출이 급락했다. 매출은 25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68.4%가 감소한 것. 게다가 최근 포트리스M의 계약을 조기 종료해 다른 회사에 넘기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올해 PC 게임 ‘트로브’와 모바일게임 ‘드래곤라자 오리진’을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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