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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다듬어지지 않은 옥석 ‘매직: 레전드’

‘매직 더 게더링’은 게이머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카드게임(TCG, 트레이딩 카드게임) 장르의 원조로 이름값이 높다. 수십 년간 쌓인 콘텐츠와 이야기는 게임을 만들기에 좋은 소재다. 잘 구축된 판타지 세계관과 매력적인 몬스터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에는 MMORPG와 ‘매직 더 게더링’의 특징을 혼합한 신작 ‘매직: 레전드(Magic: Legends)’가 공개 테스트(OBT)를 시작했다. 플랫폼은 PC와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원이다. 지난해 테스트가 미뤄진 영향으로 최신 차세대 기종 지원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개발사 크립틱스튜디오는 이 게임을 액션 MMORPG 장르로 정의했다. 많은 유저가 공유하는 필드(맵), 액션을 기반으로 한 전투 시스템, 역할놀이(RPG)가 즐길 거리다는 뜻이다. 게임 속 세상은 원작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창조됐다. 유저는 플레인워커라는 마법사 캐릭터를 조작해 여러 차원을 넘나드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또, TCG의 카드를 스킬과 결합한 덱 빌딩 시스템을 적용해 원작의 특징을 녹여냈다.


■ 뼈대는 시점 변경이 가능한 쿼터뷰 MMORPG

게임의 주인공 플레인워커는 OBT 기준으로 지오맨서, 비스트콜러, 생트파이어, 마인드메이지, 네크로맨서 5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모두 판타지의 마법사를 베이스로 제작된 캐릭터다. 여기에 흰색, 검은색, 붉은색, 파란색, 녹색의 마나를 사용하는 스킬로 캐릭터의 개성을 구현했다.

마나는 스킬을 쓰는데 필요한 자원이다. 각 클래스는 저마다 정해진 색상의 마나를 주력으로 사용한다. 필자가 선택한 생트파이어는 흰색 마나 스킬을 쓴다. 스킬과는 별개로 2개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정됐다. 기본적으로 마법사라는 콘셉트를 공유하다 보니,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접근법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인 게임은 쿼터뷰 시점의 액션RPG와 같다. 몰려오는 적을 상대하고,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을 하는 게 목표다. 물론, 사냥을 통해 각종 장비와 골드를 모아 육성에 활용하는 것도 기존 게임과 마찬가지다. 단, 스킬 시스템은 ‘매직 더 게더링’의 특징이 반영됐다.


■ 확실히 차별화된 스킬 덱 빌딩 시스템

‘매직: 레전드’의 플레인워커는 2개의 고유 능력과 12개의 스킬을 쓸 수 있다. 먼저 덱을 만드는 라이브러리 메뉴에서 사용할 스킬을 고르면 준비가 끝난다. 실제 전투에서는 선택한 스킬 중 최대 4개가 무작위로 등장한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덱을 만들고, 스킬을 선택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기본 스킬은 플레인워커의 마나 색상에 따라 결정된다. 튜토리얼과 진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얻게 된다. 초반에는 쓸 수 있는 스킬이 2개뿐이다. 이후 NPC의 퀘스트를 수행하고 레벨을 높이면 스킬 칸이 늘어난다.

스킬을 쓰려면 마나가 필요하다. 강력한 스킬일수록 많은 마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규칙이다. 마나는 12개의 칸으로 나뉘어 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회복되며, 특정 상황에서는 회복량을 높일 수도 있다. 덕분에 강력한 스킬 위주로 덱을 편성해 화력을 극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 보상이 없는 필드 사냥, MMO로 만든 이유를 보여줬어야

튜토리얼을 마치면 본격적인 MMORPG의 모험이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NPC의 의뢰(퀘스트)를 해결하고, 보상을 받는 순환이 기본이다.

월드와 맵은 넓은 편이다. NPC가 넓은 지역에 퍼져있어 이동에 드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첫 번째 던전을 만나기 위해 약 5분간 달리기만 했을 정도다. 그나마 후반에는 순간이동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 이동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긴 한다.

맵에는 다양한 몬스터가 유저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이들의 위협은 귀여운 수준이다. 몬스터도 넓은 지역에 퍼져있는 상황이라 핵앤슬래쉬 특유의 손맛을 기대하긴 어렵다. 대부분의 전투가 4~5마리를 동시에 사냥하는 수준이며, 기본 스킬 한두 개로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사냥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필드 사냥으로 얻는 보상은 약간의 골드에 그친다. 경험치나 장비 아이템 등 흔한 보상조차 얻기 어렵다. 필드 사냥을 하는 이유는 물론, 보람도 없다. 수없이 떨어지는 보상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핵앤슬래쉬 장르의 재미 중 하나인데도 말이다. 득템의 재미가 빠졌으니, 결국 퀘스트 구간으로 더 빨리 이동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된다. 게임 초반부는 RPG를 하는 느낌보다는 달리기 게임을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지루한 초반 사냥은 핵앤슬래시를 쓴 게임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피할 수 없는 특징이다. 이 구간을 효과적으로 넘기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이야기 혹은 연출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매직: 레전드’에게 이런 모습을 기대하긴 어렵다. 오히려 MMO의 특징이 더해져 지루함이 더 커진 느낌이다.


■ 득템을 원한다면 던전으로

필드와 달리 던전은 각종 보상이 넘쳐흐른다. 네임드와 레전드 몬스터를 처치하면 수많은 보상이 맵에 깔린다. 던전을 클리어하면 확정 보상으로 스킬 숙련도(랭크) 경험치와 미정제 에테르(Unrefined Aether), 골드,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필드 사냥 대신 던전에 집중하라는 게임 디자인으로 보일 정도로 보상이 풍족하다. 핵심 보상인 미정제 에테르는 하루에 획득할 수 있는 양이 제한돼 있다. 유료 재화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퀘스트 역시 솔로 플레이용 인스턴스 던전에서 대부분이 진행된다. 필드에서 NPC를 만나 퀘스트를 받고, 던전에서 마무리하는 흐름이 반복된다. 던전을 주파하고, 마을로 돌아가 NPC와 대화하는 조건이 가끔 등장할 뿐이다.

솔로 던전은 필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몬스터를 무시하고 수행지역까지 이동해도 진행이 막히지 않는다. 오히려 몬스터를 상대하는 시간만큼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든다. 보스 전투에서 독 늪과 함정이 위험할 뿐, 전투 자체의 난이도는 매우 낮다. 중간 보스는 공격을 피할 필요 없이 기본 공격만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파티 플레이 던전은 상황이 조금 낫다. 협력을 요구하는 과제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여러 군데로 흩어진 몬스터를 함께 처치하라는 식이다. 여기에 혼자 사냥할 때 보다 많은 적이 등장해 긴장감도 조금 오른다.


■ 콘셉트는 좋은데 완성도가 너무해

‘매직: 레전드’는 원조 TCG의 특징을 MMORPG와 결합한 게임이다. 이를 위해 스킬 덱 빌딩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 듯하다. 이 영향으로 필드 사냥과 액션, 조작 시스템은 완성도가 떨어진다.

먼저 지적하고 싶은 건 카메라 시점이다. 이 게임은 유저가 카메라 시점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3D로 제작된 이점을 굳이 제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전투 액션 조작이 때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공격 방향도 마우스 커서 위치를 따라가다가, 특정 구간에서는 플레인워커의 시선 방향으로만 나간다. 이는 옵션에서 키보드 위주의 조작을 선택했을 때 주로 발생한다. 물론, 마우스로 조작하는 모드에서도 몬스터의 이동에 따라 캐릭터가 마음대로 이동하는 등 예외처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여기에 캐릭터의 움직임도 어색하고, 타격과 피격 연출도 애매해 액션게임의 매력이 반감된다.

조작의 문제는 콘솔 게임기용 패드를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엑스박스 게임패드를 연결한 상태에서는 액션과 조작을 방해하는 요소들 대부분이 해결됐다. 이는 멀티플레이 게임으로서 가장 먼저 고쳐야 할 문제로 꼽고 싶다. 이 게임을 PC로 즐기고 싶다면, 패드를 이용하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 가다듬어지지 않은 옥석 ‘매직: 레전드’

현재 버전을 기준으로 이 게임을 평가한다면 가다듬어지지 않은 옥석이라 할 수 있다. 스킬을 커스터마이징하는 덱 빌딩 시스템과 TCG의 특징인 무작위성을 결합한 시도는 꽤 신선했다. 카드가 많아질수록 전투에서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점, 필살기 격인 스파크 파워(Spark Power) 시스템도 흥미로웠다.

다만 전체적인 완성도를 봤을 때 모자란 부분이 많다. 액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조작 체계가 불안정하고, 프레임 드랍과 플레이시간에 따라 열화되는 그래픽 및 인터페이스 문제도 있다. 한마디로 IP를 활용하는 아이디어와 구현까지는 좋았는데, 뼈대를 잡는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의 평가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공개 테스트는 정식 출시 전 게임성을 막바지로 점검하는 단계다. 이를 대입하면 ‘매직: 레전드’의 출시는 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완성도를 끌어올릴 시간적 여유는 있으니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 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공개 테스트는 오는 4월 3일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단, 현재 버전은 영어와 일부 유럽권 언어만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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