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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콘솔 도전하는 한국 게임업계, 유비무환의 교훈 잊지 말아야
마이크로소프트는 'MLB 더 쇼 21' 출시 당일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등록된다고 밝혔다(출처=엑스박스 와이어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일(미국 시각) 세계 게이머가 놀랄 소식이 발표됐다. 소니의 퍼스트파트 개발사의 게임이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등록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해당 타이틀은 야구게임 ‘MLB(메이저리그 베이스볼) 더 쇼 21’다.

이 타이틀은 소니가 자랑하는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MS의 엑스박스 플랫폼 출시가 정식으로 발표됐다. MLB 팬을 겨냥한 타이틀이다 보니,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이해됐다.

여기에 한 가지 소식이 더해졌다. 발매와 동시에 구독형 서비스 게임패스에 등록된다는 것. 게임을 굳이 구매하지 않더라도, 경쟁사의 퍼스트파티 게임을, 발매일에, 사실상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는 바로 목소리를 높였다. 패키지를 사야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4(혹은 5)와 대비되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한 차별을 받게 되자 당연히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일을 뒤집지는 못할 듯하다.

퍼스트파티가 어떤 회사인가. 독점작 개발을 위해 하드웨어 제공업체가 막대한 투자를 하는 회사다.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든든한 아군이다. 게다가 ‘MLB 더 쇼 21’은 북미 플레이스테이션 유저가 즐기는 핵심 게임이다. 판매량만 100만장에 육박하는 게임이다. 이를 경쟁기종을 쓰는 유저에게 사실상 무료 배포를 허용한 것은 분명 큰 결단이 필요한 사건이다.

이는 게임업체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영원한 적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게임시장의 규칙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독점작은 하드웨어 판매량과 시장의 지배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전략이자 세일즈 포인트다. 이를 공유하는 사례가 생겼으니, 앞으로도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게임유통의 패러다임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임을 구매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매월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고 게임을 빌려 즐기는 구독형 모델이 점차 세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현재 가장 강력한 플랫폼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니가 퍼스트파티 게임을 제공한 점도 이와 무관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위쪽부터 '붉은사막',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블레스 언리쉬드'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과 바뀌는 규칙은 항상 기회를 동반한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이 변할 때마다 게임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기회를 잡은 게임업체가 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이런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서 한국 게임업체도 대비를 해야 한다.

이미 국내 유력 업체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시장 확대를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 TL’, 네오위즈 ‘블레스 언리쉬드’, 펄어비스 ‘붉은사막’ 등 각자의 핵심 IP(지식재산권)를 콘솔과 PC를 포함한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플랫폼의 변화에 반발자국 늦게 쫓아갔던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지금까지 밝혀진 청사진으로는 시대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업체들 모두 만반의 준비를 마치는, 유비무환의 교훈을 잊지 않았기를 바란다. 지난 2009년 스마트폰의 등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지 않던가.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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