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원작이 가진 IP(지적재산권)의 힘은 아주 강력하다. 원작의 팬이라는 강력한 이용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게임이 흥행하려면 원작의 요소를 제대로 가져오면서 게임의 재미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그 조건을 상당히 만족시킨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일본의 유명 라이트 노벨 및 애니메이션인 ‘방패용사 성공담’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RPG ‘방패용사 성공담 RISE’다. 이 게임은 지난 4월 28일 대만과 홍콩, 마카오 지역에 출시됐다. 

■ 원작의 설정과 요소를 상당히 잘 반영한 게임

‘방패용사 성공담’은 지난 2013년 처음 등장한 이 소설은 작가인 아네코 유사키의 작품으로,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이와타니 나오후미가 도서관에서 ‘사성무기서’를 펼쳤다가 이세계에 용사로 강제 소환되어 모험을 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작폼이다. 

특히, 이 작품은 주인공이 방패의 용사로 정해진 만큼 방패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설정이 있고, 주위 인물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요소가 게임에 잘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방패용사 나오후미 역에 ‘원펀맨’의 제노스, ‘하이큐!’의 카게야마 토비오 등의 역할을 맡은 이시카와 카이토, 라프타리아 역에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에서 사쿠라지마 마이 역으로 유명한 세토 아사미, 필로 역에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의 밀림 나바, ‘소드 아트 온라인’의 시리카, ‘프리코네’의 미미 등의 역할을 맡은 히다카 리나 등 많은 성우가 등장한다.

이 게임이 원작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원작 애니메이션에 참여했던 성우들이 그대로 게임에 참여한 것. 메인 스토리는 물론 모든 캐릭터의 온천 콘텐츠에서는 성우들의 풀 보이스를 지원해 귀를 더욱 즐겁게 한다.

‘방패용사 성공담 RISE’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애니메이션과 다른 부분은 처음에 시작하는 튜토리얼에서는 라프타리아, 필로와 함께 거대 용과 싸우는 것이 꿈이며, 그 꿈에서 깼을 때부터는 원작의 초반과 동일하다.

그래서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나오후미가 음모에 빠지는 과정과 라프타리아와의 만남 이후의 과정을 원작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그리고 플레이 도중 원작 애니메이션의 유명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게임 플레이가 마치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듯한 재미도 준다.

다만 게임답게 메인 스토리 모드는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가게 되며, 대화 중 선택지를 부여해서 다른 질문과 대답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분기가 되는 것은 아니고 선택에 따른 결과는 같다.

또, 이 게임은 원작에 나오는 주인공의 상황을 게임에 잘 풀어냈다, 원작에서 주인공은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의 방패를 성장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몬스터의 흔적을 흡수해 스킬을 얻어 새로운 방패를 사용할 수 있다는 원작의 요소를 그대로 담았다. 그래서 원작에 등장하는 모든 방패를 수집할 수 있고 원작에 없었던 새로운 오리지널 방패도 등장한다. 

방패의 성장은 원작에서 보던 성장 트리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본 방패로 시작하지만, 소재를 모으게 되면 다른 방패과 능력들을 개방할 수 있게 된다.

■ 깔끔한 그래픽과 전략적 전투, 다양한 콘텐츠 갖춰

그래픽은 깔끔한 편이다. 모든 화면이 2D로 만들어졌고, 게임만을 위해 만들어진 고퀄리티의 일러스트는 라이브 2D 기술로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투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3등신의 귀여운 SD 스타일로 작게 만들어졌다. 전투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은 단순하지 않으며, 표정까지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높은 등급의 캐릭터는 스킬을 쓸 때 원작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모습이나 더 화려한 스킬 활용 모습을 보여준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나이트, 전사, 암살자, 마법사, 궁수, 힐러 등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적이나 상대의 전투 방식에 따라 교체를 하면서 전투를 하는 전략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수집형 RPG인 만큼 캐릭터마다 R, SR, SSR 등의 등급이 매겨져 있는데, 한계돌파를 6번 하면 상위 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래서 낮은 등급이라도 애정을 가지고 키우면 상위 등급 수준의 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 그리고 분노 스킬을 가지고 있다. 액티브 스킬은 단일, 혹은 다수 공격용이며, 패시브 스킬은 강화 및 치료의 성격을 띠고 있다. 분노 스킬은 전투를 벌이다가 사용 조건에 만족하면 사용할 수 있다. 

전투는 턴 방식으로 진행된다. 왼쪽에는 캐릭터들의 전투 순서를 보여주는 게이지가 있고, 최상단에 있는 캐릭터부터 행동을 할 수 있다. 10번의 전투가 끝나기 전까지 승리를 하지 못하면 패배하게 된다.

4명의 캐릭터를 배치해 전투를 벌이는데 전투 중 캐릭터의 배치 순서를 바꿀 수 없는 만큼 전투 전에 캐릭터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승패가 달라진다. 

다만 메인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모험 모드에서는 주인공을 파티에서 뺄 수 없고, 다른 캐릭터 3명을 넣어서 진행해야 한다. 팀의 방어를 책임지는 방패 영웅인 만큼, 최전방에 두고 적의 스타일에 따라 다른 방패를 착용하면 클리어에 큰 문제는 없다.

그리고 SSR 등급의 캐릭터가 팀에 1명 이상이 배치되면, 주인공과 SSR 캐릭터의 경험치가 쌓이지 않는 시스템을 넣었다. 높은 등급의 캐릭터에 의지하지 말고, 고르게 캐릭터를 키우라는 개발팀의 목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통 한 스테이지에 3개의 페이즈를 진행하는데, 중간에 분기점이 있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특이한 부분이다. 스테이지에 따라 보물상자쪽 길을 선택해 아이템을 얻고 전투를 회피해 마지막 페이즈까지 이동이 가능한 것.

또한 체력이 부족할 경우 수호상이 있는 쪽을 먼저 선택해 체력 보강 혹은 버프를 받아 전투를 진행하고, 체력이 충분할 경우 전투를 먼저 하고 뒤에 체력 보강 혹은 버프를 받을 수 있는 선택지를 주는 배려를 하고 있다. 전략 운용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전투는 자동 전투도 지원한다. 오직 전투 부분에 대한 자동 컨트롤을 지원하며, 방향을 고르는 선택지나 버프 선택에 대한 부분은 직접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에 있는 캐릭터 버튼을 눌러 자동 스킬 사용을 켜고 끌 수도 있게 했다. 자동 스킬 사용을 끄면 평타 공격만 하게 된다. 

전투가 끝나면 성과에 따라 재화와 캐릭터에 대한 경험치 및 친밀도가 쌓이게 된다. 그리고 스테이지를 완벽하게 클리어해 별 3개를 얻게 되면, 스킵 기능을 통해 빠른 클리어로 재화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게임에서는 메인 스토리 콘텐츠인 ‘모험’을 비롯해 각종 재화나 재료를 모을 수 있는 ‘탐험’, 로그라이크 스타일로 무작위로 생성된 맵에서 탐험과 전투를 하며 희귀 재료와 장비을 얻을 수 있는 ‘미로’, 캐릭터의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는 ‘전기’ 등이 있다.

또 비동기 방식으로 최고의 파티를 꾸며 다른 유저들과 강력함을 겨룰 수 있는 ‘투기장’, 3개의 팀을 꾸며 최대 12명의 캐릭터로 상대방과 전투를 벌여 순위를 경쟁하는 ‘분쟁섬’ 등의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그 외에도 자원을 생산할 수 있는 마을 콘텐츠와 길드 콘텐츠가 있고, 캐릭터의 피로도를 회복할 수 있는 온천 콘텐츠가 있다. 그리고 온천에서 말풍선이 뜬 캐릭터를 선택하면 서비스 신과 대화를 볼 수도 있다.

■ 일부 아쉬운 점 있지만...원작 몰라도 즐길 수 있는 게임

이처럼 ‘방패용사 성공담 RISE’는 원작의 IP를 제대로 활용한 것은 물론, 지난 3월에 일본에서 출시된 ‘방패용사 성공담 RERISE’보다 훨씬 우수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방패용사 성공담 RERISE’가 방치형 RPG인 반면, 이 게임은 수집형 RPG 장르인데 원작과 잘 맞는 장르를 활용했고 게임 시스템도 잘 꾸며놨다고 본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일단 전투의 그래픽의 화려함은 떨어지는 편이다. 캐릭터의 퀄리티나 움직임 자체는 괜찮지만, 이펙트의 화려함이 떨어지다 보니 보는 맛은 조금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메인 스토리 콘텐츠에서 풀 보이스를 낸다고 홍보했지만, 실은 주-조연급 캐릭터의 대사에만 보이스가 들어가있고 마을 사람들이나 병사를 비롯한 비중이 떨어지는 캐릭터들에는 보이스가 적용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스토리 모드를 진행하면서 중반부에 접어들면 성우의 음성이 띄엄띄엄 들리다 보니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에 중간중간 구멍이 생긴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에 나온 동일 IP 게임이 워낙 퀄리티가 낮아서일까? 상대적으로 이 게임에서 문제라고 느껴지거나 하는 부분은 많지 않았다. 조금만 더 보강되어 해외 서비스가 이뤄진다면 유저들도 재미있고, 흥행도 따라오는 게임이 될 것 같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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