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진 작가가 캡콤의 유명 게임들에서 자신의 작품들을 도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일, 사진 작가 주디 주라섹은 미국 코네티컷 법원에 캡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내용은 '바이오 하자드4', '데빌 메이 크라이' 등 다수의 게임에서 자신이 발간한 사진집 'Surface'에 수록된 사진 작품들을 사용했다는 것.

이 사진집은 지난 1996년 예술가나 건축가 등 디자이너들이 시각적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사진집의 내용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면 자신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캡콤 측은 자신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사진집에 수록된 다수의 이미지를 게임에 여러 부분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작가는 소송 자료로 100페이지 이상의 문서와 80개 이상의 사진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자료에서 지적된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는 '바이오 하자드4'편의 로고에 활용된 부서진 유리 질감이다. 작가는 이 사진을 이탈리아에서 촬영했는데, 물리적으로 부서진 재질이 디지털에서 같은 패턴으로 동일하게 재현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다.

그리고 '바이오 하자드4'편에 배경 일부에 쓰인 대리석의 질감과 '바이오 하자드 리메이크'에 등장한 조각상, 교회의 스테인드 글라스, 문에 사용된 문양 등 여러 곳을 증거 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가 제출한 소송 자료 일부 (출처: judy juracek 소송 자료)

게임 여러 곳에 쓰인 문양이나 소재가 나온 사진들은 누구나 출입할 수 없는 곳을 찍은 사진이거나, 지금은 사라진 곳에서 촬영된 것들이어서 의혹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 번 캡콤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많은 양의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는데, 그중 사진집에서 제공되는 이미지 파일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게임 텍스쳐 파일이 발견된 부분도 소송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작가는 저작권 침해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며 최대 1,200만 달러(한화 약 133억 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따라서 소송 결과에 따라 캡콤은 큰 규모의 배상금 지불에 더해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날 것으로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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