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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스팀으로 즐기는 모바일게임? 로그라이크 신작 '비비드 나이트'
출처='비비드 나이트' 공식 트위터

로그라이크 게임은 더 이상 낯선 장르가 아니다. 많은 게임이 장르의 특징을 채용해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방식을 도입-융합하면서 독특한 매력을 가진 신작이 주기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새롭고 어려운 도전을 추구하는 게이머의 수요와 개발업체의 공급이 맞물리면서 양과 질을 충족하는 괜찮은 게임들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개발업체 아소비즘이 지난달 27일 스팀 플랫폼으로 출시한 ‘비비드 나이트(Vivid Knight)’가 주목받고 있다. 로그라이크의 특징과 귀여운 캐릭터(유닛), 다양한 게임의 특징을 융합한 독특한 게임성이 게이머들의 호기심을 산 것이다.

아소비즘은 ‘비비드 나이트’를 파티 빌딩 로그라이크 장르라고 소개했다. 매번 바뀌는 던전의 지형과 아이템 및 장비가 초기화되는 장르적 특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다만 게임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로그라이트 게임에 가깝다. 반복 플레이를 통한 육성이 강제되기 때문이다. 던전을 진행하며 얻은 자원과 클리어 보상으로 선택지를 늘려 나가는 수집과 육성의 요소를 도입한 것도 이유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 게임의 특징이 녹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게임을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 탐험과 전투로 보면 전자는 ‘다키스트 던전’, 후자는 오토 배틀러의 모습과 닮았다.


■ 기본은 던전 탐험형 로그라이크

먼저 탐험 파트를 살펴보자. 게임 속 던전은 무작위로 지형이 생성된다. 던전에 입장할 때마다 모양이 바뀌기에 정형화된 공략은 필요가 없다. 이동 방향을 결정하기 전 미니맵을 살펴보고, 몬스터와 상점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해 최대한 효율적인 동선을 찾아야 한다.

맵에서 이동할 때에는 마나라는 자원을 소모한다. 맵 1칸을 이동하는 데는 마나 1이 필요하다. 게임을 시작한 직후 마나 최대치는 18이며, 이후 보상을 통한 육성 과정에서 마나 최대치를 조금 늘릴 수 있다. 탐험에 마나를 모두 써 0이 되면, 이동한 거리에 따라 캐릭터의 체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페널티가 추가된다. 체력 관리가 어려운 만큼 한정된 마나를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 던전 공략의 첫 번째 열쇠다.

던전에는 몬스터와 보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계단 등이 여러 군데 배치되어 있다. 또, 유저를 돕는 다양한 장소들이 등장한다.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필요한 상품을 판매하는 상인도 만날 수 있다. 따라서 되도록 많은 몬스터를 처치해 골드를 확보하고, 상인에게 필요한 캐릭터 보석을 구매해, 다음 난이도에 도전하는 흐름이 반복된다.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제약은 던전 탐험형 게임에 자주 채용되곤 한다. 특히 가장 성공적인 게임으로 평가받는 ‘다키스트 던전’에도 이와 같은 특징이 포함돼 있다. 스트레스와 밝기, 허기짐과 같은 요소다. ‘비비드 나이트’의 마나는 이런 제약을 통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교적 밝은 분위기에 캐주얼한 느낌을 강조한 만큼, 복잡한 요소를 되도록 통합해 학습 난이도를 낮춘 느낌이다.

 

■ 오토배틀러 식 전투와 육성으로 차별화 성공

전투는 ‘오토체스’, ‘전략적 팀 전투(TFT)’로 대표되는 오토배틀러 게임과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자동으로 전투가 진행되며 유저가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대신 매 턴마다 한 번씩 일종의 스킬인 젬을 쓸 수 있다. 젬은 몬스터를 공격하거나 아군을 회복하는 전투 지원부터, 던전 탐험 자원인 마나 회복과 골드 획득 등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캐릭터는 두 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게임 속에서는 이를 심볼로 부른다. 오토배틀러 장르에서 종족과 직업을 나누는 것과 판박이다. 각 속성을 가진 캐릭터를 한 파티에 등록하면 상승효과(이하 시너지)가 적용된다. 같은 캐릭터를 세 명 모아 업그레이드하는 시스템도 채용했다. 시너지는 단순한 공격력 상승부터 시작해 유저가 사용하는 젬 효과를 강화하는 등 폭넓게 구현됐다.

여기에 독자적인 시스템도 더했다. 업그레이드한 캐릭터의 심볼이 계속 적용이 되는 것. 한 파티에 등록할 수 있는 캐릭터는 최대 6개지만, 시너지 효과는 이보다 많이 받을 수 있다. 본격적으로 난이도가 상승하는 삼라의 연구소 지역부터는 1단계 시너지 10~12개를 발동해야 원활한 진행이 가능할 정도다. 후반으로 갈수록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던전 탐험 게임의 특성에 맞춘 변화라 할 수 있다. 이는 던전 탐험이라는 콘셉트와 맞물려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차별화 포인트이기도 하다.

 

■ 아이템 파밍이 강제되는 난이도

효율적인 탐험 동선과 좋은 캐릭터로 시너지를 맞춰도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기본으로 주어지는 캐릭터와 장신구(액세서리) 반지-목걸이-귀걸이와 잼에 등급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가장 낮은 등급인 브론즈와 약간의 실버 등급만이 지급되기에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너지를 맞추는데 필요한 심볼도 적은 편이다.

보다 좋은 장비와 심볼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휘석을 파밍해야 한다. 휘석은 백색 저택에서 왕국의 비기서를 구매하는데 필요한 자원이다. 던전을 탐험하며 얻거나, 파밍으로 5개, 던전 최초 클리어 시 30개를 얻을 수 있다. 비기서를 하나 구입하는데 10개의 휘석이 필요하며, 던전을 한번 돌고 나면, 비기서 1~3개 정도를 구매할 휘석이 쌓인다.

비기서에서 나오는 아이템의 숫자는 총 78개다. 가짓수가 그다지 많지 않아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시스템 적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이질적인 느낌도 없다. 무작위로 등장하는 3개의 아이템 중 골드 등급의 젬과 장신구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난이도가 대폭 낮아지는 느낌이다. 특히 캐릭터의 조합과 심볼 시너지를 갖추기 좋은 장신구는 파밍의 1순위이며, 이런 아이템을 얻는 순간 게임의 체감 난이도가 크게 떨어진다.

첫 엔딩을 보고 나면 하얀 마녀 제올라가 해금된다. 소환 보석과 심볼 구성이 다르다. 2회차의 느낌이 강하지만, 부족한 볼륨을 늘리기 위함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모바일이 더 어울리는 게임성, 스팀을 선택한 이유는?

‘비비드 나이트’는 단순한 인터페이스(UI)로 구성되어 있고, 모든 조작을 마우스 하나로만 할 수 있다. 조작도 ▲진행 방향 지정 ▲캐릭터 업그레이드 및 배치 ▲장비 제작 ▲젬 사용 등으로 대단히 심플하다. 젬의 경우 단축키가 지정되어 있긴 하지만, 이를 보여주는 텍스트가 출력되지 않는다.

좌우로 넓은 화면과 캐릭터의 크기도 PC보다는 모바일게임에 더 가깝다.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의 양도 같은 장르의 게임에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각 캐릭터의 심볼과 장신구 정도만 확인하면 대략적인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수많은 정보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기존 던전 탐험형 로그라이크 게임과는 사정이 다르다. 실제로 스팀 링크와 같은 리모트 기능을 활용했을 때 오히려 조작이 편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 게임시장의 동향을 보면 멀티 플랫폼 지원은 딱히 특이한 일도 아니다. 모바일게임을 PC버전으로 바꾸어 서비스하는 것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위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이 됐다. ‘비비드 나이트’ 역시 멀티 플랫폼 서비스를 위한 전략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게임을 스팀으로 먼저 출시했다는 점은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중후반부의 늘어지는 템포도 아쉬운 부분이다. 귀여운 그래픽과 심플하게 마무리한 시스템은 익히기 쉽다. 학습량이 많지 않아 초반 몰입도가 대단히 높다. 반면 부족한 던전과 파밍에 집약된 콘텐츠 탓에 중후반부에는 지루한 느낌이 커진다. 많은 로그라이크 신작이 공통적으로 가진 문제점이 반복된다. 게임 오프닝으로 사용된 만화 형태로 스토리와 진행 과정을 보여준다면 이런 지루함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어쩔 수 없이 떠오른다.

게임이 어렵다면 강제 중단해 현재 진행 중인 던전을 리셋하는 방법도 쓸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가 캐릭터를 실수로 판매하거나, 진행 방식 선택을 잘못했다면 옵션에서 타이틀로 돌아가기를 선택하자. 그러면 해당 층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후반 던전은 진행 시간이 긴 만큼 어느 정도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일부 전략 게임에서 사용하는 저장과 불러오기 신공과 비슷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이를 전화 수신 등 예외처리가 필요한 모바일게임의 기능으로 볼지,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꼼수로 넣은 것인지는 판별하기 어렵다.


■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로그라이크 신작

‘비비드 나이트’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던전 탐험형 로그라이크 장르를 쉽고 재미나게 풀어냈다. 효율적인 던전 탐험과 오토배틀러의 장점만을 따온 육성 시스템은 직관적이고 익히기 쉽다. 여기에 간편한 조작과 귀여운 캐릭터는 어둡고 우중충했던 경쟁작과 차별화된 요소이기도 하다.

론칭 시점부터 한국어를 지원하는 점도 한국 게이머 입장에서는 반갑다. 특히, 모바일과 콘솔을 의식한 듯한 인터페이스 UI 등을 생각하면, 모바일 버전 출시와 함께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이어 하기와 같은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모바일 기기에서 ‘비비드 나이트’를 플레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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