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역사상 최초의 지역 연고팀이 탄생했다. 협약을 앞둔 부산광역시와 리브 샌드박스가 주인공이다.

부산시와 리브 샌드박스는 오는 14일 협약을 체결하고, 3년간 지역 연고팀으로 활동한다. 이와 함께 MCN 기업인 샌드박스네트워크와 함께 다양한 미디어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부산시와 리브 샌드박스의 시너지가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e스포츠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기존 주류 스포츠와 다른 형태-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기존 연고팀의 운영과는 명백히 다른 해법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번 사례가 하나의 시도이자 도전이라 할 수 있다.

LCK 최초의 지역 연고 팀이 부산시에서 탄생한 것은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부산시는 게임도시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수년간 강화해온 도시다. 대표적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쇼 지스타를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성공리에 유치해온 실적이 있다.

출처=부산이스포츠경기장 홈페이지

아마추어부터 프로 리그를 아우르는 e스포츠 선수단도 운영한다. e스포츠 종목 전반에서 활약하는 GC(Game Club, 게임클럽)부산 팀이다. ‘카트라이더’,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배그)’, ‘블레이드 & 소울(블소)’ 등 다양한 종목에서 총 21회 우승, 준우승 10회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린 선수단이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협약은 아닌 셈이다.

리브 샌드박스는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회사 샌드박스네트워크가 모기업인 e스포츠 선수단이다. MCN은 1인 미디어를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따라서 리브 샌드박스의 지역연고 협약에 미디어 사업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부산시가 주최하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페스티벌) 등 다양한 게임 축제를 알리는데도 힘을 합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약으로 리그의 재미가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로 팬들이 함께할 공간이 축소된 만큼, 이를 만회할 만한 반가운 소속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역 대항전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대회 진행 및 LCK 출전팀의 새로운 대결 구도 탄생 등이 그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 스포츠를 생가해보면 연고지에서 프랜차이즈 스타의 탄생도 기대해볼만 하다. 시스템이 잘 정착한다면 제2, 제3의 연고팀도 나와 리그의 재미를 한층 높여줄 것이다. 실제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게임 및 e스포츠 산업 육성과 맞물린다면 긍정적인 시너지가 날 확률이 높다.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선수단의 운영 관리가 첫 번째다. LCK는 서울 종로구 롤파크를 중심으로 대회가 진행된다. 홈-어웨이 지역 이동이 사실상 없다. 따라서 지역 팬들의 직관(현장 참여)가 지극히 제한되며, 지역 팬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방식을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된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운영 방안을 수립할 필요도 있다. 격오지를 제외한 전국이 1일 생활권인 한국이지만,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평균 이동 시간 3~4시간이 경기력에 어떻게 적용될지는 알 수 없다. 반대로 서울 숙소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지역 연고팀이라는 색체가 흐려질 우려도 있다. 현지는 코로나19 이후의 팬 서비스를 어떻게 진행할지 여부도 경기의 결과만큼이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연고지에서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하는 것은 모든 스포츠 팬들의 꿈 중 하나다. 이를 발굴하는 지속적인 노력은 이미 GC 부산 운영으로 어느 정도 검증을 마친 상황이다. 부산이 협약에 적극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단, TFT 형식으로 모이고 대회를 치러왔던 기존 대회와 달리 대규모 산업으로 성장한 LCK에도 이를 얼마나 접목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지역사회와 더욱 가까워지는 연고팀이란 점에서 지역 선수 선발과 발굴에 인식할 수도 없지 않은가. 물론, 비교적 선수 선발과 운영이 자유로운 e스포츠의 특성상 이를 완전히 제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순 있다.

e스포츠는 한국에서 탄생해 국내외 많은 선수들과 게임단, 게임팬의 노력으로 대규모 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LCK 법인을 설립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주류 스포츠로 합류를 꾀하는 중이다. 부산시와 리브 샌드박스의 연고지 협약도 같은 맥락이다. e스포츠 산업의 뿌리를 강화하고, 지속 발전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다. 누구도 걸은 적 없던 길을 선택한 부산시와 리브 샌드박스가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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