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코퍼레이션(이하 밸브)이 휴대용 게임 시장에 참전한다. 차별화 포인트는 스팀 플랫폼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을 다운로드해 플레이하는 설치형 기기라는 점도 포인트다. 닌텐도 스위치와 스마트폰으로 양분된 휴대용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밸브는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휴대용 콘솔 게임기 스팀 덱(STEAM DECK)을 공식 발표했다.

출처=스팀 덱 홈페이지 캡처

밸브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인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꾀해왔다. 리눅스OS 유저를 위한 서비스 개발과 포팅을 수년간 연구해왔다. 스팀 서비스 전용 PC와 컨트롤러를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팀 덱은 이런 일련의 활동이 집약된 기기인 셈이다.

이 기기는 디스플레이와 구동부, 조작계가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휴대용 게임기의 특성을 띈다. 자체 개발한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OS) 스팀OS 3.0로 구동되며, 외부 연결은 C타입 USB로 가능하다. 전용 독(DOCK)을 쓰면 RJ45 랜선과 HDMI, DP 케이블 등을 추가로 연결할 수 있다.

원한다면 OS를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스팀 덱은 PC이므로 타사 소트프웨어와 OS를 설치할 수 있다”고 명기됐다. 따라서 윈도우와 같은 범용 OS를 설치해, 사무용 기기로써의 활용도 가능하다. 따라서 콘솔 게임기보다는 밸브가 출시한 초소형 PC(UMPD)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출처=스팀 덱 홈페이지 캡처

출처=스팀 덱 홈페이지 캡처

외형적인 특징은 휴대용 게임기의 정석을 따른다. 중앙에 7인치 디스플레이를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아날로그 스틱, 십자키, 입력버튼 4개, 시작과 홈 메뉴 등의 버튼이 분산 배치됐다. 특이한 점은 2개의 트랙패드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선보인 스팀 컨트롤러(게임 패드)와 같은 구성이다. 이에 따라 버튼의 위치가 일반 패드보다 위쪽에 배치됐다.

측면은 기기 조작을 위한 전원 버튼과 연결부, 발열 제어를 위한 통풍구 등이 나누어 배치됐다. 사이드 버튼은 기본 R과 L 트리거가 4개 부착됐고, 기기 후면에 4개의 추가 버튼이 달려있다. 각 버튼의 넘버링은 4번과 5번으로 아날로그 스틱을 가볍게 누르는 입력이 R3 트리거로 동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 성능도 탄탄하다. 연산은 AMD가 제공한 쿼드코어 8쓰레드 CPU와 8개의 RDNA 2 코어가 담당한다. 일반적인 휴대용 게임기 이상의 성능이다. 램은 보급형 게이밍 PC 수준인 16GB를 탑재했다. 저장 공간은 64GB(eMMC)와 256GB-512GB(NVMe SSD) 모델로 나누어 판매된다. PC와 같은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온보드 타입의 디자인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마이트로SD 메모리를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이 기본 제공돼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다.

가격은 64GB 모델이 399달러, 256GB와 516GB는 각각 529달러, 649달러다. 현재 판매되는 콘솔 게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에 정식 발매 된다면 약 50만원 이상의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밸브는 최신 대작(AAA)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발표했다(출처=스팀 덱 홈페이지 캡처)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아쉽다. 1280X800으로 보편화된 FHD(1920X1080)보다 낮다. 흔히 HD 혹은 720p로 표기하는 해상도에 가깝다. 세로가 약 80픽셀 높은데, 이는 OS UI 표현을 위한 조정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미 매체 IGN이 공개한 화면에서는 디스플레이 위쪽과 아래쪽 영역에 약간의 공간이 생긴다. 해상도를 강제로 낮춰 하드웨어 성능을 아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게도 669g으로 무거운 편이다. 경쟁기종인 닌텐도 스위치(297g)보다 두 배 이상 무겁다. 최신형 플래그십 핸드폰과 비교하면 3배 무겁다. 서거나 앉아서 플레이할때는 손가락으로, 누워서 사용할때는 손바닥 안쪽으로 무게를 분산하는 형태다. 성능과 휴대성에서 성능에 우선순위를 둔 듯하지만, 휴대성의 장점이 떨어진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테스트 영상에는 AAA급(대작)으로 분류되는 다양한 게임을 무난하게 구동되는 모습이 담겼다. 저용량-저사양 인디게임 및 플랫포머 게임은 완벽하게 구동되며,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는 컨트롤, 데스 스트랜딩, 둠 이터널 등의 게임이 중간 품질(Mid) 수준에서 30~60프레임 정도로 구동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확장 독을 통해 키보드와 마우스, 모니터를 연결하면 거치형 게임기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밸브에 따르면 스팀 덱은 미국과 캐나다, 유럽 연합 및 영국 유저를 대상으로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본격적인 판매는 2022년 전후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반도체 부족현상이 어떤 영향을 줄지는 비켜봐야 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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