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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플과 구글 갑질, 플랫폼 독과점을 막아야 하는 이유는?
  • 안병도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8.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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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어릴 때 읽었던 동화 가운데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여우는 발바닥에 굳은 살이 있어 굳이 덧신이 필요없는 원숭이에게 덧신을 저렴하게 나눠 준다. 호기심에 착용한 원숭이는 나름 편하지만 없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꾸 신다보니 어느새 편해진 원숭이는 다음에도 덧신을 사려고 했다. 이때 여우가 덧신값을 크게 올렸다. 화가 난 원숭이는 덧신을 신지 않고 다니기로 했다. 그러나 덧신을 신고 다니다 보니 굳은 살이 없어진 뒤라 너무 아팠다. 결국 원숭이는 비싼 값을 주고 다시 덧신을 사게 된다.

어린아이를 위한 이 동화의 결론은 냉정하면서도 교훈적이다. 그러면서도 재미있게도 현재 글로벌 플랫폼 회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너무도 닯았다.

현재 애플은 앱스토어 수수료 문제를 둘러싸고 에픽게임즈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는 작년 8월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게임 안에서 각종 아이템을 판매하는 30% 인앱결제 수수료를 둘러싼 분쟁이었다. 에픽게임즈는 앱스토어 이외에 자사 결제장소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것이고 애플은 보안 등 문제로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에픽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에픽 측은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애플 앱스토어와 직접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변경된 수수료 정책을 적용한다고 알렸다. 인앱결제 적용 범위를 게임에서 음원과 웹툰, 웹소설 등 앱내 모든 디지털콘텐츠 앱으로 확대하고 수수료도 15%에서 30%로 인상한다. 인앱결제는 유료 콘텐츠 결제 시 자사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방식이다.

구글도 큰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특히 한국은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내용의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은 지난 달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안건위원회 3차 회의에 이어 전체회의에서도 가결됐다.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 뒤 통과되면 시행되게 된다. 

결국 구글은 인앱결제 정책 적용 시점을 내년 3월로 연기했다. 업계에선 인앱결제 정책이 국내외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잠정 연기했다고 관측한다. 그런데 경쟁자인 애플은 오히려 인앱결제를 두둔하고 나섰다. 애플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개정안은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디지털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을 사기의 위험에 노출시키고 개인정보 보호기능을 약화시키며 고객들의 구매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것은 애플과 구글이 플랫폼 경쟁을 활발하게 벌이던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다. 모바일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2012년 이후 몇 년간 애플과 구글은 고객을 놓고 같은 입장을 보인 적이 거의 없다. 구글은 아예 수수료를 안 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애플은 게임회사를 유치하기 위해 매우 노력했지 그들과 싸운 적이 없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때는 윈폰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국내 이동통신사와 삼성의 앱스토어까지 활발히 경쟁을 벌었다. 다소 혼란스럽긴 해도 더 좋은 혜택과 서비스를 찾아서 언제든 플랫폼을 옮겨갈 수 있었다. 반면 2021년 현재 전세계 플랫폼은 독과점 상태다. 애플 아니면 구글이다. 다른 플랫폼은 없어졌거나 경쟁을 포기했다.

에픽게임즈가 한 말은 그래서 이 상황에 대한 정답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수수료가 아니다. 플랫폼 선택권이 실질적으로 사라진 현재, 수수료 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는 얼마든지 '갑질'을 할 수 있다. 자기 플랫폼 안에서는 스스로가 곧 법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독과점을 막아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자명하다. 고객을 위한 실질적인 경쟁을 벌이게 해야만 다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단지 플랫폼의 승자라는 이유로 너무 높은 수수료를 안정적으로 어디서든 받아가는 구조에서는 노력해서 혁신이 이뤄낼 동기가 약해진다. 글로벌 회사를 다시 경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입법 밖에 없다면 그것 역시 정답이다.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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