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출시된 후 호평을 받은 ’페르소나 5’에 대해 개발사 ‘아틀러스’가 게임 방송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내용 유출(스포일러)’을 우려한 결정이었다. 이 사실을 보도한 미국 게임 매체들은 ‘터무니없는 결정이다’라며 비판했다.

‘페르소나 5’는 아틀러스가 개발한 RPG ‘페르소나’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지난 2016년 9월 일본에서 PS3-PS4로 출시됐고, 2017년 4월 4일 미국에서 출시됐다. (한국에서는 6월 중 PS4로 출시 예정) 미국 출시 직후 아틀라스 미국 홈페이지에는 ‘게임 방송에 대한 공지’가 올라왔다. 

공지의 내용은 게이머들이 ‘페르소나 5’ 인터넷 게임 방송을 할 때와 게임 영상을 올릴 때 지켜야할 세부적인 가이드라인 이었다. 예를 들면, 게임 영상의 길이는 90분을 넘지 말아야 하며, 스토리에 대한 내용 유출(스포일러)이 없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이어서 아틀러스는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페르소나 5’가 스토리가 매우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일본 본사는 스토리에 대한 ‘내용 유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게임 개발사들이 중요 내용 유출을 우려해 게임 방송과 게임 영상 공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다. 특히 스토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이 그렇다. 그래서 PS4로 출시되는 게임 중에는 일부 중요한 장면에서 PS4에 기본 기능으로 탑재된 ‘스크린샷 공유’와 ‘게임 방송’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페르소나 5’ 역시 일본 출시 후 오프닝 영상과 메인 메뉴를 제외하고 PS4의 ‘스크린샷 공유’ 기능과 ‘게임 방송’ 기능이 막혀있었다. 폴리곤은 이에 대해 “미국 출시 후 ’게임 방송’ 기능은 이제 작동된다. 스크린샷 공유 기능은 여전히 막혀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 공지가 ‘내용 유출’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로 끝나지 않고 게임 방송에 대한 ‘경고’로 까지 이어졌다는 점이었다. 아틀러스는 “7월 7일(게임 내 시간) 이후의 게임 플레이를 방송하거나 관련 영상을 올리면(이런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강력하게 권장하고, 경고한다), 해당 방송 ID(유튜브나 트위치의 ID)에 저작권 관련 경고가 내려지거나, 각종 제재가 가해질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 게임 매체들은 아틀러스가 게임 방송에 대해 ‘위협’, ‘경고’, ‘지시’를 한다는 제목을 달아 이 소식을 보도했다. 폴리곤의 오언 굳 기자는 ‘아틀러스의 게임 방송에 대한 위협은 ‘내용 유출’보다도 더 치명적이다’라는 제목으로 별도의 칼럼을 작성하며 “아틀러스가 공지한 내용은 법적으로는 문제없다. 하지만 게이머들에게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기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게임인더스트리 브렌든 싱클레어 기자는 ‘아틀라스가 ‘페르소나 5’ 게임 방송인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제목으로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이런 식의 가이드라인은 인터넷 게임 방송과 게임 영상 공유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서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다”고 보도했다.

포브스에 게임 관련 글을 기고하는 에릭 카인은 ‘페르소나 5의 게임방송 규제는 터무니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언론사에 요구하는 엠바고(보도유예)도 아니고, 돈을 주고 게임을 구매한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런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이런 식의 규제는 아틀러스와 ‘페르소나 5’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만들어 줄 뿐이다. 정말 경탄스럽고, 바보 같은 짓이다. 페르소나 5가 잘 만들어진 게임이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더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한편, ‘페르소나 5’는 4월 4일 미국 출시 후 리뷰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평균 리뷰 점수 94점을 기록하는 등 각종 게임 매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후 개발사 아틀러스는 4월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페르소나 5’의 전 세계 출하량이 150만 장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6월 중 한국어화를 거쳐 PS4로 출시될 예정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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