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8월에 게임 판호를 발급하지 않았다. 2021년에 판호가 아예 발급되지 않은 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언론에서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다’라는 취지의 기사가 나오고 미성년자 셧다운제가 강화되는 등 게임 산업을 둘러싼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2018년처럼 장기간 동안 판호가 발급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2021년 1월부터 7월까지 꾸준하게 게임 판호를 발급해왔다. 1월에는 발표는 없었지만, 1월에 미리 심사했던 판호가 2월 초에 발표됐다. 매월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략 한 달에 두 번 정도 내자 판호를 발급했고 한 번에 60~80개 게임이 판호를 받았다. 외자 판호는 2월(33개)과 6월(43개)에 발급됐고, 한국 게임도 3개가 포함됐었다. (‘검은사막 모바일’, ‘카운터사이드’, ‘룸즈: 불가능한 퍼즐’)

이렇게 꾸준하게 발급됐던 판호는 8월에 갑자기 끊겼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8월에는 중국 게임 산업에 ‘흉흉한’ 소식들이 나왔었다. 우선, 중국 언론 ‘경제참고보’가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다”라는 취지의 기사를 올렸다.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던 이 기사는 몇 시간 후에 삭제됐지만, 몇몇 문구가 수정되어 다시 올라왔다. 이 기사가 올라온 날에, 텐센트는 미성년자 셧다운제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8월 30일에는 판호를 발급하는 기관인 국가신문출판서가 게임 산업에 적용되는 미성년자 셧다운제를 더 강화한다고 공지했다. 기존에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미성년자의 접속을 차단해야 했었지만, 9월 1일부터는 월요일부터 목요일에는 미성년자의 게임 접속을 전면 차단하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오후 8시부터 9시까지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조치해야 한다. 텐센트와 바이트댄스 등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일제히 이 조치를 충실하게 따르겠다고 공지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게임 판호가 갑자기 끊긴 시기와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시기가 절묘하게 겹쳤다. 물론, 판호를 발급하는 국가신문출판서 입장에서는, 이런 분위기에서 게임 판호를 공지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 그리고 판호 심사는 완료됐지만, 8월 판호를 9월 초에 발표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나중에 게임 판호가 다시 발급되더라도, 한 번에 발급되는 판호의 수가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가 게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게임 판호를 발급하는 기관이 이런 흐름에 역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외자 판호 역시 당분간은 더 조심스럽게 발급할 가능성이 높다. 안 그래도 ‘한한령’ 때문에 찬밥 신세였던 한국 게임은 외자 판호를 받을 가능성이 더 감소한 것이다.  

최악의 경우는, 게임 판호 발급이 장기적으로 중단되는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각종 산업에 대해 발언하거나 규제하는 강도를 보면,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과 상황은 다르지만, 2018년에는 중국 정부의 조직 개편으로 인해 약 9개월간 게임 판호 발급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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