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IP(지식재산권) 확장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지난 십여 년간 여러 번의 세계관 수정이 진행됐고, 많은 이야깃거리가 게임 내-외적인 콘텐츠로 구현됐다.

이런 일련의 활동의 결과물인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7일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필트오버와 자운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ARCANE)’이다.

‘아케인’은 총 9회로 제작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총 3개의 막으로 구성됐고, 1막 당 3회로 나뉜다. 라이엇게임즈는 1막 단위로 나누어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1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폐막 다음날 공개될 1막은 주인공인 바이와 징크스의 어린 시절과 전반적인 갈등 구조를 다룬 도입부로 알려졌다.

‘아케인’에 대한 게이머의 기대치는 놀라운 수준이다. 지난 9월 26일 공개된 공식 트레일러는 약 1개월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660만회(6일 기준)를 넘어섰다.

이런 관심은 그동안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을 선보여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라이엇게임즈는 매년 롤드컵 기간 중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는 고품질 2D 및 3D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왔다. 2018년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공개된 라이즈(Rise) 영상과 가상 아이돌 그룹 K/DA를 데뷔시켜 주목받았다.

조금 더 시간을 돌리면, 챔피언 징크스가 등장할 2013년 선보인 징크스 오피셜 뮤직비디오 겟 징크스(Get Jinxed)는 수준 높은 작화와 구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 영상의 조회 수도 1억번을 넘겼다. 당시 제작을 담당했던 프랑스 파리의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포티셰프로덕션은 지금도 라이엇게임즈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아케인’ 제작에 참여했다.

알렉스 이

다음은 아케인 애니메이션의 공동 제작자 크리스티안 링케(Christian Linke)와 알렉스 이(Alex Yee)에게 궁금한 점을 묻고, 답변을 들은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Q. ‘아케인’의 목표는 무엇인가. 또, 제작에 걸린 시간은 얼마나 되나.

이야기를 완결 짓지 않는 애니메이션을 목표로 했다. 지속적인 시리즈 제작을 위해서다. 또, LoL의 이야기와 세계관이 유동적이고 계속 변화하는 것도 이유다. ‘아케인’을 LoL 유저가 모여 즐기고, 토론하며 즐기길 바란다. 첫 시도이니 만큼, 어떤 반응을 얻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작부터 제작 완료까지 6년 정도 걸렸다. 짧지 않은 시간이다. 제작 초기에는 어떤 콘셉트로 할지, 성공할지도 확답할 수 없는 프로젝트였다. 여러 파일럿과 챔피언을 시도하면서 시리즈를 가다듬는 과정에서 대형 프로젝트로 확장됐다.
 

Q. ‘아케인’의 주제, 메시지는 무엇인가.

어떤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필트오버와 자운이 대립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싶었다. 현실 세계와 비슷한 지역이란 것도 이유일 수 있다. 서로 다른 신념의 캐릭터가 대립하면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Q. 다른 지역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기대해도 될까.

궁극적인 목표다. 현재는 ‘아케인’의 시즌제 오픈을 앞두고 있기에 시청자의 반응을 살펴봐야 하는 시점이다. 시청자, 특히 한국 시청자의 호평을 얻는다면 더 많은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Q. ‘아케인’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게임 내 챔피언으로 구현될 캐릭터가 있나.

‘아케인’ 제작 초창기부터 많은 챔피언을 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동시에 세계관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캐릭터가 필요해졌다. 챔피언과 챔피언이 아닌 캐릭터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들과 협업을 했다. 또, 새로운 캐릭터가 챔피언으로 등장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개인적으로 멜이 챔피언으로 등장하기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적으로 멋진 캐릭터라는 게 이유다.
 

Q. 애니메이션 속 이야기가 챔피언의 기본 스토리 라인으로 채용되는 건가.

‘아케인’이 공개된 이후에는 지역의 이야기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시리즈를 선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변화가 적용될 예정이다. 챔피언의 이야기는 항상 진화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단, 얼마나 변할지는 확답하기 어렵다. 기존 뮤비를 넘어선 방대한 세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와 유저 반응을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Q. LoL 스토리를 모르는 시청자도 ‘아케인’을 즐길 수 있을까.

LoL을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목표로 삼았다. 물론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대상으로 보면, 게임을 모르는 시청자가 더 많다. LoL 유저가 게임을 알려줄때 ‘아케인’을 예로 들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LoL을 모르는 사람의 의견도 많이 들었다. 운 좋게 균형을 맞췄다고 생각한다.

크리스티안 링케

Q.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계획은.

확실한 계획은 없다. 계획 초기에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할지 영화로 만들지 고민했다. 여러 가지 검토 끝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노선을 잡았다. 앞으로 영화 형태의 시리즈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아직은 배워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아이디어와 꿈은 부족함이 없다는 점도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아케인’은 영화가 아니지만, 되도록 큰 화면에서 시청하길 권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기대해 온 유저,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있다면.

한국은 게이머의 메카로 불리는 지역이다. LoL이 흥행한 지역이고, 게임의 완성도와 흥행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반적인 엔터테인먼트의 수준도 높다. 놀라울 만큼의 고품질 콘텐츠가 양산된다. 따라서 한국에서 ‘아케인’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너무나 기대하고 있으며, 한국과 세계의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을 작품이 됐으면 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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