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게임 방송과 VPN(가상사설망)을 규제하며 게임 산업을 조이고 있다. 

중국 국가광파전시총국은 최근 인터넷 방송에 대한 규제를 공지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은 방송 내용, 댓글, 채팅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 인터넷 방송인의 행동규범(가이드라인)을 강화한다는 내용,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 법을 위반한 자가 인터넷 방송을 이용해서 건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런 여러 내용 중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불법 게임 방송’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불법 게임’이란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받지 않은 게임을 말한다. 중국에서 판호를 받지 못한 게임은 법적으로는 유통이 금지되어 있지만, 일부 유저들과 인터넷 방송인들은 해외에서 밀수되어 중국에서 유통되는 콘솔 게임을 구매하거나 VPN(가상사설망)을 이용해서 해외 게임 사이트에 접속하며 암암리에 이런 게임을 즐겨왔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인터넷 방송에서 판호를 받지 않은 게임을 송출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이다. 이는 2021년 8월부터 미성년자 셧다운제를 강화하고 게임 판호 발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게임 규제를 강화했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비슷한 취지로, 중국 정부는 지난 2021년 연말에 VPN(가상사설망)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중국에서는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트위치 등에 접속이 불가능하기에 이런 서비스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VPN을 사용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 출시되지 않았거나 중국에서의 접속을 차단한 한국, 일본, 미국 게임을 즐기고 싶은 유저들도 VPN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VPN 규제가 강화되면서, VPN 산업도 크게 위축됐다. 텐센트도 최근 자사가 제공했던 VPN인 ‘온라인게임가속기’의 서비스 내용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원래는 해외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는데, 5월 31일부터는 중국에서 유통되는 게임에만 접속이 가능하게 변경된다. 해외 게임에 접속하기 위해 VPN을 결제한 유저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결제할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VPN 규제와 인터넷 방송에 대한 규제를 종합해보면, 중국 정부는 게임 산업에 남아있는 일종의 ‘회색지대’를 완전히 없애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중국 게임 산업에는 ‘판호’를 비롯한 다양한 규제가 있었지만, 중국 앱스토어에 판호를 받지 않은 모바일 게임이 유통되는 등 몇몇 ‘회색지대’가 있었다. 혹은 VPN으로 해외 게임에 접속하거나, 해외 게임을 즐기는 인터넷 방송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회색지대’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순차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중국 앱스토어는 게임을 등록할 때 판호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변경했고, 이 조치가 시행된 이후에 상당한 모바일 게임이 중국 앱스토어에서 내려갔다. 이어서 각종 모바일 메신저에 탑재되어 게임 내 광고로 수익을 올리던 하이퍼 캐주얼 게임에도 판호 규정이 적용됐고, 그 결과로 캐주얼 게임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2021년 8월에는 미성년자 셧다운제가 강화되며 그나마 남아있던 캐주얼 게임 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바이트댄스는 미성년자 셧다운제가 강화된 이후에 캐주얼 게임 관련 인력을 정리해고 했다는 보도가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서 나오기도 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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