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서 흥행한 영화의 주연 배우가 MMORPG 개발자가 됐다면 정말 화제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중국산 게임의 광고에서는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그 주인공은 킹넷테크놀로지가 지난 8일 출시한 MMORPG '로스트 이러'다. 판타지 분위기로 만들어진 그래픽과 자동 육성을 통해 무한 파밍의 쾌감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SNS를 통해 집행하는 ‘로스트 이러’의 광고 영상에 실제 게임과 다른 내용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 유명 게임과 배우의 영상까지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로스트 이러’의 광고 영상은 여러 개발자들이 등장해 게임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르면 언리얼 엔진 5를 적용해 노스마르 등 12개의 주성을 제작해 고퀄리티의 4K 그래픽을 제공하고, 첨단 캡쳐 기술로 수많은 모션 데이터를 수집해 극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전투 체험을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한 고퀄리티의 액션을 보여주는 게임이라고 홍보했지만, 출시되어 드러난 실상은 중국산 게임 특유의 그래픽과 VIP 시스템으로 점철된 양산형 게임이었다. 캐릭터의 외형만 판타지스러울 뿐, 게임에서 보이는 캐릭터의 행동이나 단어는 전형적인 무협 게임으로 광고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고정적인 직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변경이 가능해 더 많은 가능성을 체험할 수 있고, 다른 유저와 연합해 최종 보스를 처치하면 풍성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게임 제작자와 모션 감독, 아트 자문, 프로그래머 등이 등장한다. 

그런데, 첨단 캡쳐 기술을 홍보하는 영상 장면은 캡콤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 ‘바이오하자드:빌리지’의 모션 캡쳐 메이킹 영상의 일부분을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명 게임의 모션 캡쳐 장면이 마치 자사의 게임에서 쓰인 양 허위로 광고한 것이다.

또한,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인터뷰 영상에 나오는 인물 들이다. 그런데, 그 한 명이 무려 유명 영화 배우인 타이 셰리던이다. 그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웨이드 역, 그리고 ‘엑스맨’ 시리즈의 사이클롭스 역으로 유명한 배우다. 

이 광고에서 도용한 영상은 타이 셰리던이 ‘레디 플레이어 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이며, 그는 이 광고에서 프로그래머 ‘벅 메그’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최종 보스의 보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꾸며졌다. 완벽한 허위이자 초상권 침해가 이뤄진 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광고 영상 마지막에는 “경계를 용감하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다”라는 문구와 함께 비장한 기사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 모습은 프롬소프트웨어의 흥행 게임 ‘엘든링’의 대표 이미지와 매우 흡사하다. 원이 여러 개 겹쳐 있는 엘든링 문양과 기사의 포즈가 사실상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유명 게임 영상 도용 광고로 논란을 빚은 ‘이모탈 소울’에 이어 이번 ‘로스트 이러’까지 중국산 게임들의 허위 광고는 계속 되고 있다. 게임법에서 이를 금지하고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에서 광고 자율심의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규제나 처벌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이 있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상태에 있다. 따라서 하루빨리 입법 절차가 진행돼야 허위 광고로 인한 유저들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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