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코디 게임은 과거 어린 시절, 종이 캐릭터에 옷을 잘라 위에 올려놓고 꾸미거나 플라스틱 인형에 실제로 옷을 입히며 패션을 익히던 것을 게임화한 것으로, 보통 '옷입히기 게임'으로도 불린다.

국내에 이런 스타일의 모바일 게임이 본격적으로 들어온 건 작년 7월, '아이러브니키'가 출시되면서부터다. 그리고 1년간 이 게임의 아성을 위협하는 게임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에브리타운', '두근두근 아일랜드' 등 여성을 타겟으로 한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게임을 출시, 어느새 '여성향 전문 게임사'로 인정받게 된 게임사인 플레로게임즈가 '유나의 옷장'이라는 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패션 코디 게임 장르에 도전한다.

이 도전에 앞장서고 있는 플레로게임즈 서비스2실의 강일모 실장과 유관민 팀장을 통해 '유나의 옷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플레로게임즈 서비스2실 강일모 실장(왼쪽), 유관민 팀장

 

■ 패션과 연애 시뮬레이션의 만남, '유나의 옷장'

Q : ‘유나의 옷장’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유관민 팀장(이하 유) : 코디와 연애 시뮬레이션이 결합된 게임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사회까지 남녀 주인공이 겪었던 일상을 소재로 의상 코디를 하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 분기가 나눠진다. 분기에 따라 오픈스펙 기준 총 9가지의 엔딩 중 하나를 볼 수 있는 게임이다.

보통 옷을 입히는 것에만 중점을 둔 게임이 많은데, ‘유나의 옷장’은 분기에 따른 멀티 엔딩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그리고 스토리의 소재가 판타지가 아니라 여성이라면 추억할 수 있는 첫사랑에 대한 것이어서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 여기에 유저가 의상을 직접 제작해 사용 및 판매가 가능한 것이 타 게임과의 차별점이다.

의상 제작의 경우 CBT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약 4일정도 CBT를 했는데 약 1,800벌의 의상이 올라왔다. 그 당시 준비된 복장이 1,800벌이었고 런칭 때 약 2,000벌을 선보일 예정인데 우리가 준비한 것만큼 만들어 신청한 것이다. 공식카페에서도 제작한 의상을 타인과 공유하는 등 직접 옷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아주 좋았다.

강일모 실장(이하 강) : ‘유나의 옷장’은 엔딩을 한 번 봤다고 해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중간 분기점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챕터가 추가되면 그에 따라 스토리가 추가된다.

Q : 이 게임을 어떻게 퍼블리싱 하게 됐나?

강 : 내가 직접 찾은 게임인데, 오프닝 동영상을 보고 남자인데도 살짝 설렜다. 과거 학창시절 생각도 나고 풋풋한 연애도 생각나서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국내에 몇 가지 여성향 게임들이 있지만 장르가 대부분 비슷하고 이런 류의 게임은 별로 없다. 

괜찮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고 기존에 없던 유저에 의한 의상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로 유저간의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할 것 같았다. 이런 여러가지 장점을 보고 가져오게 됐다.

 

Q : 개발사와의 협업은 원활히 진행되고 있나?

유 : 개발사가 적극적으로 협업 해주고 있다. 개발 빌드를 받아 테스트하고 요구사항을 전하면 흔쾌히 받아서 수정해준다. 특히 한복, 경찰복, 광화문, 남산 배경 등 한국적 콘텐츠나 시스템 부분의 개선을 요구하면 대부분 수용해 반영했고 여러가지를 긍정적으로 진행했다. 

강 : 메인 빌드가 따로 있는데 지금은 한국 빌드가 메인 빌드인 듯 싶다. 워낙 잘 받아주고 협업이 잘 돼서 그런 것 같다.

 

▲ 한국 버전에 추가된 광화문 배경과 한복 의상

 

Q : 지난 8월 CBT를 통해 얻은 성과는? 그리고 제기된 유저들의 건의가 런칭 버전에 반영되는 부분이 있다면?

유 : CBT 사전예약 유저 중 80%가 게임을 즐겼다. 이건 CBT 기준으로 아주 높은 수치다. 그리고 2,500회 정도 파티가 열렸고 PvP는 3,600회 정도가 진행됐다. 여성유저는 PvP를 안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많이 이용한 콘텐츠라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건의 사항의 경우 UI(유저 인터페이스)나 편의사항은 전부 반영했고, 일부 시나리오를 한국 정서에 맞게 교체했고 코디의 주제가 명확하지 않고 어려웠다는 지적을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보이기 위해 속성으로 교체한 것들이 있다. 코디의 주제를 속성으로 바꾼 것은 한국 버전이 처음이다. 원래는 상상에 맡기는 애매모호한 내용이었다.

 

Q : 먼저 나온 모 게임을 상당히 많이 벤치마킹했다는 의견이 있는데?

유 : 큰 테두리에서는 옷입히기 게임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있어 그렇게 보일 수 있고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가지를 가져가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예를 들어 모 게임은 속성이 10가지인데 우린 40가지다. 그리고 현실 기반의 세계관과 조각 모음이나 친구등록-방문과 방명록, 코스튬 파티 때 친구와 함께 하는 것 등 유저끼리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채널이 있다. 그것이 우리의 장점으로 돋보이게 될 것이다.

 

Q : 유나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됐나? 그리고 게임 의상세트 중 피겨스케이트도 있던데 설마 이름과 복장에서 김연아를 의식한 것은 아닌가?

강 : 게임에 맞는 이름을 정말 많이 찾았는데 연령별로도 검색하다가 찾게 된 이름이다. 발음이 잘 붙고 걸리지 않으며 세지 않고 세련된 느낌이다. 옛날 느낌도 별로 없고 젊은 연령도 반감 없는 이름이다. 특히 성이 붙지 않아도 어울렸던 듯 싶다.

그 의상 세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복장이 뭐가 있을까 보다가 ‘얼음여왕’이라는 남녀 세트를 요청해 만들었다. 진짜로 김연아의 해외 이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

 

Q : 스토리 모드를 진행하다 느낀 건데, 유나를 도와주는 요정 슈슈는 왜 바지를 입지 않고 있나? 은근히 민망해 보인다.

유 : (당황하며) 슈슈의 옷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원래 슈슈의 컨셉은 토끼였는데 변하며 지금 모습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슈슈의 의상은 푸우 같은 개념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 '유나의 옷장'의 핵심 콘텐츠는 유저가 직접 의상을 만드는 것!

 

Q : 플레로에서 생각하는 ‘유나의 옷장’의 최고 핵심 콘텐츠를 꼽자면?

유 : 디자이너 콘텐츠다. 유저가 의상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Q : 유저가 만든 의상은 게임 머니로만 판매되나?

유 : 아니다. 게임머니와 캐시 모두 판매가 가능하다. 판매 재화는 유저가 선택할 수 있다. 의상 등록을 하면 심사에서 등급을 매기는데 너무 퀄리티가 낮으면 1~2등급으로 지정해 본인은 쓸 수 있지만 판매가 되지 않는다. 다만 퀄리티가 낮아도 아이디어가 좋으면 판매가 가능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유나가 체형이 예쁜데 배가 나온 체형으로 보이는 의상을 만든다거나 액세서리에 이불에 남자 캐릭터가 그려져 있거나 하는 이런 아이디어는 예외로 적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의상 판매 등록에 특별히 제한은 없지만 의상을 하루에 20회 이상 업로드할 수 없다. CBT때 1,700벌이라는 많은 의상이 올라왔는데, 어느 정도 퀄리티가 되는 의상이 올라와야 원활히 판매가 되고 그만큼 정성스레 그려야 퀄리티가 유지될 것이다.

 

▲ 유저가 직접 디자인한 의상을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Q : 디자이너가 만든 의상은 재고가 있던데 의도된 것인가?

유 : 그렇다. 무제한으로 판매되면 재화를 무제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재고 개념을 도입했다. 다 팔리면 다시 올려 심사를 받으면 되지만 잘 만들어진 의상의 한정판매와 가치 보존을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잘 만들어졌으면 정성이 많이 들어간 것이고 그 가치를 유지해야 하니까 말이다. 많이 팔리게 되면 그 가치가 훼손되는 것이기도 하다. 한정판매라는 개념이면 가치가 더 높으니 말이다.

강 : 지난 CBT에서는 한 의상 제작 유저가 ‘나를 팔로우하면 출시를 공지할 테니 그때 사라’는 커뮤니케이션도 이뤄지더라. 좋은 흐름이라고 본다.

 

Q : 디자이너의 수익이 매우 낮다는 유저들의 의견이 있는데?

유 : 내부적으로 논의를 많이 했다. 올리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현 상태 유지로 가닥을 잡았다. 디자이너의 등급이 올라가면 수익도 올라간다. 얼마나 빨리 등급을 올리고 그만큼 얼마나 늘어나는지 아직 가늠이 안 된 상태다. 만약 노력에 비해 수익이 적으면 수정할 의향이 있지만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다.

 

Q : 인물들의 과거 설정이 중학교인데, 캐릭터의 모습으로는 좀 괴리감이 있다. 원작도 그 정도의 연령인가? 내부적으로 고등학교부터의 설정에 대한 의견은 없었나?

유 : ‘유나의 옷장’은 의상을 입혀야 하는 게임이다. 따라서 캐릭터의 기본 틀이 고정돼야 한다. 그리고 그 틀을 기본으로 의상을 만들기 때문에 캐릭터가 바뀌면 모든 의상의 규격이나 모델이 서있는 모습이 다 바뀌어야 한다. 물론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면 좋겠지만 변화에 따른 괴리감이 있을 거라 본다.

예를 들어 대화 신에서는 어리게 보이는데 코디에선 성인 유나로 나오면 더 괴리감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캐릭터는 그대로 가야 하는 상황이며 그것은 게임 장르의 시스템이 가진 한계다. 그리고 ‘유나의 옷장’의 월드가 중학교부터 사회까지 총 4개인데 고교부터 시작이라면 사회 다음을 뭘로 해야 할지도 애매했다.

 

Q : 결과와 선택에 따라 이야기와 엔딩이 달라지는데, 다른 엔딩을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유 : 분기에서 다시 진행해 해당 등급을 받아야 한다. 내부적으로도 S 등급을 받으면 다른 길도 가게 해야 하지 않는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S 등급 유저는 모든 걸 다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 번 클리어해서 모든 엔딩을 보게 한다는 것인데, 이는 콘텐츠 소모와 스토리 진행의 개연성에도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내부 의견이 5:5로 맞섰는데 조건을 충족하면 다른 분기로 가는 게 맞다고 방침을 결정했고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게 됐다.

 

▲ 클리어 등급에 따라 스토리의 분기가 이뤄진다

 

Q : 유저가 모든 엔딩을 다 보면 그 이후는 어떻게 되나? 스토리 부분에서 지속적인 플레이 유도를 위한 장치는?

유 : 이후 챕터는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며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할 예정이다. 패션 위크 콘텐츠로 챕터 2개를 따로 빼서 진행할 수 있고, 사회 속편 챕터도 준비돼있는데 이건 다른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갈 것이다.

 

■ 단순한 패션 코디는 지루하다! 대결로 풀어낸 색다른 게임성

 

Q : 코디 대결에서 점수의 기준은 무엇인가?

유 : 주어지는 주제를 보고 그에 맞게 입혀야 한다. 주제에 대한 태그가 있고 그걸 보고 선택하는데 검색해서 나오지 않는 히든 속성이 있다. 의상 디자인만 보고 그에 맞는 의상을 맞추게 되면 플러스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의도로 진행하게 됐다.

사실 시간에 대한 것도 의견도 많았다. 실전 대결의 90초가 너무 짧지 않냐는 것인데, 30초에 하나씩 정성스레 코디한다기 보단 빨리 옷을 입혀 넘어가는데 중점을 두지 않겠냐는 것인데, 이를 유지한 이유는 시간 제한으로 대결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주어진 주제에 대해 파악하고 그 의상을 입히는 것도 유저의 실력과 센스라고 생각해 시간은 유지하게 됐다.

막상 CBT 결과를 보니 시간이 짧다고 하지만 많이 하더라. 아직까지 지켜볼 여지가 있고 지금 손대는 건 독이라고 생각해 유지를 결정했다.

강 : 90초 사이에 대결해 뺏고 뺏기는 것이 실전 대결이고, 캐주얼하게 3분 내에 여유있게 대결하는 일반 대결이 있다. 처음엔 튜토리얼에서 실전 대결에 먼저 들어가게 했었는데 이를 일반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실전 밑에 경고문구도 추가했다.

 

Q : 의상의 상성은 어떤 식으로 존재하나? 그러고 높은 등급은 상성을 극복할 수 있나?

유 : 상성이라 하긴 그렇지만 반대되는 속성들이 있다. 이것이 대결에 영향을 주거나 점수를 깎아먹진 않는다. 물론 등급별로 매겨진 속성 점수가 다르다. 하지만 이 속성을 잘 맞추면 1~2등급 차이는 극복이 가능하다.

그리고 의상의 속성은 히든 포함 2~5개까지 들어간다. 등급이 높다고 해서 속성이 많은 건 아니다. 그리고 속성은 디자인에 따라 다른 것이지 등급에 따른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민소매 블라우스에서 시원 속성이 표시되지 않지만 실제로 입으면 시원하기 때문에 히든으로 시원 속성이 존재한다.

 

Q : 코디 대결시 좋은 코디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유 : 주제에 답이 있다. 거기서 의미하고 요구하는 것들이 의상 디자인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선택하면 된다. 그걸 감안해서 속성을 넣었다. 따라서 검색을 하기보다는 스타일에 맞추면 그에 맞는 점수가 나오기 때문에 말 그대로 센스가 요구된다. 코디 대결의 주제는 론칭 버전 기준 약 50가지 정도가 준비돼있다.

 

Q :  코디 대결에서 승리하면 의상 하나를 빼앗을 수 있는 게 색다른데, 저레벨 유저에게는 공포로 다가올 것 같다. 안전장치 같은 게 있을까?

유 : 대결을 하기 전, 상대를 선택하고 의상의 개수를 볼 수 있다. 너무 많으면 강하다는 뜻이니 재검색으로 피해가면 된다. 그리고 높은 등급의 의상도 같은 확률로 빼앗길 수 있다. 그래서 두려울 수 있을텐데, 뺏긴다고 의상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소량의 주얼을 쓰면 다시 회수할 수 있다. 그리고 회수를 한다고 승자에게서 그 의상을 가져오는 게 아니다.

 

Q : 마지막으로 ‘유나의 옷장’을 기다린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유 : 우리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이 장르를 선점하는 게임이 있는데 그것과는 다른 즐거움 주는 게임이 되겠다는 생각이 있고, 유저들이 그 가치를 알아서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서비스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게 바램이다.

그리고 ‘유나의 옷장’이 커뮤니티나 디자이너 등 다른 시도를 많이 하는데 이것이 활성화 돼서 유저들에게 좋은 게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높은 매출도 좋지만 유저들이 꾸준히 재미있게 즐기고 서로 정도 들고 내가 만든 옷에 대한 애착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강 : 시중에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이 별로 없다. 직접 제작해 뽐내기도 하고 수익도 얻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게 장점인 게임이 ‘유나의 옷장’이다. 많은 유저들이 ‘유나의 옷장’에 참여해서 풍부하고 즐거운 게임으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박상범  ytterb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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