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가 ‘리니지2 레볼루션’을 일본에 선보인 지 6개월이 지났다. 최근 글로벌 버전 서비스 기간도 100일을 넘겼다. 지난 14일에는 신규 시장인 인도네시아 개척에 나섰으며, 이후 베트남과 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글로벌 서비스 중인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적표는 합격이다. 난공불락이었던 일본 시장에서 한국 IP(지식재산권)를 쓴 모바일게임 사상 최초로 구글플레이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의미있는 기록을 썼기 때문.

또, 게임성향이 비슷한 대만과 싱가포르, 홍콩, 태국, 필리핀 등지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미국과 스페인, 호주 등지에서도 20위권에 터를 잡았다. 넷마블의 글로벌 전략인 철저한 현지화와 대형 마켓 집중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대단한 성과지만 갈 길은 멀다. 동양권과 서양권의 흥행 온도차를 좁히는 것이 과제다.

◆ 글로벌 흥행, 동양-서구 온도차 좁혀야

▲일본 서비스로 시작된 리니지2 레볼루션의 해외 출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동양권에 속하는 국가에서 최고 매출 1위, 인기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서구권에서는 10위권에 턱걸이했다. 

장기흥행 여부도 갈린다. 동양권에서는 현재 10위권 내에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어지지만, 서구권에서는 순위 변동 폭이 크다. MMORPG라는 장르의 시장 선호도, 모바일게임 소비 형태 등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적이 미지근해 대처가 필요하다. 이미 충분한 성과를 거둔 작품이지만 글로벌 퍼블리셔를 꿈꾸는 넷마블 입장에서는 흥행작 라인업의 연속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 장기흥행과 장기 콘텐츠 제작에 유리한 MMORPG 시장을 만든다는 계획도 달성해야하는 등 할 일이 많다.

◆ 글로벌 장기흥행, 미지의 도전에 대한 성과는?

▲NTP에 소개된 주요 신작 20여종

이런 보완점은 '세븐나이츠' 일본 서비스에서도 드러났다. 넷마블은 지난 2016년 2월 ‘세븐나이츠’를 일본 시장에 내놨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변경된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일본 시장에 무리 없이 받아들이며, 닫힌 시장도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단, 한국의 기록적인 장기흥행과 달리 일본에서는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넷마블이 찾은 해답은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에서 엿볼수 있었다. 먼저 발표한 20여종의 라인업의 초점은 모두 글로벌 시장이었다. 

이 게임들은 ‘리니지2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 ‘마블퓨처파이트’ 등 그동안 넷마블의 글로벌 핵심 라인업이 깔아놓은 절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기존 작품이 터를 닦는 역할이라면, 올해 라인업은 그 위에 세워질 건축물로 보인다.

발표에 따르면 신규 라인업은 철저한 현지화를 넘어, 현지 게임을 콘셉트로 개발됐다. 단순한 현지화가 아닌 현지 시장의 감성을 품은 게임으로 흥행은 물론 연속성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는 기존 넷마블의 글로벌 진출 전략처럼 일본 시장을 노린 게임이 속해 있다. ‘테리아 사가’ ‘일곱개의 대죄 RPG(가제)’ ‘더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 ‘요괴워치 메달워즈(가제)’ 등이다. 모두 일본 시장의 특화된 요소를 품고 있거나, 현지에서 검증된 IP를 사용한 공통점이 있다.

◆ 현지 게임 철학 품은 라인업

▲서구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 4종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라면 서구시장에 맞춘 게임 라인업의 강화다. ‘퍼스트본’ ‘매직더개더링M(가제)’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등 쟁쟁한 IP를 쓴 작품이 널렸기 때문. 이 중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는 영국에서 탄생한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게임화했고, ‘매직더개더링M’은 열성팬이 많은 카드배틀게임(TCG)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IP다.

글로벌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게임을 융합한 콘텐츠 상품 ‘BTS 월드’와 콘솔 플랫폼 게임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이미 경험이 있는 시장은 물론, 새로운 영역도 개척하겠다는 의지다. 서구권에서 영향력이 큰 콘솔 게임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개척에 나선다는 계획도 엿보인다.

또, 해외매출 비중 상승에 기여한 해외 게임업체 인수도 추진된다. 넷마블 측은 이에 대한 소식을 함구하고 있으나, 지난해 주요 게임쇼 등지에서 회사 핵심간부가 목격되는 등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수혈에 가까운 성과는 넷마블 입장에서는 독이 든 성배다. 이를 성배로 만들지 단순히 독이 든 술잔으로 만들지는 향후 자체 라인업과 융합해 상승효과(시너지)를 얼마나 내느냐에 달렸다.

여러 갈래로 나뉘어 얽힌 넷마블의 라인업은 동양권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구권에 활로를 연다는 계획이 엿보인다. 철저한 준비와 시장 예측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넷마블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기대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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