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PC용 모니터는 풀HD 해상도를 지원하는 24~27인치형 제품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이제는 UHD 해상도에 32인치형 이상, 여기에 주사율이 60hz를 넘어 144Hz 이상을 지원하는 제품들이 각 업체들의 주요 라인업으로 채워지는 등 최근들어 화면 크기와 해상도, 주사율에서 한 세대를 뛰어넘는 제품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변화는 게임과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더 높은 환경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PC 게임에서는 '오버워치'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빠른 화면 전환을 잘 표현하는 프레임의 표현이 필요했고, 멀티미디어 콘텐츠에서는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UHD 해상도를 지원해 더 고화질의 표현이 필요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플레이스테이션4 Pro나 Xbox One X 등 UHD 환경에 대응하는 기기의 등장으로, PC 모니터에 콘솔 게임기를 연결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큰 화면과 더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고 PC와 콘솔 모두 연결되는 모델이 필요하게 됐다.

이러한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업체들이 이에 대응하는 모니터들을 출시했는데, 큐닉스의 'UHD32R HDR HOT'도 그들 중 하나다.

■ UHD 해상도에 최대 4개 기기 연결 가능한 만능 재주꾼

'UHD32R HDR HOT'은 디스플레이 전문 브랜드인 큐닉스가 지난 1월 출시한 모니터다. 전면은 은색으로, 후면은 흰색 유광으로 처리된 외관과 후면에 위치한 모니터 컨트롤 버튼 덕에 외형은 아주 깔끔한 느낌을 준다. 모니터 두께도 1cm 정도로 얇은 편에 속한다. 

▲ 모니터의 뒷면. 기둥이 2개로 나뉘어있다.

이 제품은 UHD 4K(3,840x2,160) 해상도와 178도 광시야각, 350cd/㎡의 밝기, SRGB 100% 색역, 6ms의 응답속도, 1,000:1의 명암비를 지원하는  32인치 AHVA(IPS)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한다.

일단 전원을 켜고 해상도를 UHD로 맞추면 광활한 바탕화면에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화면이 넓기 때문에 두 개의 브라우저를 띄워도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 UHD 해상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이다.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UHD 영상을 보면 그야말로 황홀할 지경이다.

▲ 업데이트 화면을 보고 감동을 받아보긴 처음이었다.

▲ UHD 해상도로 두 개의 브라우저를 띄운 모습.

▲ 유튜브 영상을 찍은 사진, 왼쪽이 FHD 오른쪽이 UHD 화질이다.

위의 사진이 해상도가 낮아 잘 구별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최근 출시된 스퀘어에닉스의 롤플레잉 게임 '파이널판타지 15 윈도우 에디션'을 구동시켜보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 PC게임 '파이널판타지15 윈도우 에디션'의 사진. 왼쪽이 FHD 오른쪽이 UHD다.

▲ PC게임 '파이널판타지15 윈도우 에디션'의 사진. 왼쪽이 FHD 오른쪽이 UHD다.

위의 사진들은 주인공들이 타고 다니는 차량, 그리고 초반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시드니의 모습이다. UHD로 표현되는 그래픽을 통해 FHD와 비교하면 차량의 디테일과 바퀴의 무늬에서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또한 시드니의 모습에서는 모자의 로고 텍스쳐, 머리카락, 얼굴과 고글, 옷 등 전체적인 그래픽 퀄리티의 차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단, 저런 그래픽으로 계속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PC의 사양이 매우 좋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제품의 입력 소스는 1개의 DP 포트와 3개의 HDMI 포트를 제공해서 최대 4개의 기기의 연결이 가능하며 PBP 및 PIP 기능을 통해 원하는 대로 모든 소스를 한 화면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아래의 화면처럼 화면 복제도 가능하다. PIP의 경우에는 별도의 창을 원하는 사이즈와 원하는 위치에 설정할 수 있었다.

▲ 한 화면에 3개의 소스를 표시하는 모습. 같은 소스를 따로 보여줄 수도 있다.

또한 이들 포트는 다른 모니터와 달리 옆에 위치하고있어서 훨씬 쉽게 꽂고 뽑을 수 있으며 가운데 기둥 사이에 공간이 있어 케이블 정리도 깔끔하게 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소스 오토 디텍팅 기능으로 어느 하나의 기기에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해당 소스로 연결되어진다. 예를 들어 PC 게임을 모두 즐기고 본체 전원을 끈 뒤 콘솔 게임기의 전원을 켜면 모니터는 바로 콘솔 소스로 변환된다. 추가로 전원을 켤 경우에는 따로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

▲ 모니터 뒷면 오른쪽에 위치한 입력 단자들.

다만 DP 포트와 1개의 HDMI만 UHD 해상도에서 60Hz를 지원하기 때문에 다른 HDMI 포트에서 UHD 해상도로 세팅할 경우 30Hz로 표현되어 다소 느려보일 수 있음을 참고해야 한다.

즉, PC에서는 DP 포트에, 게임기에서는 HDMI 1번에 꽂아야 제대로 된 UHD 환경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헤드셋 출력 단자를 지원하지만 외부 스피커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쉽다.

■ HDR로 정화되는 눈! 여기에 편리한 기능까지

이 제품은 큐닉스의 모니터 제품군 중 HDR(High Dynamic Range)이 최초로 적용된 제품이다. HDR은 어두운 곳은 더 어둡고 밝은 곳은 더 밝게 표현해 기존 화면보다 더 생생한 화면 표현이 가능하도록 해줘서 실제로 눈으로 보는 것같은 느낌을 준다.

HDR은 모니터에서 강제 구동시킬 수 있지만 지원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색감을 보여주기 때문에 HDR 구동은 PC보다 PS4 프로나 XB One X같은 콘솔 기기를 즐길 때 켜는 것이 좋다.

▲ PS4 게임 '호라이즌 제로 던'의 사진. 위가 HDR 적용, 아래가 미적용이다.

위 사진은 PS4 프로로 구동시킨 '호라이즌 제로 던'에서의 모습이다. 아래는 HDR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이고 위는 적용된 상태인데 HDR이 적용된 화면이 눈으로 봤을 때 훨씬 자연스러운 표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FPS, 전략시뮬 등의 게임 특성에 맞는 화면 설정값으로 표현하는 게임 모드와 화면 중앙에 3종류의 조준선을 표시해주는 크로스헤어 기능(LoS)은 게임 유저를 위한 맞춤형 설정이다. 크로스헤어가 없는 게임에서 이 기능을 사용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모니터에서 보여주는 크로스헤어가 게임의 크로스헤어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런데 이 제품의 또 하나의 특징이자 개인적으로 최고의 장점 중 하나로 꼽는 것이 있으니, 바로 OSD 컨트롤러인 '핫키 버튼(HOTKEY BUTTON)'이다.

모니터 설정을 위한 일종의 유선 리모콘인데, 모니터에 붙어있는 버튼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화면 소스와 모드, 게임모드, 조준선, 로우블루라이트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길이도 긴 편이어서 책상에 앉아 의자에 등을 기대고도 조정 가능할 만큼 길다. 여기에 따로 구입해 쓸 수 있는 리모컨 기능까지 탑재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편의를 제공한다. 의자에서 등을 떼지 않고도 모니터의 설정을 변경한다는 것이 막상 경험하니 놀랍도록 편했다.

▲ 핫키 버튼을 이용해 편하게 설정이 가능하다.

더불어 사용자의 눈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기능도 들어가있다. 시력 보호를 위해 깜박임을 막는 플리커 프리, 4단계로 조절되는 로우블루라이트, 그리고 AMD의 'FreeSync' 기능을 탑재, 호환 그래픽 카드로 DP 포트에 연결하면 스터터링(버벅거림)과 테어링(이미지 찢어짐)을 방지하는 등의 기능과 편의를 지원한다.

■ PC & 콘솔 게이머에겐 최적의 모니터다

'UHD32R HDR HOT'은 동급 화면 크기에 동급 화질, HDR 기능을 내세우는 다른 업체의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모니터 패널의 성능은 어느 정도 평준화가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의 관건은 가격과 편의성, 내구성, 애프터 서비스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모델은 40만원대 중후반으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무게도 5.6kg로 동급 모델 중 가장 가벼우며 모니터 구동까지 4초 정도 소요되는 빠른 스피드를 보여준다. 

그리고 핫키 버튼의 유용성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어서 색달랐다. 여기에 큐닉스는 애프터서비스센터를 두 곳에서 운영하고 있어 타사에 비해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따라서 PC와 콘솔 게임을 통해 32인치 크기에서 UHD 화질의 영상과 HDR이 적용되는 콘솔 게임을 즐기고 싶은 유저라면 이 제품이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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