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배틀로얄 게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의 경쟁이 2라운드로 돌입하고 있다. 주 무대는 ‘중국’과 ‘모바일’이다. 포트나이트는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 상륙했고, 170억 원 규모의 물량 공세가 펼쳐질 예정이다. 반면, 배틀그라운드는 최근 해외에서 모바일 버전의 유료화를 진행했고, ‘본진’인 한국에서도 사전 예약이 실시됐다.

◆ 1라운드: 중국-아시아는 배틀그라운드, 유럽-북미는 포트나이트

잠시 두 게임의 1라운드를 돌아보자.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3월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공개된 후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수 320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가장 빠르게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잘나가던 배틀그라운드는 갑자기 암초를 만났다. 바로 핵(불법 프로그램) 문제였다. 특히, 중국에서 발생한 다수의 핵 유저 때문에 다른 국가 유저들이 불편을 겪었다. 결국 중국 서버는 전 세계 서버와 분리됐다.

배틀그라운드가 핵 문제로 인해 잠시 주춤할 때,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바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다. 원래는 유저들끼리 협력하며 즐기는 TPS 게임이었지만, 배틀로얄 방식으로 유저들끼리 경쟁하는 신규 모드가 등장했고. 이 모드 덕분에 순식간에 인기를 끈 것.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후 포트나이트는 동시접속자 수, 매출, 트위치 시청자 수, 유튜브 조회 수 등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배틀그라운드를 따라잡았다. 2월에는 동시접속자 수가 34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 2라운드, 포트나이트의 중국 진출과 텐센트의 물량공세

두 게임의 1라운드를 정리하자면, 중국과 아시아는 배틀그라운드가 우세였고, 북미와 유럽은 포트나이트가 우세였다. 그런데 최근 중국 시장에 큰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텐센트의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포트나이트는 4월 23일 중국 진출을 선언했다. 서비스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전 등록이 시작됐다. 중국 서비스 업체는 텐센트다. 텐센트는 포트나이트 중국 마케팅-e스포츠에 17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하며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 이로써 두 게임은 이제 텐센트라는 한배에서 중국 시장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중국은 전반적으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더 높은 지역이었다. 텐센트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게임 2종을 별도로 개발해서 출시할 정도였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일단 중국 게임 업계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텐센트의 ‘물량공세’다. 중국 유저들은 배틀그라운드를 스팀을 통해 즐긴다. 텐센트는 스팀을 통해 즐기는 중국 유저들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어도 해주기가 힘들다. 포트나이트는 상황이 다르다. 스팀이 아닌 텐센트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즐길 수 있다. 즉, 텐센트의 적극적인 물량공세가 가능한 게임이다. 또한, 중국 유저 입장에서는 포트나이트를 하게 된다면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익숙한 플랫폼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있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는 블루홀이라는 협력업체(텐센트는 약 5% 이내의 블루홀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의 게임이고, 포트나이트는 텐센트가 지분을 약 48% 가지고 있는 에픽게임즈의 게임이라는 점이다. 텐센트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지분이 더 많은 업체인 에픽게임즈의 게임에 힘을 조금이라도 더 실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중국의 ‘판호’(게임을 서비스 하기 위해 받는 허가)도 문제다. 중국에서 한국 IP에 대한 판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 판호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중국에서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판호가 언제 나올지도 모른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대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텐센트가 확보한 포트나이트는 한국 IP가 아니다.

◆ 2라운드의 또 다른 키워드 ‘모바일’

2라운드의 또 다른 키워드는 모바일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2월과 4월에 한국와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 모바일버전을 출시했다. 한 동안은 유료 아이템이 없는 상태로 서비스하다가 최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유료 아이템을 추가했다. 매출-다운로드 순위를 전반적으로 보면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터키 같은 국가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앞섰고, 북미와 유럽 국가에서는 포트나이트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배틀그라운드의 본가인 한국에도 4월 25일 사전 예약이 실시됐고 하루 만에 50만 명, 2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판호가 발목을 잡고 있는 중국에서 유료화만 진행되면 ‘완전체’에 가까워진다.

포트나이트도 모바일에 뛰어들었다. iOS 버전을 3월 중순에 제한된 유저에게만 공개했고, 4월에는 정식 출시했다. 슈퍼데이터에 의하면 첫 달 누적매출은 2,500만 달러(한화로 약 266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포트나이트 안드로이드 버전은 아직 출시 시기가 공개되지 않았다. iOS 유저 비중이 높은 북미-유럽 국가에서는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안드로이드 유저 비중이 높은 한국이나 중국 같은 국가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의 경쟁에서 현재 주목해야 하는 곳은 중국 시장이다. 텐센트가 포트나이트 관련 물량공세를 예고한 만큼, 배틀그라운드의 아성을 중국에서 무너뜨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며 “그리고 두 게임 모두 모바일에서는 조각이 하나씩 빠져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는 중국 유료화라는 조각이 빠져있고, 포트나이트 모바일에는 안드로이드 버전이라는 조각이 빠져있다. 모바일 버전의 경쟁에서는 누가 먼저 ‘완전체’가 되느냐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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