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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경계 허무는 크로스플레이, 대표 게임은 무엇?

바야흐로 플랫폼의 시대다. 어떤 산업을 막론하고 플랫폼이 된다면 성공이 따른다. 처음에 특정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카카오톡은 수천만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을 아우르는 플랫폼이 됐고 검색엔진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더 구글은 이제 모바일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플랫폼이 됐다. 

이러한 다른 플랫폼의 사용자들을 한 데 모아 함께 할 수 있는 기술의 구현은 언뜻 보면 쉽게 느껴질 수 있고 일반적인 서비스는 그렇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유독 게임에서만큼은 이 부분이 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여기에는 여러가지 문제와 이슈가 맞물려 있다. 물론 이를 극복하고 이뤄낸 게임들도 있다.

기술의 발달과 산업의 변화를 통해 다른 플랫폼의 유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개념인 '크로스플레이'가 어떻게 이뤄지게 됐고, 어떤 게임들이 있을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 독점으로 시작된 게임 플랫폼의 흐름

게임의 역사를 보면 다양한 플랫폼이 나오고 사라졌다.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게임기의 기판부터 집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한 가정용 게임기까지 업체들은 자신들의 플랫폼을 사용해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여왔다.

그 본격적인 시초는 아타리부터다. 그러나 저질 게임의 난립으로 인한 부정적 시선 증가와 가정용 PC의 약진, 경영 실패 등 가정용 게임기 시장이 붕괴한 이른바 '아타리 쇼크'로 인해 가정용 게임계는 큰 폭풍을 겪는다.

그러던 중 아타리의 실패를 거울삼아 시장에 진출한 닌텐도가 패미컴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플랫폼 시대의 문을 열었고, 뒤를 이어 세가, SNK, NEC 등의 업체가 그들만의 플랫폼과 게임들을 선보이며 독점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경쟁의 관건은 유저 확보였다.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진다면 시장을 선도하지 못하고 서드 파티(3rd Party, 플랫폼의 라이선스를 받아 게임을 개발하는 업체)가 되어야 했기 때문에 그들은 사활을 걸고 경쟁했다. 바로 독점 게임의 출시다. 

'슈퍼마리오'를 하기 위해서는 닌텐도의 게임기를, '소닉'을 하기 위해서는 세가의 게임기를, '봄버맨'을 하기 위해서는 NEC의 게임기를, '아랑전설'을 하기 위해서는 SNK의 게임기를, 'D의 식탁'을 하기 위해서는 3DO를 사야 했다. 

그러던 중 게임 플랫폼의 정리가 이뤄지면서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메이저급 플랫폼이 본격 격돌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닌텐도가 압도적인 우위를 형성하던 가운데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새롭게 뛰어들면서 심각한 지각변동이 이뤄졌다. 

특히 닌텐도 플랫폼을 통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만들었던 스퀘어가 '파이널판타지7'을 시점으로 닌텐도에서 소니로 이적한 것은 가장 큰 이슈였다. 여기에 기존 강자인 세가가 탈락하면서 닌텐도, 소니, MS 등 3개사가 대표적인 게임 플랫폼 홀더로서로 자리잡게 된다.

 

■ 흥행을 위해 시작된 멀티 플랫폼의 시대

이렇게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서 3개의 회사로 플랫폼이 압축되고 다른 회사들은 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개발사가 되는 등 시장이 재편되고, 여기에 기술이 발달하면서 업계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플랫폼 독점작 대신 다양한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하는 멀티 플랫폼 시대가 도래한 것.

멀티 플랫폼 시대에 가장 큰 변화를 준 것은 PC였다. PC라는 플랫폼은 과거부터 있었지만 워낙 가격 자체가 비쌌고 게임에 최적화되지 않았으며 사실상 공용 플랫폼이었기 때문에 특화된 게임이 아니면 PC 플랫폼은 뒷전이었다.  

하지만 PC의 가격이 낮아지고 가정용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성능과 외부 기기를 통한 환경이 뒷받침이 되기 시작하면서 가정용 게임이 PC로도 출시되기 시작했다. 특히 게임을 만드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독점작 계약을 통해 투자를 받거나 이를 통해 흥행을 기록할 대작이 아닌 게임이라면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퍼스트 파티(1st Party, 플랫폼 홀더의 자회사, 관계사 등의 게임 개발사)가 아닌 서드 파티들은 다양한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하며 더 많은 유저들에게 게임을 선보이게 됐다. 그리고 그 추세는 PC 게임과 콘솔 게임, 휴대용 게임을 넘어 모바일 게임으로 이어졌다. 

 

■ 멀티 플랫폼에서 한 단계 더, 크로스플레이

이처럼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들이 등장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저들은 새로운 욕구를 느끼게 된다. 바로 다른 플랫폼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크로스플레이'다.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게임은 더 이상 혼자만 즐기는 것이 아닌 다른 유저들과 함께 도우거나 경쟁하는 실시간 네트워크 플레이를 즐기는 시대로 진화했다. 이는 PC 게임은 물론이고 가정용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정말로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가 아닌 이상 가정용 게임기를 하나 이상 보유하고 있는 유저는 드물기 때문에 각자 취향에 맞는 게임기를 하나씩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로 인해 유저들은 자신이 가진 플랫폼을 넘어 다른 플랫폼의 유저와 함께 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는데, 문제는 기술이 아니었다. 각 플랫폼마다 각자의 네트워크 플레이 방식과 보안 방식이 있고, 초반에는 네트워크 플레이가 무료였지만 각 콘솔 플랫폼 홀더가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 플러스'나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 등의 서비스를 통해 네트워크 플레이를 유료로 전환하면서 이해관계가 얽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PC와 콘솔의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은 종종 등장했지만 다른 콘솔의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은 극히 드문 상황이다. 

PC와 콘솔간의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들은 캡콤의 대전 격투 게임 '스트리트파이터V'나 블리자드의 '하스스톤'을 비롯해 여러 게임이 있다. 특히 MS가 PC 운영체제까지 함께 만들고 있기 때문에 Xbox One(이하 XBO)용 게임 중에는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들이 많은 편이다. 반면, 다른 콘솔끼리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은 XBO와 닌텐도 스위치간 플레이가 가능한 모장의 '마인크래프트'와 사이오닉스의 축구 게임 '로켓리그' 뿐이다.

그리고 크로스플레이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플랫폼 별로 다른 조작 방식이다. 조작에 차이가 없는 게임이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차이가 있고, 이때문에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면 크로스플레이의 취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장 많이 드는 예는 총싸움 게임이다. 게임패드를 사용하는 유저와 키보드-마우스를 사용하는 유저가 함께 게임을 할 경우 서로 마주쳤을 때 상대를 조준하는 조작 시간과 정확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이는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총싸움 게임으로서 PC와 콘솔, 심지어 모바일 플랫폼의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이 등장했다. 바로 에픽게임즈의 총싸움 게임 '포트나이트'다.

그동안 에픽게임즈는 크로스플레이와 관련해 가장 선도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는 여러 공식 석상과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플랫폼은 크로스플레이를 수용해야 한다. 특히 PS4-XBO 크로스플레이는 필연적이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리고 비록 단발성 이벤트성이긴 했지만 '포트나이트'의 PS4와 XBO 버전간의 크로스플레이도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에픽게임즈는 그 선도적 입장에 맞게 다른 게임사들은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던 크로스플레이를 시작했다. 바로 '포트나이트'의 모바일 버전에서 PC는 물론 콘솔 유저와의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것.

그동안 타 플랫폼과 모바일 플랫폼의 크로스플레이 구현 사례가 거의 없었던 이유는 제한된 인터페이스와 게임성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우수해지면서 콘솔 게임급 퀄리티의 표현이 가능해졌고 네트워크 속도도 빨라졌기 때문에 기술적인 면에서 실시간 크로스플레이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사실상 엄지손가락 두 개만으로 컨트롤을 해야 하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인터페이스 특성과 다른 작업의 간섭 때문에 순조로운 플레이에 방해를 받을 수 있는 기기적 특성으로 인해 사실상 별도의 버전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게임성에 장애를 주면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마인크래프트'같은 게임 외엔 적용이 되지 않은 상황. 

그러나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의 모바일 버전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래픽은 다른 버전과의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이고 모바일 기기에 맞는 버튼 배치와 조준 보정은 물론 소리나 움직임의 시각화를 통해 타 플랫폼 유저와의 차이를 줄여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 '포트나이트'에서는 모바일 유저와 상대 팀의 크로스플레이 여부가 나타난다

그리고 다른 플랫폼의 유저와 만나는 것에 대한 결정권을 유저에게 줘서(타 플랫폼 스쿼드 참여) 사실상 어느 정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부분을 극복한 유저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리도록 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에서 팀 스위니 대표는 크로스플레이를 지지하며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해 증가한다'는 메트칼프의 법칙을 인용했다. 또한 '로켓리그'의 개발사인 사이오닉스의 제레미 던햄 부사장은 "크로스플레이는 게이밍의 미래"라고 밝혔다. 

이처럼 멀티 플랫폼 환경에서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는 크로스플레이는 미래 지향적인 방향이자 대세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 움직임은 서드파티같은 외부 업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그 키는 플랫폼 홀더, 특히 소니가 쥐고 있다. 이들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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